민주노총은 15일오후2시 서울 강서구 화곡동 88체육관에서 ‘공약파기, 노동탄압, 민주주의파괴 박근혜정부규탄 민주노총 단위사업장대표자 비상시국대회’를 개최하고 하반기 강도높은 전조직적 투쟁을 다짐했다.
민주노총 신승철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한국노총처럼 단위사업장 대표자를 모시고 체육관행사를 하고 싶어서 이 자리에 모인 것은 분명히 아니다. 단위사업장대표자들과 함께 하반기투쟁과 내년 투쟁계획을 깊은 토론속에서 결정하고 싶었다”고 운을 뗀 후 “민주노총조합원은 80만이다. 조직된 80만조합원의 민주노총이 어디있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민주노총위원장으로서 가슴이 터질 거 같았다”고 전했다.
이어 “2003년은 자고나면 열사들이 목을 맸고 자고나면 열사가 분신을 했다. 2013년은 자고나면 탄압받는 노동자가 높은 곳으로 올라간다. 민주노총사업장에 가해진 손배가압류가 1700억을 넘어가고 있다”면서 “그런데 우리는 투쟁을 하자고는 하지만 조직은 안된다. 10년이 흐르고 20년이 흘러 탄압받는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의식은 20년, 30년 된 간부들보다 떨어지지만 여전히 희망을 말한다. 투쟁속에서 노동자의 희망을 만들자고 한다. 오래된 노동자의 경험과 새롭게 시작하는 노동자의 열정이 다시 합쳐져 민주노총을 둘러싼 정세를 투쟁으로 돌파하자”고 호소했다.
계속해서 “포레시아, 시그네스틱, 파카한일유압, 한국쓰리엠, 포스코사내하청, 상신브레이크, 풍산마이크로텍, 콜트콜텍, 경남제약, 유성기업, 만도, 쌍용차, 현대차비정규직, 한국지엠, 음주문화연구센터, 인천공항지역지부,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진주의료원, 공무원노조, 전교조 등 싸우지 않는 사업장이 없다”면서 “투쟁하는 사람들은 자기일이 아니어도 함께 투쟁해서 어느 한곳이라도 해결이 났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힘들 때일수록 투쟁의 힘을 한곳으로 모아야 한다. 만약 그것이 지도부의 결단을 요구한다면 지금순간 결단하겠다. 강도 높은 투쟁을 원하고 요구하면 결의해달라. 다시한번 뜻과 의지를 모아 하반기 민주노총이 집중해야 할 투쟁에 어렵지만 결의를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현장에서 투쟁하고 있는 사업장의 대표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전교조 조남규서울지부장은 “이번주 수~금요일 진행되는 전조합원의 총투표는 투쟁의 마무리가 아니고 전혀 다른 투쟁의 시작이 될 것“이라면서 ”오는 19일 전국교사가 상경투쟁을 한다. 그날부터 전교조는 새로운 투쟁의 길을 걸을 것이다. 교사들만의 집회가 아닌 민주노총과 함께, 전교조를 아끼고 민주주의 지키는 모든 국민과 함께 할 것이다.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건설노조 김흥일대전충북본부장은 “4대강공사전에 건설노조에 대해 특수고용노동자가 조합원으로 투표해서 뽑은 대표자를 인정 못한다고 자율시정명령을 내렸다”면서 “건설현장을 누구보다 건설노동자가 잘 아니까 노조를 탄압한 것”이라고 비판한 후 “건설노조 탄압때 우리는 거리로 나섰다. 물론 특수고용노동자는 단체행동권과 단결권이 없지만 목숨 걸고 나왔다. 민주노총이 자존심을 지키고 민주노총만이 할 수 있는 것, 그동안 우리가 안해 본 것을 해보자. 길거리에서 투쟁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공운수노조국민연금지부 최강섭서울동부지회장은 “국회에 기초연금법이 상정되면 올해도 우리는 총파업을 할 것”이라면서 “이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소중하고 당연한 우리의 권리인 기초연금을 지켜야 한다. 박근혜를 위시해서 임금을 깎으면 민주노총이 힘을 모아 같이 총파업을 해야 한다.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모든 현안을 함께 해결하자”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 유숙경인천부천지역본부장은 “민영화의 ‘민’자만 들어도 치떨리는 투쟁을 벌여왔다. 철도, 가스, 전기, 수도, 의료 등 인간의 기초생활을 보장해야 할 공공부문을 자본에 내맡기려고 한다. 1대99로 대변되는 우리사회의 최저안전선에 의료가 있다. 아파서 죽지 않을 권리는 인간의 소중한 기초적인 존엄의 가치”라면서 “공공부문을 지키는 것부터 모든 민영화를 막아내는 것이 우리 국민들,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만드는 것”이라고 전했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센터지회 위영일지회장은 “저는 수개월전까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었다. 이상한 왕국에서 살았다. 그 왕국의 왕의 이름은 이건희. 그 황태자는 이재용. 거기서 우리 직원들은 그 왕국 시민이 아니었다. 그냥 노예였다”면서 “어제(14일) 국정감사에서 우리 직원 월급급여명세서가 나왔는데 실수령액 89만원이다. 업무를 위해 쓰는 주유대와 통신대, 식대 등 50만원을 빼면 30만원이 남았다. 우리 삼성왕국의 노예들은 그 30만원도 우리를 위해 쓰지 못했다. 노예니까 월세를 내야 했다. 월세 20만원 30만원을 내고나면 아무것도 남는 게 없었다. 내가 알던 자본가들은 그래도 밥은 먹게 하는데 이놈의 삼성왕국은 밥도 못먹게 하고 일을 부려먹었다”고 성토했다.
이어 “우리는 7월14일 대방동에서 삼성왕국에서 대한민국으로 탈출을 했다”면서 “반민주적 반노동적 집단이 바로 삼성왕국이다. 대한민국보다 그 위에 존재한다고 소리를 치는데 박근혜정부는 어떤 징계도 하지 않는다. 암울한 현실이다. 반민주, 반노동 선두에 선 삼성자본과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외쳤다.
전국플랜트건설노조 박해욱위원장은 “이 자리에 오른 것은 우리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울산지부의 치열한 투쟁을 민주노총간부들이 모인 자리에서 알리기 위해서”라면서 “17일 울산지부 전조합원이 본사에 와서 자본과의 끝장투쟁을 벌일 것이다. 울산지부장은 단식 15일차다. 울산지부조합원과 전국 7개지부간부들이 합심해 투쟁을 벌인다”고 전하면서 “이 땅의 악독한 자본을 향해 플랜트노동자들이 끝장투쟁을 선포하니 주변에 에스케이자본의 플랜트노조에 대한 탄압을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 봉혜원해고노동자는 “지난해 12월28일에 상담원 142명중 42명을 정리해고했다. 비정규직 비율을 줄인다고 무단해고를 했다. 42명이 해고된 후 8명이 민주노조에 가입해 싸우다 5명이 노동부중재안으로 신규채용됐다”면서 “3명이 투쟁하며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원칙을 지키기 위해 부당하게 정리해고당한 것에 대해 원직복직을 요구했다. 소수의 사업장노동자들이 원칙을 지키고 투쟁을 하고 있으니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투쟁하는 단위사업장대표자들의 자유발언이 끝난후 참가자들은 산별연맹별로 모여 1시간여동안 토론을 벌였고 산별연맹대표자들은 토론결과를 발표하고 하반기 힘있게 투쟁을 결의했다.
단위사업장대표자들은 비상시국투쟁결의문을 통해 “박근혜정부의 유신회귀와 독재회귀라는 비상한 시국에 맞서기 위해 민주주의파괴와 노동탄압에 맞선 투쟁에 나설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노조를 향한 박근혜정부의 공격은 전교조를 상대로 이미 시작됐고, 유신을 향한 정권의 역주행은 민주주의의 정도에서 벗어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장구한 민주노조운동의 역사를 이어받은 민주노초은 다시한번 역사와 민주주의의 부름에 답한다”면서 “오늘(15일) 단위사업장대표자로부터 시작해 전 산업과 지역에서 박근혜정부에 맞선 한판투쟁에 나설 것이며, 나아가 모든 국민의 양심에 민주주의의 씨앗을 뿌리고 꽃피워 독재의 망령에 대항하기 위한 연대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결의했다.
끝으로 “오는 10월26일 민주노총결의대회와 11월전국노동자대회는 노동자의 결기와 의지를 선포하는 시작이 될 것”이라면서 “단위사업장에서부터 탄압에 맞서 조직을 정비하고, 사업장과 지역, 전국에서 실천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반박근혜투쟁에 나설 것”을 천명했다.
민주노총은 박근혜정권규탄시국농성과 10.26총력투쟁결의대회, 11.9~10전국노동자대회 등 주요 투쟁계획을 제출했다.
시국농성은 서울시청광장에서 농성장을 차리고 지난 7일 돌입했고, 26일까지 진행하며 가맹조직들이 돌아가면서 결합한다.
10.26총력투쟁결의대회는 KTX민영화반대3차범국민대회, 공무원노조결의대회 등 각 단위별·의제별 사전집회후 오후4시30분 서울역광장에서 열 계획이며 결의대회가 끝난 후에는 오후7시 ‘정보원(국가정보원)선거개입, 공약파기, 노동탄압 규탄’ 범국민촛불집회에 참가한다.
민주노총은 11월9일 비정규직철폐전국노동자대회와 노동박람회를 개최하고, 10일에는 각연맹별로 사전대회를 가진 후 서울시청광장에서 전국노동자대회 본대회를 열고 민주노총의 요구와 입장, 향후 투쟁기조를 밝힐 계획이다.
김동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