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는 7일오후1시 서울 서초구 삼성본관앞에서 ‘열사정신계승! 책임자처벌! 노조탄압 분쇄! 최종범열사문제해결 촉구 및 삼성규탄’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삼성전자서비스 고최종범조합원이 돌아가신지 38일째, 유족과 최종범열사대책위가 삼성본관앞 노숙농성을 벌인지 5일째다.
금속노조 남문우수석부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최종범열사대책위와 금속노조는 삼성전자서비스에 교섭을 하자고 공문을 세차례 보냈지만 삼성은 책임이 없고 하청바지사장과 교섭할 수 있도록 최대한 권유하겠다는 답변이 왔다”면서 “삼성로고의 작업복을 입히고 모든 것을 관리해온 삼성이 왜 책임이 없는가, 노조탄압, 노조파괴, 감시, 미행, 저임금 장시간노동 등 이 모든 것이 삼성의 노조파괴전략에 의해서 이뤄졌는데 열사의 죽음에 왜 삼성이 책임이 없는가”라고 분개하면서 “분명히 열사의 죽음에는 삼성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열사를 죽음으로 몰아간 삼성을 ILO(국제노동기구)에 제소했다. 이제 국제적인 망신과 국제적인 여론의 지탄을 받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결코 열사의 정신을 잊을 수 없고 열사를 절대 이렇게 보낼 수 없다. 전국적으로 투쟁을 확산시키고 전면전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신승철위원장은 “권력위에 군림하는 자본은 노동자들의 착취를 통해서 거대한 부를 만들어냈고 공권력위에서 군림하며 세상을 주물러왔다. 그 대표적인 그룹이 삼성”이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투쟁하는 민중들이 절망의 땅에서 희망을 만들어가야 한다. 삼성전자서비스노동자들과 금속노조가 만드는 투쟁의 희망과 민주노총과 투쟁하는 모든 민중들이 만들어야 할 희망은 권력과 자본이 만들어내는 희망과는 분명히 다르다”면서 “투쟁과정이 힘들고 조금은 어려워도 우리가 만드는 희망을 향해서 함께 투쟁하자. 그들이 가지고 있는 거대한 권력도 투쟁하는 민중에 의해서 분명히 깨질 것이다. 삼성의 가장 약한 고리는 고객을 향해 80만민주노총조합원과 확대된 삼성대책위가 삼성의 본질을 알려내자”고 호소했다.
고최종범조합원의 부인은 “별이를 뱃속에 품었을 때부터 돌이 되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품에서 떼어놓은 적 없는 별이를 두고 이곳에 왔다. 그렇게 집을 나오면서 너무나 서럽고 하늘이 원망스러웠다”면서 “그러나 한달이 넘게 차가운 냉동고에서 아직도 그 한을 풀지 못하고 서러워할 남편을 생각하면 망설일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껏 서른이 되도록 단 한반도 집회를 참가하거나 노숙농성을 해본적도 없었던 제가 남편의 유언을 지키겠다고 삼성본관앞에 왔을 때 매우 많은 경찰을 보고 놀랐고, 남편의 죽음에 대해 사과하라며 남편의 유언을 전하려는 제 앞을 가로막는 경찰들을 보고 가슴에서 피눈물이 터질 듯 억울하고 분했다”면서 “삼성의 부당함과 탄압에 의한 남편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사과받고자 하는 남편의 동료들을 무지막지하게 끌어내는 경찰을 보면서 삼성과 말 한마디 하는 것이 이렇게 힘들다고 생각했고, 남편의 심정을 이해하게 됐다”고 심정을 말했다. 그러면서 “이곳에 와 있으니 삼성이라는 높은 벽에 괴로워했을 남편생각에 더욱 사무친다. 너무나 고통스러운 시간에도 남편의 마지막 한마디가 저를 이 자리에 있게 한다. ‘부디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라는 말이 저를 이 자리에 있게 한다”면서 “제가 별이아빠의 유언을 지킬수 있도록 함께 싸워달라. 삼성이 별이아빠의 주검앞에 사과할때까지 제가 이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힘을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라두식수석부지회장은 “최종범동지에게는 노동조합이 희망과 꿈이었다. 노조를 설립하고 노조활동을 하면서 노동자의 권리를 알아가고 그것을 찾아가면서 꿈을 꾸었고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면서 “열사는 삼성전자서비스노조를 지키고 삼성자본에 맞서 남은 우리가 전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죽음을 선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는 이곳에 구걸하러 온 것이 아니라 정당한 요구를 하러 왔다”면서 “열사의 유언을 반드시 지키고 노동자의 인권을 유린하고, 삶을 빼앗아가는 삼성의 무노조를 박살내겠다”고 결의했다.
참가자들은 <금속노조가>를 부르면서 결의대회를 마친후 비상시국대회에 참여했다.
한편 경찰은 유족과 최종범열사대책위가 노숙농성하고 있는 인도앞에 경찰병력과 경찰버스가 배치해 집회를 방해했고, 참가자들이 항의하자 그제서야 일부 병력과 버스를 뺐으며, 농성장앞에는 차벽을 세워 집회대오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김동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