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농민이 운명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서울구치소에 갇혀있는 민주노총 한상균위원장이 서신으로 조문글을 올렸다.
백남기농민의 죽음과 한상균위원장의 구속은 우리나라 농민과 노동자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대변하고 있어 더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생존권보장을 요구하며 작년 11월14일 총궐기를 벌인 농민·노동자들은 생존권보장은커녕 박근혜<정부>로 인해 한쪽은 죽임을, 다른 한쪽은 구속을 당한 상태다.
한상균위원장은 서신을 통해 <민주노총은 맏상주가 해야할 일을 책임있게 다하려 한다>면서 <불의한 박근혜정권을 무릎 꿇리고야 말겠다>는 다짐을 했다.
끝으로 <하늘나라 좋은 곳에서 영면하시옵소서. 명복을 빕니다>하면서 서신을 마무리했다.
백남기 어르신이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밤 8시에 들었습니다. 까치도 비보를 전하고 싶지 않았는지 오늘따라 조용합니다. 가슴이 찢어지고 피가 거꾸로 솟구칩니다. 기적이 있다면 어르신이 벌떡 일어나게 해달라고 기도했건만 수많은 당부를 침묵 속에 남기시고 떠나가셨습니다. 민주노총은 맏상주가 해야할 일을 책임있게 다하려 합니다. 침묵 속 당부가 무엇인지를 낱낱이 적은 부고를 이 땅의 노동자, 민중에 돌리겠습니다. 어르신의 소박한 바람,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대단결 강고한 연대투쟁으로 이루고야 말겠다는 각오도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하늘에서 굽어보실 생지옥 난장판인 한국사회가 걱정이시겠지만, 이제는 산자들의 몫으로 넘겨주시고 편히 쉬시길 바라봅니다. 쌀값 폭락, 황금들판을 그대로 갈아엎는 농민의 피눈물과 비정규직, 해고자, 무권리 노예가 아닌 세상의 주인 노동자로 살기 위해 총파업으로 맞서고 있는 노동자들의 분노도 이제는 지켜만 봐주십시오. 올해는 11월 12일 민중총궐기를 합니다. 이미 모두가 백남기라는 각오로 싸우자는 다짐을 했고 올해는 차벽과 물대포에 갇히지 않고 불의한 박근혜정권을 무릎 꿇리고야 말겠습니다. 감옥에서 나가 향 피우고 곡차 한잔 올리면서 살인정권의 책임을 어찌 물었는지, 평화통일은 다시 가까워지고 있으며 노동자, 농민, 빈민, 청년학생, 중소상공인 모두가 한편이 되고 있다는 보고도 드리도록 산자의 몫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하늘나라 좋은 곳에서 영면하시옵소서. 명복을 빕니다. 서울구치소에서 상주 한 상 균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