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이 수행하던 지하철 경정비를 외주위탁으로 돌리면서 경정비업무에 종사하는 외주용역업체의 비정규노동자들이 심각한 차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하철비정규직지부와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은 23일오전10시30분 서울시청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지하철 경정비 비정규직 실태조사를 발표하고 지하철안전을 위한 경정비직영화를 촉구했다.
출처 : 공공운수노조
한국비정규노동센터에서 발간한 <서울지하철 경정비 비정규직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서울메트로가 경영효율화라는 미명아래 정규직이 수행하던 지하철 경정비를 외주위탁으로 돌리는 과정에서 인력감축과 점검주기가 늘어남으로 인한 위험성과 함께 외주업체인 (주)프로종합관리에 위탁을 주는 과정에서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을 지적했다.
지하철 경정비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고용지위는 서울메트로소속 정규직과 용업업체로 전적한 전적자, 용역업체에서 자체적으로 채용한 자체채용자로 나뉜다.
서울메트로는 외주화하는 과정에서 일정수준의 임금을 보장받고 정년연장의 혜택을 조건으로 용역업체로 전적한 전적자가 발생했고, 그외 추가로 필요한 인력을 용역업체가 자체적으로 채용하면서 이들간 임금, 업무, 사내복지, 고용안정, 휴일 및 휴가 사용 등의 전반적인 면에서 차별문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자체채용자는 채용당시 업체에서는 정규직채용을 명시했으나, 입사후 계약기간을 1년으로 설정해 근로계약서를 작성해 사실상 계약직으로 채용됐지만, 전적자는 전적을 조건으로 서울메트로에서 정년연장을 보장했기 때문에 계약기간에 따른 고용불안은 없다.
임금과 관련해서는 자체채용자의 임금은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고지하는 기계정비공노임단가를 기준으로 해서 월평균 170만원대의 급여를 받는데 이는 포괄임금제로 식대와 각종수당이 모두 포함된 금액이고 물가상승률3%미만이면 별도의 임금인상은 없는 반면, 정규직은 정해진 보수규정에 따라 임금을 지급받는다.
20년차 정규직노동자는 실제수령 370여만원에 별도의 성과급과 복지포인트 등을 받고, 서울메트로에서 30년근속후 용역업체로 전적한 노동자는 450여만원의 임금을 받고, 별도의 성과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또 현재 프로종합관리 노동자들이 하는 업무가 불파견의 소지가 다분하는 점을 조사를 통해 밝히고 있다.
서울메트로와 프로종합관리가 체결한 계약은 도급(위탁)계약이나 파견점검항목 31개중 18(51.8%)개항목에서 파견으로 볼 소지가 다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외부업체에 대한 도급방식으로 운영되는 서울메트로 경정비사업은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문제, 불법파견(위장도급)에 대한 법적 시비 등 매우 비정상적이고 불안정한 방식이라 할 수 있다>며 <이러한 왜곡된 사업운영방식의 문제점은 노동자들이 차별과 고용불안으로만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직영화하는 방식을 언급했다.
보고서는 <불법파견 시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직영화가 필요하고, 정규직으로 직영화하는 것이 가장 단순하고 자연스런 해결방식>이라며 <프로종합관리에서의 경력을 인정해 해당호봉을 부여하는 직영화방식만이 차별문제와 불법파견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궁극적인 해법>이라고 밝혔다.
서울지하철비정규직지부와 서울지하철노조는 <서울시와 서울메트로가 이번 연구결과를 수용해 경정비 용역 직영화와 비정규직 직접고용을 발빠르게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김동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