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침몰에 대한 많은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침몰원인으로 <잠수함추돌>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고가 일어난 지난 16일 CNN방송에서 해양전문가인 제임스 스테이플스(James Staples)는 인터뷰를 통해 <물속의 어떤 물체를 들이받은 것 같고, 그 때문에 선채에 구멍이 나서 다량의 바닷물이 들어왔을 수 있다.>는 소견을 밝혔다.
후미에서 구조된 화물기사 서희근씨는 <<쾅> 소리가 군산에서 한번, 여기(침몰지점)서 한번 들린 뒤 순식간에 배가 넘어갔다.>며 <약 1시간 동안 배가 45도로 기운 채 있다가 30분만에 완전히 침몰했는데 배가 회전하면서 침몰하는 느낌이었다.>고 증언했다.
해양수산부는 <사고지역은 수심이 30~50m에 이르는데다 뚜렷한 암초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확인함으로써, 암초가 아니라면 <세월>호와 충돌한 <물속의 그 무엇>에 대한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 이미 90도로 기운 상태에서 침몰하고 있는 <세월>호의 영상이나 사진들을 자세히 보면 배후미부분의 <SEWOL>이라는 영문표기위에 강한 스크래치와 스크류가 심하게 파손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배후미에 강한 무엇인가가 부딪힌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쓰러진 <세월>호 후미의 강한 스크래치와 망가진 스크류 (TV조선캡쳐사진)
이런 가운데 당시 서해상에서 미남합동<독수리연습>이 진행중이었던 점을 들면서 해저에서 부상하는 잠수함과 <추돌>한 것이 아니냐는 가설이 제기됐다.
일반적으로 차량사고에서 앞에서 받은 것을 <충돌>이라고 하고, 뒤에서 받힌 것을 <추돌>이라고 한다.
이번 <세월>호침몰사고는 고속으로 운행하고 있던 <세월>호와 부상하는 잠수함이 후미에서 강하게 부딪히며 스크류를 들이받고, 배가 11시방향에서 5시방향으로 오다가 6시방향으로 나아가 12시방향으로 되돌아갈 정도로 급격히 틀게 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추돌사고시 스크류에 손상이 가해지면 방향타가 통제되지 않을 수 있다.
실제 <세월>호 조타수 조모씨는 방송인터뷰에서 <제가 실수한 부분도 있지만 방향타가 유난히 많이 돌았다.>고 증언했다.
세월호침몰직전 급선회항적 (4월18일자 동아일보)
또 잠수함과의 추돌설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당시 서해안 미남합동군사연습인 <독수리연습>중 사고구역이 <운행협조>구역이었음이 조사결과 밝혀졌다.
4월16일, 사고당일 <국립해양조사원> 해상운항 안내도. 붉은선은 <독수리연습>으로 인한 <운항금지구역>이다.
<세월>호는 애초 원래 항로에서 벗어나 서해상의 <운항금지구역>을 피해 지그재그로 항해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세월>호참사가 난 병풍도앞바다(초록색원)은 <운항협조구역>이다.
<운항협조>는 해상사격이 있지는 않지만 작전지역으로 대잠수함탐지연습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세월>호는 진도앞바다에서 이 구역을 지나다가 급격한 <회피기동>을 하며 침몰했다.
국립해양조사원 항행경보상황판에 따르면 사고당일 전날과 새벽, 서해안곳곳이 <독수리연습> 해상사격연습으로 인한 <운항금지구역>이었고, 사고가 난 지점(노란색동그라미)은 <주의>지역으로 돼있는데, <주의구역>은 사격연습은 하지는 않지만 대잠수함 탐지연습을 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세월>호가 항해금지구역을 피해 원래 다니던 항로에서 벗어난 운항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반 여객선이 지그재그로 운항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사건당일 <세월>호가 <사격연습금지>구역을 피해 평소와는 다른 항로로 운항했음을 시사한다.
한편 잠수함과의 <추돌>을 은폐하기 위한 조직적 은폐의혹에 대해서 많은 제보와 항의들이 쏟아지고 있다.
먼저 사건발생시간에 대한 의혹이 가장 많이 제기되고 있다. 해경은 최초 신고접수가 8시58분 제주해경신고가 최초사고접수라고 발표했으나 여러가지 정황으로 봤을 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사건발생일인 16일 오전7시20분경, KBS2TV <굿모닝대한민국2부>에 <인천에서 출항, 제주도로 가는 배가 진도해상에서 침몰, 주변어선과 해경에서 <구조신호>를 보내왔다>는 속보가 나갔는데, 이후 저작권관계로 다시보기가 중단됐다.
또 오전 7시20분경 <세월>호가 바다에 그냥 서있었다는 인근 어민 등의 목격자인터뷰가 언론을 통해 공개된 바 있고, 제주해경에서 단원고에 직접 전화를 해 입항예정인 <세월>호가 도착하지 않은데다가 연락도 두절됐다며 의심가는 전화를 했던 시간도 8시10분이다.
이어 사고시간추정과 침몰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세월>호와 진도VTS와의 교신녹음파일이 조작됐다고 전문가들이 제기하고 있다.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 배명진교수는 <그것이 알고싶다>와의 인터뷰에서 녹음파일의 특정부분에 대해 <의도적인 삭제 또는 덧씌움이 존재하는 것 같다.>며 <교신하지 않았을 때 고유의 잡음이 들려야 하는데 이런 소리없이 묵음상태가 지속되는 것이 고의적이라면 편집삭제구간이라고 부른다.>고 최초신고시간 이전 파일들의 조작가능성을 제기했다.
SBS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진도VTS교신녹음파일의 조작가능성을 제기한 숭실대소리공학연구소의 배명진교수
같은 맥락으로 조난당한 시간과 상황, 그리고 이 배의 구조와 상태에 대해 누구보다도 제대로 잘 알고 있는 선장과 선원들을 구조활동이 진행중인데도 불구하고 전원구속시켜 사회적으로 격리시키는 이해하지 못할 합동수사본부의 조치에 대해 많은 이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사고이후 구조활동에서 민간잠수사들의 접근을 통제하는 상황은 현재 군과 해경을 중심으로 한 구조활동과정이 민간에게 공개돼서는 안되는 그 무엇인가가 존재한다는 점을 말해준다.
국방부는 지난 4월20일, 이례적으로 입장자료를 내고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 근거없는 유언비어들이 인터넷과 SNS에 광범위하게 유포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잠수함충돌>의혹은 유언비어라며 일축했다. 덧붙여 당시 해당지역근처에서는 작전이나 연습이 없었고, 무엇보다 수심이 얕아서 잠수함이 활동할 수 없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난 2010년 3월26일 같은 <독수리연습>기간동안 일어난 <천안>함사고 당시 북의 어뢰공격에 의해 침몰된 것이라고 한 당시 국방부발표에 따르면 천안함 침몰지역 수심이 27m수심으로 <세월>호가 침몰한 37m수심보다 10m 더 얕다. 따라서 수심이 얕아서 잠수함이 활동할 수 없는 곳이라는 국방부의 항변은 자기모순이다.
정리하면, 사고당일 미남합동해상연습이 있었다는 정황증거와 <쾅>하면서 부딪혔다는 소리, <세월>호 후미의 강한 스크래치와 망가진 스크류 등의 객관증거를 바탕으로 한 <잠수함추돌>설은 합리적인 의심으로서 충분히 제기가능한 것이다.
이런 객관증거와 정황증거를 가지고 합리적 의심으로 제기하는 <잠수함추돌>설에 대해 오히려 경찰이 SNS나 인터넷에 떠도는 유언비어 운운하며 경찰의 잣대로 제한하고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은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위반하는 지나친 조치들이 아니냐는 비판들이 터져나오고 있다.
기사제휴 : 21세기민족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