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2021년 최저임금임금이 시급 8720원으로 확정됐다. 내년최저임금은 올해대비 1.5%인상으로 1988년 최저임금제도도입이래 가장 낮다. 민주노총·한국노총대표들은 부당한 최저임금산정방식에 항의하며 최저임금위원회전원회의에서 퇴장한 가운데 공익위원·사용자대표위원들이 <노동시장과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지키는 것>을 우선했다며 일방적으로 결정했다. 한국노총대표는 <이런 참담한 최저임금안이 나온 사례는 없었다>고 규탄했다.

최저임금제도는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440만노동자들의 사실상 임금협상이나 다름없다.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노동자들은 대다수 저소득비정규직노동자들로 경제위기속 생계의 벼랑끝에서 신음하고있다. 그럼에도 <일자리지키기>를 운운하며 최저임금을 결박하는 것은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임금으로 해고될 노동자의 임금을 대체하겠다는 발상이다. 이는 1990년대 사용자의 입장만을 대변해 노동자의 임금인상을 옥죄였던 <총액임금제>와 다름아니다.

최저임금동결은 고용효과 대신 양극화만 더욱 심화시킨다. 해를 거듭할수록 재벌대기업들의 천문학적인 액수의 사내적립금은 천정부지로 쌓여가고있으며 시장독점화현상은 더욱 뚜렷해지고있다. 재벌대기업중심의 하청구조가 경제의 기본구조로 된 상황에서 최저임금동결은 임금을 통한 부의 재분배를 가로막고있다. 특히 중소상공인의 위기는 재벌대기업의 하청기업에 대한 착취와 무분별한 시장확대에 있지 않은가. 중소상공인의 <입장>을 명분삼아 최저임금동결을 결정하는 것은 재벌대기업중심의 모순된 경제체제를 가리우는 기만술책으로 착취구조만 공고해질 뿐이다.

문재인정권의 <임기3년내에 최저임금1만원>공약에는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바라는 440만노동자들의 희망이 담겨있었다. 이번 최저임금동결은 문정권의 <최저임금1만원>공약에 대한 사망선고다. <최저임금참사>는 노동자·민중에 대한 배신행위로 <개혁>정권에 걸었던 희망은 분노로 바뀌고있다. 개혁없는 <개혁>정권의 실체가 이번 <최저임금참사>로 또다시 드러난 것이다. 결국 저임금착취구조는 노동자·민중 스스로의 힘으로만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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