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은 20일 대선결과에 대한 논평을 통해 ‘산업화향수가 보수성향을 강하게 자극하여 박후보가 당선됐다’며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문제는 어떤 정권도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규정했다.

이어 ‘우리에게 박당선자의 대선정책과 지난 선거운동기간은 분노와 실망만 안겼다’며 ‘준비된 여성대통령이라고 했지만 노동자들을 위해 준비한 것은 사실상 거의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진정 사회통합을 바란다면 철탑 위에 오른 노동자들의 호소부터 대면해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5년 동안에도 자본과 권력의 손에 더 이상 노동자의 피가 묻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박 당선자의 반(反)노동정책이 변하지 않는다면 필요할 때 거침없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민주노총이 공식지지를 선언한 이수호서울시교육감후보와 권영길경남도지사후보의 선거패배에 대해서는 ‘노동자후보가 출마한 두 선거의 패배는 대선결과 못지않게 뼈아프다’며 ‘세상을 바꾸려 하지만 능력과 단결이 부족함을 성찰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논평전문이다.

18대 대선 결과에 부쳐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어떤 정권도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

– 산업화 향수 보수성향 강하게 자극, 박근혜 후보 당선 –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됐다. 정권교체라는 국민 열망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정치참여의 열기가 높았으나, 세상은 아직도 변화할 준비가 돼있지 못했다. 75%를 넘는 투표율이 나왔지만, 노동자는 일터에 묶여 투표권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고, 노동이 지치고 삶이 힘들수록 산업화라는 향수는 보수성향을 강하게 자극했다. 그 결과, 60여 년간 권력을 독점해 온 견고한 보수기득권층의 강한 영향력 아래 박근혜 후보가 당선됐다.

 

우리에게 박 당선자의 대선 정책과 지난 선거운동 기간은 분노와 실망만 안겼다. 노동정책이 일부 개선된 것이 없지 않지만, 실현의지가 박약하고 남용된 비정규직 존재 자체를 방치하고 있다. 심지어 간접고용(사내하청 등) 비정규직 문제처럼 불법파견을 합법화하려는 불순한 의도까지 드러냈다. 준비된 여성대통령이아라고 했지만 노동자들을 위한 준비한 것은 사실상 거의 없었다. 이 비어있는 공간을 박근혜 당선자를 위시한 새누리당은 결국 재벌 등 거대자본 중심의 시장논리와 성장주의로 채워갈 것이고 노동자 서민들은 다시 불안에 쫓기고 부채에 허덕이는 일상에 짓눌릴 것이다. 박근혜 당선자와 새누리당은 또 다시 파이를 먼저 키우자며 노동자들에게 희생을 요구하겠지만, 그런 방식으로 키운 파이는 결국 노동자자 나눌 수 없는 파이였음은 이미 비정규직 양산과 고용 없는 성장으로 증명됐다.

 

박 당선자은 오늘의 결과로 오만에 빠지지 않길 바란다. 엄청난 그 권력은 오직 국민으로부터 위임된 것이며, 사사로이 행사하고 누릴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복지와 경제민주화는 왜곡 없이 추진해야 한다. 정리해고와 고용불안, 저임금 비정규직과 실업은 어떤 정권도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이를 두고 거대자본과 거래를 하고 현실성 논란을 만들어 좌고우면하는 것은 노동자와 국민, 시대에 대한 배신일 뿐이다. 진정 사회통합을 바란다면 철탑 위에 오른 노동자들의 호소부터 대면해야 할 것이며, 향후 5년 동안에도 자본과 권력의 손에 더 이상 노동자의 피가 묻어있어선 안 될 것이다.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한 오늘, 차마 기대와 희망을 말하지 못하는 현실이 아프고 안타깝다. 과거와 현재의 반노동정책이 변하지 않는다면 경계로서 당선자를 대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거침없이 투쟁에 나설 것이다. 노동의 가치와 노동현실의 아픔을 모르는 박 당선자에게 노동의 중요성과 저력을 보여줄 것이다. 쌍용차 정리해고 노동자,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며, 이에 따라 금속노동자들이 투쟁하고 민주노총이 단결할 것이다. 그러나 앞길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노동자 후보가 출마한 서울시교육감과 경남도지사 선거의 패배는 대선결과 못지않게 뼈아프다. 세상을 바꾸려하지만, 능력과 단결이 부족함을 성찰한다. 그럼에도 우리의 도전은 중단이 없다. 더 단결하고 더 폭넓게 민중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60년 보수지배의 벽을 넘어 노동자 민중의 시대로 나아갈 것이다.

2012.12.20

 

정재연기자

기사제휴: 21세기민족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