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민중이 무더위에 고통받고 있다. 7월30일 질병관리청은 26~29일까지 4일동안 고열질환자가 225명이었으며 고열질환추정 사망자가 30일에만 7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고열질환의 81.7%는 밖에서 발생했고 그중 실외작업장은 32.7%, 논·밭은 13.9%, 길가는 11.4%를 차지했다. 폭염특보가 내려진 6월19일에는 20대청년노동자가 코스트코 하남점에서 쇼핑카트관리를 하다 안타깝게 숨진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뿐만아니라 폭염에 의해 급식실종사노동자들은 폐암발병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관련해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노동강도완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고열노동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근로복지공단이 발표한 <온열질환산업재해발생현황>에 따르면 산재승인일기준 최근 6년간 고열질환산재승인건수는 총 117건이었다. 그중 52%에 달하는 61건은 건설업이며 다음으로 많은 수를 차지한 제조업이 건설업의 1/3수준인 18건이다. 이같은 사실은 고열질환산재가 건설업에 집중돼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고열질환사망자도 총 19건중에 건설업이 무려 15건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작년 건설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52.4%가 폭염으로 인해 본인이나 동료가 신체적 이상징후를 보인 적이 있다고 답했다.
고열노동에 따른 사망사고가 반복됨에도 대책은 없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산재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작업을 중지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지만 급박한 위험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기준이 없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고용노동부가 건설노동현장 폭염대책으로 시원하고 깨끗한 물을 사업장에 비치하고 옥외작업장에 그늘진 장소를 제공하며 폭염특보발령시 시간당 10~15분휴식을 말하지만, 이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은 산재사망으로 확인된다. 반노동현장으로 악명높은 쿠팡물류센터는 창문과 에어컨이 없어 내부온도가 35도에 달한다. 코스트코 하남점은 취업규칙상 안전을 위해 카트를 한번에 6대이상 끌지 못하게 돼있음에도 <관행>에 따라 폭염속에서 청년노동자가 카트를 20대이상 끌다가 결국 숨을 거뒀다.
비정규직을 철폐해야만 고열노동이 근절되고 우리노동자·민중이 사람답게 살 수 있다. 하청에 하청을 거듭할수록 비용절감압박은 심화되고, 그럴수록 최소한의 안전장치마저 분쇄된다는 것은 노동현장에서의 무수히 많은 죽음들로 이미 드러난 사실이다. 반노동자본은 비정규직·하청노동자의 극도로 불안정한 사회적 지위를 악용해 고열노동을 비롯한 고강도·장시간노동에 내몰며 2중3중의 착취구조를 심화하고, 윤석열반노동정부는 비정규직·하청노동자의 권리쟁취를 위한 노동조합활동을 불법화하며 반노동자본을 비대화하는데만 부역하고 있다. 비정규직철폐의 전제조건은 윤석열반노동정부의 타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