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노동뉴스>는 8월25일 창간 10주년을 맞아 현시기 노동자들의 살아있는 현장을 취재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교육공무직노동자들의 단결투쟁을 이끌고 있는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이윤희본부장을 인터뷰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가 투쟁해온 13년의 시간은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시간이었다. 이윤희본부장은 사회와 교육을 발전시키는데 필요한 노동을 하고 있는 교육공무직노동자들에 대한 인식변화를 촉구하며 <모든 노동현장에서 사람이 먼저여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1. 반갑습니다. 노동자민중의 인터넷매체 진보노동뉴스입니다. 올해 진보노동뉴스가 창간10주년을 맞이하게 돼 인터뷰를 요청하게 됐습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와 이윤희본부장님에 대해 간략히 소개 부탁합니다.
우선 진보노동뉴스 올해로 10주년 맞이한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반갑습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본부장 이윤희 입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와 17개지부는 학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교육공무직노동자로 단결하고 투쟁하는 조직입니다. 학교안 다양한 직종들로 아이들의 교육지원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학교라는 울타리안에 아이들의 따뜻한 교육을더한 복지까지 주도적 주체적 방향을 제시하고 투쟁하는 전국교육공무직본부입니다. 거기에 대표를 맡고 있는 본부장입니다.
2. 교육공무직노조는 학교 내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조직입니다. 학내비정규직이 고강도노동에 저임금문제가 심각하다고 들었습니다. 관련해서 노조에서 진행하고 있는 투쟁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2009년, 학교비정규직노동자 10여명이 모여 <전국교육기관회계직연합회>를 결성합니다. 다른 교직원들은 다받는 개교기념일 수건 하나 받지 못하는, 학교에서는 없는 사람 취급 받던 시절이었습니다. 이 때 처음으로 한 투쟁은 교직원들은 다 받고 있던, 맞춤형복지비를 차별하지 말고 학교비정규직노동자에게도 지급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투쟁으로 2010년에 전국 모든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이 맞춤형복지비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맞춤형복지비 투쟁을 시작으로 2010년에 명절휴가비, 2011년에 경력인정-장기근무가산금, 교통보조비, 자녀학비, 가족수당 등 6개 수당, 2012년에 단체협약 요구, 학교비정규직 최초 전국총파업, 2015년에 급식비 쟁취 투쟁을 하여 모두 성취하게 됩니다.
3. 본부장님이 특히 교육공무직법제화를 위해 투쟁해왔는데,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들어볼 수 있을까요.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은 사회와 교육을 발전시키는데 필요한 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회에서나 학교에서 교육공무직노동에 대한 인식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엄연히 이 사회에 존재하고 있고 사회에 필요한 노동을 하고 있는데도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학교비정규직 노동을 폄하해 왔습니다. 엄연히 존재하는 교육공무직노동자의 사회적 역할과 기능을 공식화하기 위해서는 법적 근거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노조를 만들 때부터 광역자치단체에는 교육공무직조례를, 국가차원에서는 교육공무직법제화를 요구하면서 투쟁해 왔습니다.
교육공무직본부가 공공운수노조 법률원과 부설기관인 사회공공연구소와 함께 만든 교육공무직법 초안을 2015년 유은혜 국회의원이 입법발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유은혜의원에게 폭탄처럼 쏟아진 반대압력 때문에 유은혜의원이 입법발의를 철회하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2020년 10월15에는 국회입법 국민동의청원에 필요한 10만명 서명을 완료하여 교육공무직법제화 국민동의청원은 지금 국회에 계류중입니다. 국회가 더이상 심의를 미루지 말고 교육공무직노동자들의 존재와 사회적 역할을 인정하기 바랍니다.
4. 비정규직노동자, 특히 특수고용노동자문제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재계약을 통해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공무직들을 위한 대응방안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정부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기업활동을 규제하는 법과 제도를 정비하여 규제혁신을 하겠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노동자의 자아실현을 방해하는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합니다. 차별을 조장하는 법과 제도를 고쳐야 합니다. 정규직전환을 전제로 비정규직노동자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에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5. 윤석열정부가 들어서고 여러 사회적이슈들이 있었습니다. 교육분야에서는 5세입학관련해서 전교조에서도 입장을 냈는데요. 교육환경에 변화도 있을텐데 교육공무직노조에서 이에 대한 입장이 있는지요.
전국교육공무직본부에서 5세입학 관련 입장을 세운 적은 없습니다. 제 생각은 5세입학 정책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노동력 창출에만 관심을 갖고 사람의 행복한 삶은 외면하는 발상에서 나온 것이고, 유아교육과 초등교육에 대한 식견이 있었다면 나올수 없는 정책이라는 것입니다.
6. 급식노동자들의 경우 여름에 더 노동하기 열악한 환경일 것 같습니다. 또 한편으로 폐암등 각종 산재문제도 떠안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 선차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무엇인가요.
발암물질인 조리흄을 바로 바로 없앨 수 있게 급식실 배기시설과 환기시설의 기능을 개선해야 하고요, 집단급식에서는 조리흄을 발생시키는 식단을 개선하면 됩니다. 튀김요리와 부침요리는 급식횟수를 줄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열기구를 인덕션으로 교체하면 급식온도를 낮출수 있습니다.
7. 일반적으로 자본가, 사측과 싸워야 하는 노동자들과 달리 공공기관 혹은 정부를 상대해야 합니다. 윤석열정부가 들어서고 교육감도 전국적으로 여당측이 늘었습니다. 교육공무직 조합원의 활동조건에서 달라진 점은 없는지요. 이 정부를 상대하는 투쟁에서의 원칙과 방도에 대해 의견 부탁합니다.
윤석열대통령이 취임후 100일동안 가장 많이 만난 사회계층은 재벌기업대표들이라고 합니다. 이런 행위는 <나는 재벌편이고 노사관계에 대한 균형감각이 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재벌에 대한 규제는 풀면서 노조활동을 방해하는 법, 제도 관행을 이용해 노조활동을 억제할 것입니다. 법인세인하정책같이 재벌은 살찌우고 노동자와 농민, 서민들의 주머니만 터는 정책은 노동조합이 그냥 두고 볼수는 없습니다. 사회환경을 재벌위주로 바꾸려는 윤석열정부에 맞서서 투쟁해야 합니다.
8. 이본부장님이 노조활동을 결심하게 된 계기와 노조활동을 계속 이어가는 동력은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노동현장엔 사람이 먼저여야 합니다. 그 사람들의 노동이 정규직, 비정규직, 남성, 여성, 학력등 이런 제도적인 문제로 차별 받아서는 안됩니다. 저도 학교급식노동자로 유령같은 존재로 일했습니다. 퇴직금 차별, 학교구성원에서 배재된 서러운 차별을 겪으며 노동조합가입하고 간부로 활동했습니다. 그리고 단결하고 투쟁해서 많은걸 바꿨습니다. 사람다운 대접받고 싶어 노동조합활동을 결심했습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가 투쟁해온 13년의 시간은 이땅의 노동자들과 함께 싸우고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평등한 사회를 만들자라는 참교육을 배운 세월이었습니다! 학교담장을 넘어 이 사회에 모든 노동이 사회가 규정해놓은 제도로 차별받지 않도록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가 투쟁해서 바꾸는것이 제가 노동조합간부로 활동하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9. 현 시기 가장 절박한 노동사안, 사회문제가 무엇인가요.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문제입니다. 우리사회는 사람과 사람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분단된 사회입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빈부격차를 만들고 빈부격차가 신분으로 굳어지는 사회입니다. 노동은 사회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일 뿐, 천한 노동과 귀한 노동으로 나눌수 없습니다. 사회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데 필요한 노동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눌수 없습니다. 사회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데 필요한 노동은 모두 존중받아 마땅하고 존중해야 마땅합니다. 어느 직장에서 일하느냐에 따라서 빈부격차가 발생한다면 그 사회는 불평등사회입니다. 여성노동과 남성노동은 그냥 노동일 뿐 그것으로 차별을 정당화 할수 없습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구분하는 것은 자본가가 탐욕과 이윤을 최대한 누리려고 하기 때문에 생겼을 뿐,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는 헌법 10조를 위배하는 것입니다. 사회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노동은 모두 동등하게 대우해야 합니다.
10. 인터넷노동뉴스 또는 노동언론의 역할에 대해 말씀 부탁합니다.
사회를 바꾸는 활동은 사회의 맨 밑바닥에 있는 계층의 관점에서 해야 합니다. 언론이 가장 큰 목소리가 아니라 목소리조차 낼 수 없는 사람을 대변한다면 우리 사회는 더 평등한 사회가 될수 있을 것입니다. 그만큼 언론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세상의 균형을 맞추는 공익언론 역할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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