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노동뉴스>는 8월25일 창간 10주년을 맞아 현시기 노동자들의 살아있는 현장을 취재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근 하이트진로강남본사 옥상광고탑에 올라 <노조탄압분쇄, 손배가압류철회, 해고철회전원복직>의 구호를 걸고 투쟁하고 있는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대전지역본부의 김경선본부장을 인터뷰했다. 벼랑끝에 몰린 하이트진로화물운송노동자들의 <운송료인상>파업투쟁에 하이트진로 사측은 130여명의 계약해지와 5억8000여만원의 손해배상으로 응답했고, 조합원들은 절박함 하나로 본사옥상에 올랐다. 김경선본부장은 노동자들이 마음놓고 투쟁할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며 화물노동자문제에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호소했다.
1. 반갑습니다. 진보노동뉴스입니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대전지역본부 하이트진로지부의 소개 부탁합니다.
저는 화물연대본부 대전지역본부 본부장 김경선입니다. 대전지역본부 하이트진로지부는 이천공장, 청주공장 2개 공장이 하나로 묶여있습니다. 우리는 3월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유가폭등에 따른 운송료 인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2. 대전지역본부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대전지역본부 하이트진로지부는 6월2일부터 파업투쟁중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장기파업투쟁으로 되고있는데 조합원들과 노조의 분위기는 어떤지요.
100일이 넘게 파업투쟁중입니다. 조합원들은 노동조합에 가입해서 투쟁하는 경험이 많이 없습니다. 조합원들은 투쟁이 처음이다 보니까 처음에는 많이 어려워했습니다. 사측이 교섭에 응할 생각이 없어서 더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잘 버텨내고 있고, 100일이 넘어서면서도 결의가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생존권투쟁인 만큼 이번을 계기로 상황을 잘 바꿔보자는 의지가 강합니다.
금전적인 어려움들도 있습니다. 조합원들은 대출도 받고 이 투쟁을 지켜내고자 하는 의지가 있습니다. 여러가지 방식을 동원해서 어려움을 돌파하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서로 끊임없이 격려하고 있습니다. 밖에서도 많은 우리 민주노총조합원들과 시민단체들이 지지해주고 있습니다. 취재도 많이 이뤄지고 추진기금도 받았습니다.
3. <노조탄압분쇄, 손배가압류철회, 해고철회전원복직>의 구호를 걸고 하이트진로본사고공농성을 시작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합니다.
지금까지 한 14차 정도 교섭을 했습니다. 우리는 물가도 오르고 기름값이 오르는 조건에서 15년전 운임을 가지고 운송일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적자로 벼랑 끝에 몰려있으니 운송료를 올려달라고 요구합니다. 그런데 회사는 파업후 교섭요구는 외면하고 130여명의 화물노동자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했습니다. 간부와 조합원 11명에게는 무려 5억8000여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게다가 노동조합까지 파괴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장기적으로 되고 있습니다.
조합원들은 절박함으로 본사옥상에 올라갔습니다. 이전에 홍천에서 투쟁했을 때 사측은 공권력을 동원했습니다. 조합원들은 경찰에게 밀려서 다리아래로 떨어져가며 투쟁했습니다. 이천에서, 홍천에서,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이번에는 제대로 마무리 지어보자는 마음으로 두 번씩이나 목숨을 걸고 투쟁하고 있습니다.
4. 특수고용이라는 이유로 어려움도 있었을텐데요. 노조결성도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이에 따른 고충이나 어려운 점이 있을까요.
우리는 법적으로 사업자로 돼 있습니다. 하이트진로가 우리를 노조로 인정하지 않는 부분이 가장 어렵습니다. 법적으로도 특수고용이라는 이유로 노조결성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사측은 이를 이용해 계속 뻔뻔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원청과 하청의 관계를 따지며 본인들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고 특히 법적으로 노동자가 아니라는 점을 의도적으로 부각합니다.
교섭을 요청해도 법적으로는 이길수 없는 부분이 많습니다. 항상 업무방해로 취급됩니다. 사측은 우리가 교섭할 권리가 없다고 합니다. 우리는 노동자입니다. 노동자로써 권리를 보장받을수 있도록 법 개정이 꼭 필요합니다. 법적인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정부투쟁에서 요구사항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근데 당장 생존권문제가 심각하다보니 주요 구호로는 아직 내세우지 않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준비를 계속 해나가는 상황입니다.
5. 지난 6월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전 차종, 전 품목 확대를 요구로 총파업에 돌입했다가 국토교통부와 합의하면서 마무리했습니다. 화물연대총파업의 성과와 이후 과제는 무엇인가요.
합의사항과 관련해 정부여당이 말바꾸기를 하지 않도록 감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약속한만큼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부분이고 제대로 법 개정이 될수 있도록, 실질적으로 현장에 적용될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언제라도 말이 바뀌고 다시 발생할수 있는 문제인만큼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합니다.
6. 윤석열정부출범이후 화물연대의 투쟁은 노동자투쟁의 첫시작중 하나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총파업투쟁하며 본부장님이 느꼈던 감정이나 생각이 궁금합니다.
총파업을 하면서 소주대란이라는 이야기가 언론에서 많이 부각됐습니다. 문제는 이게 제대로 해결될수 있도록 해야하는데 법안도 없고, 정부에서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공권력은 회사의 용역처럼 있는 현실이 가슴이 아픕니다. 조합원들이 경찰한테 폭력적으로 밀려서 다리 아래로 5번이나 떨어졌습니다. 이런 문제들이 발생되지 않아야 되는데 해결이 안되니 조합원들이 옥상까지 올라간 상황이 무겁게 다가옵니다.
7. 물류가 멈추면 사회가 멈춘다고 합니다. 그만큼 화물노동자들의 노동이 우리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있습니다. 그에 걸맞는 노조조직이 중요한데요, <특수고용직>이라는 특수성도 있고 화물연대본부나 대전지역본부의 노조조직화 방향과 방침이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화물연대투쟁은 운송료인상과 같은 생존권투쟁으로 지속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노동기본권을 보장받는 문제가 중요합니다. 결코 한번에 해결할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이슈화될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노조조직화 방향도 결국 이와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상황을 알리고 내부적으로 더 많은 노동자들이 함께할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습니다.
8. 화물연대가 유난히 투쟁에서 경찰폭력에 노출이 많이 돼 안타까웠습니다. 전국적으로 화물연대조합원들이 많이 연행됐습니다. 이에 대해 노조측에서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요.
현재 3명이 구속됐고 75명이 연행됐다. 본부에서는 경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당이나 단체들에서 규탄성명을 내기도 했습니다. 항시적인 경찰폭력과 관련해 더 항의할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 따로 진행한 것은 없고 논의중입니다. 현재 농성중에는 가능한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평화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9. 화물연대와 하이트진로지부의 투쟁에 연대할수 방법이 있다면 소개 부탁합니다.
진로소주는 매출의 65%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소주시장에서 점유하고 있는 비율이 높습니다. 하이트진로불매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입맛은 쉽게 변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이 있으니까 안 마시겠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구매스티커 인증사진도 올려주고 해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문제가 하루속히 해결될수 있도록 잠시만이라도 이게 다른 소주로 이용해 주시고 협조해 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10. 지금 이시기 우리 사회의 가장 절박한 노동사안, 사회문제는 무엇인가요.
비정규직노동자들, 특히 특수고용노동자들의 경우 개인사업자로 취급돼 기본적인 노동기본권을 적용받지 못하는 문제가 큽니다. 법개정을 통해 해결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어려울 것입니다. 하이트진로에서의 큰 문제는 손배가압류문제도 있습니다. 요즘 <노란봉투법>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이슈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에서 사회적 관심이 많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노동자들이 마음놓고 투쟁할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합니다.
11. 현재 하이트진로지부의 투쟁에서나 혹은 일반적인 차원에서 인터넷노동뉴스 또는 노동언론의 역할에 대해 말씀 부탁합니다.
일부 보수매체들에서 노동자들의 투쟁을 폄하하고 왜곡하고 있습니다. 우려스럽고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폭력시위처럼 비춰지는 것이 아쉽습니다. 우리 조합원들 보면 모두 순박합니다. 실제 생존에 위협을 받는 조건에서 언론들이 왜 투쟁을 진행하고 있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부분들을 잘 보도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조건이 좋은 상태로 투쟁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본적인 생활이 안 되기 때문에 하는 것입니다. 이 문제가 좀 정상적으로 해결되기를 원합니다. 사측에 대한 비판을 담아주는 보도도 필요합니다. 입장을 정확히 싣는 것이 공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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