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화요일 진보노동뉴스는 KT노동인권센터 조태욱집행위원장을 만났다. 남영역 인근에 위치한 KT노동인권센터 사무실에서였다. 조태욱집행위원장이 투쟁한 세월만큼 오래된 사무실은 훌쩍 다가온 가을분위기가 났다. 조태욱집행위원장은 KT광화문본사에서  아침 일찍부터 영업시간 내내 강력하게 전개하는 평일선전전을 하다가 오후를 활용해 법원에 제출할 서류를 작성중이었다. 컴퓨터 앞에서 바쁜 시간을 보내던 조태욱집행위원장이 진보노동뉴스기자를 반갑게 맞았다. 조태욱위원장은 투쟁하기도 부족한 시간을 쪼개 인터뷰에 응했다. 올해 3월11일 대법원에서 정보원의 노조파괴공작에 대한 확정판결이 남에 따라 조태욱집행위원장은 새롭고도 여전한 KT민주화투쟁, 대정보원투쟁을 전개중이다. 
KT민주동지회, KT노동인권센터 조태욱집행위원장 © 진보노동뉴스

진보노동뉴스에 자기소개와 투쟁근황을 전해주세요. 

진보노동뉴스가 오랜만입니다. 오래된 매체인데 잊고 있었습니다. 반갑습니다. 

조태욱입니다. KT에 1989년 입사했습니다. 2003년에 1차해고 됐다가 원직복직, 2008년에 노조위원장으로 출마를 했습니다. 그때 국가정보원의 개입이 있었습니다. 2009년에는 민주동지회 의장을 했습니다. 그때 KT노조가 민주노조를 탈퇴하려고 했습니다. 그때도 국가정보원의 개입이 있었습니다. 

2009년 7월13일 KT노조민주노조탈퇴공작중단촉구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KT의 민주노조탈퇴 노조선거에 국가정보원이 깊숙이 개입한 사실을 고발했습니다. 이기자회견에 대해 국가정보원이 KT사측을 사주해서 노조조합원들이 기자회견에서 사실, 진실을 이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도록 했습니다. 그렇게 고소당한 13명이 벌금을 먹고, 저는 당시 인전 계양지사에 근무했는데 경남 삼천포지사로 비연고지 발령을 받았습니다. 감봉6개월 징계도 받았습니다. 

경남 삼천포지사에서는 사택을 주지 않아서 텐트노숙을 하면서 겨울을 났습니다. 그과정에서 전기공급과 관련해 삼천포지사장과 옥신각신했는데 그걸 회사가 또 고소해서 벌금을 먹었습니다. 그렇게 2번째 해고를 당했습니다. <감봉6개월과 삼천포지사전보명령>은 직권남용이라고 부당전보, 부당징계 판정을 받고 2010년 3월15일자로 원직복직했지만 복귀하자마자 보름만에 해고됐습니다. 

2010년 4월1일 2번째 해고된 뒤로 12년이 지났습니다. KT민주동지회의장 임기가 끝난 뒤로는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지난날 KT에서는 58세 정년이 명문화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문화되고 퇴출프로그램에 의해 나이가 어느 정도 지나면 반강제로 퇴출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저는 노동인권에 집중해서 KT의 악랄한 인간학대프로그램인 CP퇴출프로그램을 진상규명하기 위해 활동하고, 그불법성을 대법원에서 두차례 판결받았습니다. 퇴출프로그램의 불법성이 확증되면서 사실상 정년제도를 실질적으로 부활시킨 것입니다. 

KT광화문본사 EAST빌딩 후문앞에 게시된 가로막 <KT는 부진인력(CP)퇴출프로그램 해고자 즉각 원직복직시켜라!> © 진보노동뉴스

국가정보원의 공작사실은 언론에 간헐적으로 보도됐습니다. 국가정보원의 KT민주노조파괴공작에 대해 진상규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습니다. 2017촛불이후에 국정원개혁발전위원회, 국정원적폐청산TF가 설립되면서 MB정권시절에 벌어진 국가정보원불법공작에 대해 조사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조사대상에 노조파괴공작은 빠져있었습니다. 시민사회단체에서 국가정보원적폐청산TF에 15가지 조사를 요구합니다. 박원순시장사찰, 명진스님사찰, 권양숙여사사찰 등을 중심으로 15개의 조사대상이 선정됐습니다. 노동자인 제가 그소식을 어찌 가만 있을수 있었겠습니까. 왜 노조파괴공작은 조사대상에 포함 안됐을까, 노무현정부때 발간한 백서에서 중앙정보부시절, 안기부시절까지 정보기관의 노조파괴공작에 대해 진상규명한 일이 있습니다. 그사실을 알고 있고 백서도 다 읽어봤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촛불정부를 자칭한 정부가 국가정보원에 의한 노조파괴공작을 조사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사실을 도저히 수용할수 없었습니다. 

인터넷조사를 통해 그동안 국가정보원이 노동자들, 장기투쟁사업장들을 상대로 공작한 사실을 30여곳을 찾았습니다. 해당조합간부를 통해 노조파괴공작이 국가정보원조사에서 빠졌다는 사실을 알리고 함께 투쟁해서 개혁발전위원회에 노조파괴공작이 조사에 포함되게 만들자고 했습니다. 국가정보원이 가장 많은 인원과 비용을 들여서 했던 사업이 노조파괴공작이기 때문입니다. 

2017년 8월21일 국가정보원앞에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30개 사업장의 피해사실을 적시해 민주노총법률원을 통해 국정원개혁발전위원회에 진정서를 접수했습니다. 개혁발전위원회위원장과도 연락을 했습니다. 입체적인 방식을 동원해 뒤늦게라도 노조파괴공작이 국가정보원조사대상에 포함됐습니다. 2017년말 국가정보원내부감찰조사를 통해 그결과를 발표하라는 권고를 했습니다. 2018년 3월30일 MBC가 노조파괴공작이 사실이라고 보도를 했습니다. 저도 인터뷰를 했습니다. 

노조파괴공작의 주범들, 원세훈부터 이동걸까지 그들의 노조파괴공작이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에 관련 자료를 검찰에 보내 처리를 하라고 하게 됩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1년 넘게 재판을 했습니다. 2020년 2월7일 1심판결, 2020년 8월30일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판결, 2021년 3월11일 대법원판결. 노조파괴공작과 관련해서는 확정판결이 됐습니다. 사찰 등과 관련해서는 파기환송심을 했는데 그건 노조파괴공작과는 별개이기 때문에 노조파괴공작에 있어서는 확정된 것입니다. 재판과정에서 국가정보원전현직직원들이 증언하는것을 모두 봤습니다. 검찰이 추가 확보한 국가정보원문건들을 받아봤습니다. 그걸 보니 국가정보원이 우리나라 전반에 걸쳐서 공작을 벌였다는 사실을 알게됐습니다. 

5차 정보공개결정통지서 겉봉투 © 진보노동뉴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수사보고 <피의자 이동걸 사무실 컴퓨터, 서버 등 포렌식 자료 분석결과보고1 KT노조의 민노총 탈퇴 및 국민노총 가입 관련, 노조위원장 선거 등 적극 개입 사실 확인 © 진보노동뉴스

국가정보원이 KT사측과 노사팀을 하수인으로 하부기관처럼 사주하고 부렸습니다. 어용노조까지 결탁이 돼있었습니다. 민주노조파괴공작의 공범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정보원을 상대로 정보공개청구를 7~8회 진행해서 지금까지 6회에 걸쳐서 38개문서를 받았습니다. 제가 노조위원장에 출마한 당시 노조선거개입과 관련해서 21개문건, 민주노총탈퇴공작 관련 문건이 17개입니다. 지금도 추가로 정보공개청구를 해놓은 상태입니다. 해고자복직, 추가진상규명을 위한 활동을 벌여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거치면서 지금까지 왔습니다. 앞으로도 국회에서 국가정보원불법사찰과 관련한 진상규명특별법이 진행되고 있다고 하는데 조속히 통과돼서 전면적인 진상규명이 이뤄질수 있도록 신경써야겠습니다. 제가 해고노동자기 때문에, 특히 국가정보원의 불법공작으로 해고됐기 때문에 그런데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활동할 예정입니다.

진보노동뉴스는 조태욱집행위원장으로부터 2017년 말부터 있었던 전정보원장들의 공판기록, 증거기록 문건들을 전달받았다. 2016년 겨울, 이듬해 봄까지 이어졌던 촛불항쟁에서 정보원사안에 있어서 키워드가 됐던 <캐비닛>문건들이 바로 증거기록이었다. 수사과정에서 피고인들은 노조파괴공작의 목적과 수법을 진술했고 민주노총탈퇴공작은 그중 하나였다. 

조태욱집행위원장은 <중앙정보부, 국가안전기획부를 전신으로하는 국가정보원은 언제나 노동운동발전을 제약하고 억압해왔다. 아직까지 노조조직율이 11%에 그치는 이유이다.>라며 <필요하면 대외정보기관을 신설하더라도 국가정보원을 해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