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목사·코리아연대의 농성85일, 단전8일째를 맞는 2일 <별밤(농성장, 별이 빛나는 밤에)>은 <세월>호투쟁을 담은 영상으로 시작됐다.
<세월>호투쟁과의 연대로 시작한 <별밤>
사회자를 맡은 한준혜농성단원은 <오늘 영상에서 본 것처럼 광화문에서 48명, 팽목항에서 4명의 <세월>호가족이 삭발했다.>며 <광화문처럼 기독교회관복도도 울음바다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세월>호투쟁현장에 농성단원들이 참석하지는 못하지만 같이 할 것을 결의하고 마음을 다졌으면 한다.>며 노래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를 함께 부르자고 제안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농성단단장 이적목사는 <오늘 <세월>호의 눈물을 보면서 삼청교육대학살을 폭로했던 30년전으로 되돌아갔다.>며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는 유일한 길은 죽음의 진상규명이며 어떻게 죽었는지 밝히는 것이 역사의 진전>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농성하는 것은 올바르게 역사를 평가하고 양심적인 나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며 <이 목표가 해결된다면 <세월>호의 아픔도 해결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투>의 후방을 책임지는 가족
사회자는 이날 1부게스트인 농성단가족대책위를 소개하며 <전투에서 전방이 50%, 후방이 50%>라며 <전투에서 후방을 책임지는 것이 가족>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첫번째게스트로 김경구농성단원의 아내이자 이번 사건의 가족대책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쌍둥이엄마를 소개했다. 사회자는 <느닷없이 닥친 일로 힘들고 버거웠을텐데 단칼에 남편을 농성장으로 밀어 넣었다. 그 용기와 결단력이 있기 때문에 김경구단원이 여기서 3달동안 굳건하게 버티고 있다.>고 언급했다.
사회자의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나>는 돌발질문에 쌍둥이엄마는 <99% 예상했다>며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이후 일련의 공안탄압흐름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고, (그 대상이) 박근혜<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단체인 코리아연대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3일만에 사건이 터져 생각보다는 빨리 왔다.>고 답했다. 쌍둥이엄마는 지난해 12월22일 당시 폭력적이고 반인권적이었던 압수수색과정을 설명하며 <몰상식하게 대화가 안통하게 압수수색을 하니까 저와 신랑은 입회를 거부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90일이 다 돼 가는 과정에서 어려운 것은 없었냐>는 질문에는 <육체적으로 힘들긴 한데 정신적으로 힘들진 않다.>며 <공안탄압으로 투쟁하는 단위가 코리아연대밖에 없어서 자랑스럽고 더 열심히 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밖에 있는 가족걱정을 안에 있는 분들이 안했으면 한다. 밖에 있는 사람들이 견뎌야할 몫이 있고, 안에 있는 사람들이 투쟁해야 할 몫이 있다.>며 <여기 계신 분들이 밖 걱정하지 말고 후회없이 싸웠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여러분 덕에 힘이 난다. 끝까지 잘 싸워서 승리하길 바란다.>
1부 두번째게스트로는 가족대책위소속 한준혜농성단원의 친언니 한정혜씨가 출연했다. 가야금으로 <침향무>를 연주한 한정혜씨는 <여기 있는 분들은 남들은 힘들어서 가지 않는 길을 걸어가고 있다. 종착지가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종착지까지 안전하게 잘 싸우면서 가길 바란다.>고 농성단을 응원했다.
한준혜농성단원은 <(언니가) 인생에 있어서 운동을 한번도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갈 수 있게끔 밀어주는 존재>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한정혜씨는 <얘가 왜 이렇게 지칠줄 모르고 활동을 하나 가까이 가서 보니까 정말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는 몰랐다. 내려와서 보니까 그게 보였다.>고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끝으로 <여러분 덕에 힘이 난다.>며 <끝까지 잘 싸워서 승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선봉에 서서 싸우는 모습에 승리의 신심 갖게 돼>
1부가 끝날 무렵 사회자는 <별밤>현장을 찾아온 몇몇 청중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서울에서 목회활동을 하는 한 목사는 <지난해 세모녀자살사건, 4.16참사, 진보정당해산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누구하나 정말 자기를 내놓고 싸우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며 <그런 과정에서 이적목사님을 비롯한 코리아연대가 (적벽대전에서 불을 안고 선봉에 서서 적들의 배에 뛰어들었던) 화선병사가 돼 싸우는 모습에 승리의 신심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승리의 신심을 갖게 하고, 승리할 수 있는 길을 찾게 한 이적목사님과 코리아연대에 감사드린다.>며 <승리할 날들이 멀지 않을 것 같다, 끝까지 투쟁해서 싸워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법혜스님은 <지난 겨울부터 고생했고 고생한 여정들이 아름답다.>며 <나 하나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 개인의 이익을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민족의 통일, 조국의 통일을 위해 열심히 싸워줬기 때문에 깊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80년대말, 90년대초 열사가 될 각오로 싸우던 사람들
<별밤> 1부를 마치고 팟캐스트 <인턴스테파니>와 함께하는 2부는 2차농성단 김병동단장과의 만남으로 진행됐다.
<인턴스테파니> 양고은사회자는 <인턴스테파니가 주로 국내정세를 전달하는 팟캐스트나 정세를 이끌어가는 것도 결국 사람의 힘>이라며 <한 사람의 삶을 돌이켜보면서 그 삶과 함께하는 우리 역사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으면 한다.>고 소개했다.
김병동단장이 88학번이다보니 자연스럽게 80년대말·90년대초 학생운동 이야기가 나왔다. 김단장은 <입학하던 해인 88년도는 87년직후라 수업받을 틈이 없었다.>며 <대운동장에 2000~3000명이 모여서 천안시내로 가두시위하고 수업을 1년에 2주나 받았는지 모르겠다.>고 회상했다. 또 고대에서 열렸던 전대협학생축전을 위한 청년학생출정식, 명동성당 앞에서의 조성만열사의 분신, 남북청년학생회담추진출정식에서 투쟁했던 기억, 고향친구 만나러 갔던 조선대에서 있었던 이철규열사투쟁, 91년도 열사정국 등의 기억을 떠올렸다.
사회자는 <그 당시는 모두가 투사였고, 모두가 열사가 될 각오로 싸우던 시절이었던 것 같다.>며 <그것이 지금의 2015년과의 질적인 차이가 아닐까>라고 물음을 던졌다. 김단장은 <동시대사람으로서 아픔 때문에 생기는 부채감으로 지금까지 오고 있는 것 같다.>며 <80년대학번이면 누구나 다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병동단장에 대한 참가자들의 솔직한 이야기도 이어졌는데 김혜영농성단원은 <사람들에게 확 드러나지 않지만 잔잔한 정을 느끼는 선배님>이라고 말했고, 사회자는 <중요한 순간, 위기의 순간 큰 책임성을 발휘하는 분>, 김정희농성단원은 <양심을 지키는 분, 한결같은 분>이라고 평했다.
이상훈1차농성단부단장은 <병동형에게 친형과 같은 정을 많이 느꼈다.>며 <2차농성을 결의하면서 우직함과 듬직함을 느꼈다. 든든한 버팀목 같았다.>고 했다.
기독교회관의 밤은 단전이후 오히려 동지와 가족, 지인들의 훈훈한 방문과 정겨운 이야기로 더 생동감이 넘치고 있다.
* 기사제휴 : 21세기민족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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