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민주노총전국금속노조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2조원에 인수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속도전보다 검증이 우선>이라며 정부와 산업은행의 후속대책을 촉구했다.

금속노조는 이날 서울중구 노조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정권의 조선산업전망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 적도 없는 상황에서 대우조선부터 매각한다며 서두르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한화그룹도 정권과 물밑 협상을 진행할 것이 아니라 왜 자신들이 적임자인지부터 밝혀야 한다. 이런 과정을 잘라먹고 속도전을 벌이는 것은 <졸속>이다>고 주장했다.

정상헌금속노조경남지부대우조선지회지회장은 <국가기간산업으로 조선산업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매각이 전제돼야 하고, 2만 구성원들의 생존권과 경남지역 전체 경제를 고려해 당사자인 노동조합과 논의를 걸쳐 매각을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추진은 2019년 현대중공업이 인수를 시도했으나 기업결합 과정에서 무산됐다.

당시 대우조선지회는 동종업계매각이라는 점에서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반대했다.

이번에 한화로 매각되는 것은 과거 사례와는 다르다. 다만 노조는 민간에 넘겨진 이후 분리매각이나 해외매각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는 만큼 <산업은행이 정확하게 안전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여름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의 파업 이후 수면 위로 올라온 조선업 이중구조 문제 해결이 지지부진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형수 대우조선해양노조 거제통영고성지회장은 <다단계하청구조문제가 덮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많다>며 <대주주인 산은이 뒤로 빠지면서 하청 노동자들의 파업이 길어졌는데, 민간으로 넘어가면 정부와 산업은행은 아예 손을 놔버릴 텐데 이에 따르는 부작용도 있지 않겠나>고 말했다.

양동규민주노총부위원장은 <어제(26일) 강석훈산업은행회장이 기자회견에서 <경영효율화 조치 있을 수 있다>는 발언을 하는 것을 보면서 얼마나 또 구조조정을 하고 노동자를 희생시키려고 하는가 걱정이 됐다>며 <대우조선해양 노동자들은 지난 2년간 임금을 삭감하면서 희생해왔고, 스스로를 가둔 투쟁이 있었다. 강 회장의 발언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