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세계노총보도(논평)45]
전태일열사정신 따라 비정규직·노동악법 철폐하자
1. 전태일열사의 영웅적 희생은 노동운동을 비약시켰다. 분단과 전쟁으로 노동운동의 명맥이 끊기고 반공주의를 국시로 하는 박정희군사파쇼정권의 유신독재로 질식당한 암울한 1970년, 봉제노동자 전태일은 한점의 불꽃이 돼 노동운동재생의 불씨가 됐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내죽음을 헛되이 말라>는 열사의 외침은 청계피복노동조합을 비롯한 전투적이고 변혁적인 노동조합탄생의 실천적 거름이었다. 한자투성이의 근로기준법 책자와 씨름하면서 수없이 느꼈을 <나에게 대학생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열사의 바람은 양심적인 대학생들의 공장투신을 불러왔다. 마침내 열사의 정신은 87년 노동자대투쟁과 전국노동조합협의회 결성으로 계승돼 군사파쇼정권을 무너뜨린 민중의 들불이 됐다.
2. 노동현실은 더욱 가열찬 투쟁을 요구하고 있다. 하루16시간 일하며 피를 토했던 50년전의 여공과 하루16시간 일하다 숨진 택배노동자의 현실은 꼭 닮아있다. 현재 노동3권이 없는 특수고용·간접고용·초단기계약·소사업장(5인미만) 노동자는 1000만명으로 이는 전체취업자 2600만여명의 38%에 해당한다. 특히 5인미만사업장은 전체업체의 60%로 350만 노동자가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못한다. 내년 최저임금은 역대최저인상률로 또다시 경제위기의 고통분담을 노동자에게만 강요했다. 정규직·비정규직간 임극격차는 152만원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하며 양극화가 심화했다. 그럼에도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청년절망3법>을 운운하며 뻔뻔스럽게 <규제 혁파,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를 주장하고 국민의힘은 <노동혁신특위>를 결성해 노동자처우를 개선한다며 우리노동자·민중을 기만하고 있다.
3. 투쟁하는 노동자가 바로 전태일이다. 전태일열사의 목숨으로 개척된 투쟁의 길에서 모든 노동자는 하나다. 코비드19가 초래한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로 실업은 폭증하고 비정규직의 임금삭감과 해고위협은 지속되고 있다. 노동자를 벼랑으로 내모는 역대급 노동법개악이 ILO핵심협약비준을 명분삼아 강행·추진되는 이 시대는 <노동존중사회>가 아니라 <노동자가 죽어야 바뀌는 사회>가 됐다. 문재인정권은 감히 <이명박근혜>도 추진하지 못했던 최악의 노동법개악을 추진하며 정권의 속내를 여실히 드러냈다. 현실은 노동자들의 단결된 투쟁만이 <노동중심사회>를 건설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전국세계노총은 모든 이땅의 전태일들과 단결하고 또 단결해 비정규직·노동악법을 반드시 철폐하고 노동자·민중의 새로운 사회를 건설할 것이다.
2020년 11월13일 서울정부종합청사앞
전국세계노총(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