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족대책위는 국회본청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퇴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여·야의 <<세월>호특별법추가협상 및 실종자수색구조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가족대책위는 <특별법에 따라 설립될 위원회의 독립성을 위해 유가족이 추천하는 전문가가 위원장이 되도록 하고 위원장선출은 위원들의 숙의를 통해 자유로운 선거로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현재 논의되는 특별법안에는 위원회가 계속 재판·수사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조사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이런 제한을 없애야 한다>며 <위원회의 회의는 원칙적으로 공개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동절기에 더 이상 수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며 <뼈조각이라도 찾기를 바라는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을 생각해달라>고 호소했다.
다음은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오늘은 세월호 참사 후 192일 되는 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진도에는 10명의 실종자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희들에게는 하루하루 너무 괴롭고 슬픈 날들입니다. 우선 세월호 참사 관련 특별법(이하 “특별법”이라고만 하겠습니다)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특별법 제정을 위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양당은 기존의 합의와 그 정신을 유지하면서 특별법을 제정함에 있어 아래와 같은 내용이 반드시 반영되도록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첫째, 특별법에 따라 설립될 위원회의 독립성을 위하여 유가족이 추천하는 전문가가 위원장이 되도록 하거나 위원장 등의 선출은 위원들의 숙의를 통해 위원 간 자유로운 선거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특별법에 따라 설립될 위원회(이하 “위원회”라고만 하겠습니다)의 독립성은 그 생명과도 같습니다. 따라서 여당이나 야당이 추천하거나 혹은 여당이나 야당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대법원, 대한변협이 추천한 인사가 아닌 유가족이 추천한 인사가 위원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 진상규명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가진 인물이 위원회를 이끌 필요가 있는데, 이 역시 유가족이 추천한 인사가 위원장이 됨으로써 보장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당이나 야당이 위 방안을 수용할 수 없다면 적어도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는 어떠한 제한이나 조건 없이 위원들이 자유롭게 논의하고 고민하여 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위원회 외부의 인사가 위원회 구성에 영향을 미치거나, 위원 중 일부에게만 위원장이나 부위원장이 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여서는 안됩니다. 위원장, 부위원장 등은 모두 위원들이 자유롭게 논의하고 고민하여 선출할 수 있도록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인사가 위원장 및 부위원장 등을 선임하거나 일부 상임위원 중에서 위원장 및 부위원장이 선출되도록 하는 것은 이미 여야가 위원회 구성을 5:5:4:3으로 하여 여야의 영향력으로부터 독립시키고 유가족들의 의사를 충실히 반영하려 했던 기존 합의와 그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입니다. 성역 없는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필요한 수사권, 기소권도 외면한 상황에서 조사권, 위원회 구성과 운영의 독립성에 대한 기존 여야 합의까지 훼손하려고 하는 것은 지금까지 이루어진 합의의 근간을 뒤흔들고, 진상규명을 염원하는 유가족과 국민을 기만하는 것입니다. 둘째,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하여 현재 재판 중이거나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한 조사가 제한없이 가능하도록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특별법안에는 “계속 중인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조사하여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세월호 관련하여 많은 인물들이 재판을 받고 있거나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위 내용이 조사를 가로막거나 조사와 수사의 유기적 연관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매우 커 보입니다. 진화위법이나 군의문사법 등 다른 전례에서도 이와 같은 제한이 없었습니다. 위 내용은 원래 청문회와 관련하여 있었던 것인 만큼 청문회에 대한 제한으로만 설정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위원회의 회의는 원칙적으로 공개되어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의 우리사회는 이전과는 달라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사회적 논의가 지속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세월호 참사는 전국민적 관심사로 국민들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위원회 활동을 소상히 알고 싶어 할 것입니다. 위원회 회의의 공개는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사회적 논의의 지속에 이바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위원회의 회의는 부득이한 사정이 없는 한 공개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으로 진도 실종자 수색과 관련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동절기를 맞아 수색을 더 이상 하기 어렵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입니다. 동절기에도 지속적인 수색을 하기 위하여 저희 가족들은 여러 가지 고민과 조사를 하였습니다. 그 결과 잭업 바지선(Jack-up barge)이라는 방안을 정부에 제안하였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아무런 고민 없이 수동적으로 있다 저희 가족들의 제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만 하고 있고, 시신은 고사하고 뼈조각이라도 찾기를 바라는 절박한 실종자 가족들은 극심한 고통 속에 서서히 죽어가고 있습니다. 능동적으로 고민하여 동절기 수색방안을 내놓아야 하는 것은 저희 가족들의 몫이 아니라 정부의 몫입니다. 세월호 참사와 그 이후 수색과정에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없다는 실망을 맛보았던 저희 가족들은 동일한 정부의 무능과 무대책으로 인해 또 다른 절망감에 빠져 있습니다. 제발 정부다운 모습을 한 번이라도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실종자 수색에 대해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라고 이를 위해 최선의 방안을 강구해주시기 바랍니다. 2014년 10월 24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 |
임진영기자
기사제휴 : 21세기민족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