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오후5시 삼성본관앞에서 삼성반도체 백혈병사망노동자 고황민웅씨 9주기추모제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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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9주기추모제는 삼성일반노동조합이 주최했고, 삼성반도체 백혈병사망노동자 고황유미씨아버지 황상기씨를 비롯한 피해자가족들과 쌍용차지부, 코오롱정리해고분쇄투쟁위원회, 기아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기륭전자분회,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단결과혁신을위한진보노동자회 등 100여명이 참여했다.

 

먼저 전태일노동대학 김승호대표는 여는말을 통해 <5월14일 삼성전자 권오현대표이사가 사과하고 보상하고 재발방지대책을 세우겠다고 언론에 발표한 지 3달이 지났지만 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백혈병이 직업병으로서 근로조건이 잘못돼서 발생했다는 인과관계는 증명할 수 없지만 유족들에게 미안하니 사과를 한다며 포괄적 사과를 했다고 한다. 형편없고 앞뒤가 맞지 않는다. 사과가 아니라 사죄를 해도 부족하다.>고 비난하고 <이런 삼성의 눈가림하는 거 받아들이면 안되고 투쟁의 고삐를 바짝 당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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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인 고황민웅씨아내 정애정씨는  <지금까지 살면서 잘한 것이 있다면 남편과 결혼한 것이고, 남편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기 위해 싸운 것>이라며 <남편이 31살의 나이로 잊혀지는 것이 싫어 무작정 싸우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남편이 죽은후 9년이 지났지만 삼성은 대단한 사람이 대단한 사과나 한 것처럼 어깨에 힘이 잔뜩 들었다. 권오현대표이사가 사과를 했는데 무슨 또 사과를 바라느냐며 우선 보상 먼저 이야기하자고 한다.>며 <보상 중요하지만 저들이 하자는 보상은 죽은사람 목숨값 흥정하자는 것밖에 여겨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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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삼성이 삼성반도체 백혈병문제를 다 해결한 것처럼 면죄부를 주는 교섭이 아닌 우리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억울하게 죽고 병든 사람들의 진상규명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면서 <교섭은 삼상반도체문제해결의 시작일 뿐이다. 삼성에게 잡혀먹히지 않게 더욱더 열심히 투쟁하겠다.>고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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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황유미씨아버지 황상기씨는 <삼성전자 이재용부회장이 삼성그룹회장이 돼서는 절대 안된다. 삼성전자가 온갖 분란을 다 일으켜놓고 어느것하나 해결하지 못했고, 해결할 의지도 없다.>면서 <2013년 3월5일 삼성이 만나자고 해서 교섭을 시작했지만 1년4월이 지난 지금 어느것하나 합의하지 못하고 시간만 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송경동시인은 추모시 <점점 더 뚜렷해지네 – 고황민웅산재열사 9주기추모제에 부쳐>를 낭독하며 고인을 애도하고 삼성의 극악한 노동탄압을 규탄했다.

 

전국철거민연합 과천철대위 방승아위원장은 <우리 철거민을 대하는 태도나 백혈병 유가족을 대하는 태도나 삼성의 작태는 다르지 않았다. 늘 폭행과 쌍욕이 잇따랐다. 삼성이 사과를 했다고 하지만 태도는 단 한가지도 변하지 않았다. 오늘도 추모제를 준비하는 유가족에게 쌍욕을 했다. 겉으로 보여지는 사과가 사과인가.>라고 비난했다.

 

끝으로 삼성일반노조 김성환위원장은 결의문을 낭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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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위원장은 <권오현대표이사가 삼성반도체 백혈병문제 해결을 위한 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을 약속한 지 두달이 지났지만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다. 교섭은 가해자 삼성자본의 면죄부를 주기 위한 자리가 결코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치 백혈병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소리만 요란할 뿐 유족들의 고통을 빨리 풀어주기는커녕 힘든 시간을 보내게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백혈병문제가 해결되는 그날까지 피해노동자, 유족들과 함께 산업재해 쟁취를 위해 삼성족벌 무노조경영을 박살내고 삼성자본에 맞서 투쟁을 전개해나갈 것>라고 결의했다. 

 

추모제가 끝난후 참가자들은 영정에 헌화하며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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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