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호열사의 유족호소에도 불구하고 유성기업이 특별교섭을 거부하고 있어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금속노조는 7일 오전11시30분 유성기업 서울사무소앞에서 <반인륜 반도덕 유시영회장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로 한광호열사가 유성기업의 노조탄압에 시달리다 자결한지 22일째다.
금속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유족으로부터 모든 권한을 위임받아 유성기업에 총 4번에 걸쳐 한광호열사관련 특별교섭을 요청했다. <노조와의 협상에 나와 사죄하라>는 한광호열사모친의 자필서한도 전달했다>면서 <하지만 유성기업은 유족의 호소마저 뮤시하고 교섭을 거부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한광호열사의 죽음이 회사와 상관없다는 게 이유다. 어처구니가 없다.>며 <지난해 12월1일 위기에 처한 유성기업노동자를 살리기 위해 26개 각계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공동대책위를 발족했다. 이 자리에서 시민사회는 <노조탄압을 지속하는 것은 살인행위나 다름없다>며 <살인행위를 당장 중단하라>고 한목소리로 유성기업에 촉구했지만 유성기업은 당일 곧바로 공장에 대자보를 붙여 <공신력이 없는 내용을 가지고 회사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유성기업은 시민사회의 경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금속노조조합원들에 대한 징계를 추진하는 등 노조탄압을 지속했다. 부당한 임금삭감에 항의했다는 이유로, 회사가 승인하지 않은 현수막을 달았다는 이유로, 현장순회를 방해하는 관리자에 항의했다는 이유로 징계와 고소고발을 남발했다.>면서 <이중엔 한광호열사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이처럼 회사의 책임이 분명함에도 노조는 일단 교섭을 열어 협상장에서 열사죽음에 대한 책임을 논의하자고 회사에 제안했고, 법적의무가 아닌 최소한의 도의적의무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회사에 호소했다.>면서 <하지만 회사는 교섭에 응할 필요가 없으며 회사책임 있다면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라고 차갑게 답해왔다.>고 전했다.
노조는 또 <유성기업은 누구보다 큰 위로가 필요한 열사의 유족까지 모욕했다.>고 규탄했다.
노조가 열사모친으로부터 받은 자필서한을 지난달 28일 유성기업에 전달했으나,유성기업은 관할경찰서담당형사로부터 <고인의 노모가 중증치매증세를 보여 정황상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로 확인했다며 <장문의 자필서한을 작성한 것에 대한 진위여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는 <한광호열사의 모친은 파킨슨병으로 거동이 불편할 뿐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다.>며 <슬픔에 빠져 있을 유족을 위로하기는커녕 오직 노조와의 <기싸움>에만 혈안이 돼 유족까지 모욕하고, 사과조차 하지 않는 회사의 태도에 치가 떨린다.>고 분노했다.
끝으로 <유시영회장을 비롯한 유성기업경영진에게 인륜이나 도덕이라는 개념이 있는지, 아니 몸속에 따뜻한 인간의 피가 조금이라도 흐르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지금 당장 열사의 유족과 노조가 요구하는 협상에 나와 열사의 죽음에 대해 사죄하고 책임져라.>고 촉구했다.
최일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