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노동인권단체 직장갑질119는 지난해부터 경비·보안·시설관리·환경미화 노동자들이 보내온 메일제보47건을 분석해 주요사례를 공개했다.

아파트경비원 A씨에게 관리소장은 계약에도 없는 부당한 업무를 지시했다. 관리소장은 A씨 휴게시간에도 일을 시켰고, 자신의 사적인 빨래까지 지시했다. A씨는 노동청에 진정을 넣었지만 직장내괴롭힘을 인정받지 못했다. A씨는 이후 회사에서 계약만료를 통보받았다.

한 경비원은 관리소장의 끝없는 갑질과 폭언, 부당업무지시 때문에 정신과진료를 받고 있으며 소장은 고압적인 자세로 업무를 지시하고, 툭하면 직원들을 모아놓고 내보낸다고 토로했다. 신고도 해봤지만 계약기간종료로 잘렸다고 덧붙였다.

한 아파트에서는 입주자회장이 술을 마시고 전기실에 들어가는 일이 있었다. 경비원들이 위험하니 더이상 들어오시면 안된다고 말리자 회장은 인간성이 좋지 못한 직원은 잘라야 한다고 망언했다. 회장을 말린 직원들은 결국 퇴사했다.

지난해 3월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한 경비원이 관리소장의 갑질을 호소하며 숨졌다. 동료들이 노조를 만들어 개선을 요구하자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는 같은해 12월31일 경비용역업체를 교체하며 경비원 76명 중 44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대부분 초단기계약을 맺는 탓에 갑질에 더 취약하다. 

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경비원 94%가 1년이하단기계약을 맺고 일한다. 부당한 대우에 목소리를 냈다가는 개선은커녕 계약만료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인 것이다.

다단계하청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주된 괴롭힘가해자는 관리소장 등 원청직원이다. 현행 직장내괴롭힘금지법은 원청 등 다른 회사직원의 괴롭힘에 대응할수 없어서다. 입주민의 갑질에도 사실상 대처가 어렵다.

임득균직장갑질119노무사는 근로기준법상 직장내괴롭힘의 범위를 확대하고 초단기계약 근절 및 용역회사변경 시 고용승계의무화를 통한 고용불안해소가 우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