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비정규직노동자 절반이상은 방송사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정규직전환소송)을 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일 노동인권단체 엔딩크레딧은 지난달 10~23일 방송 비정규직노동자 45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설문조사를 해보니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엔딩크레딧은 <비정규직백화점>으로 불리는 방송사내부 노동시장을 바꿔내기 위해 방송비정규직당사자 30여명과 8개시민단체가 모인 단체다.
최근 방송사프리랜서에 대한 노동자성인정사례가 늘자 방송사는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 대비하기 위해 이들의 노동자성을 지우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62.9%가 <일있을 때만 나오라>는 말을 들었다고 응답했다. 35.2%는 <개인책상을 쓰지 말고 공유책상을 쓰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엔딩크레딧은 <근로기준법 적용을 회피하기 위해 종속적인 관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출퇴근을 직접 지시하지 않았다>, 또는 <정규직과는 달리 고정적인 자리가 없다> 등 형식적인 요소를 위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 등 부제소합의가 담긴 조항을 계약서에 넣어 재직 중에 작성하도록 하는 것도 10명 중 4명(39.1%)이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송사의 지휘·명령을 받으며 상시 지속적 업무를 하는 비정규직노동자들의 고용 및 계약형태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85.0%는 방송사가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한다고 답변했으며, 방송사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정규직전환소송)을 할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58.4%가 참여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엔딩크레딧은 <방송사프리랜서 등이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라는 인식을 토대로 <방송사들의 눈가리고 아웅>하는 관행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점이 이번 실태조사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편 방송비정규직노동자의 <폭행·폭언>경험은 33.3%로 직장인 평균(17.2%)의 2배 가까이 됐다. <부당지시>는 43.3%로 직장인 평균(16.1%)의 2.7배, <따돌림·차별>은 39.8%로 직장인 평균(15.4%)의 2.6배였다.
특히 <모욕·명예훼손>의 경우 54.9%로 응답자의 절반이상이 겪었다. 이는 계약형식의 차이가 차별로 이어지는 방송사관행이 여전히 만연해 있고, 프리랜서라는 지위 등 때문에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직장내괴롭힘 유형 중 하나라도 경험한 사람의 비율은 73.2%로 직장인 평균(33.3%)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