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하도급문제로 인해 노동자·민중의 생명이 계속 위협받고 있다. 14일 국토교통부의 <불법하도급현황>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 7월까지 970건의 불법하도급이 적발됐다. 가장 많은 유형은 무등록(재)하도급으로 668건이며 전체 71%에 달했다. 일괄하도급은 136건, 동일업종간 하도급은 72건으로 집계됐다. 무등록하도급의 경우 무자격자에게 시공을 맡기는 것으로, 부실시공·산업재해가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불법하도급은 사고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때문에 실제 현장은 위법행태가 만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021년 HDC현산개발에 의한 광주 학산 붕괴사고의 주원인이 불법재하도급이라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1차하도급이 진행되면 평균 10~15%의 수수료를 제외하고 시공을 맡기지만 4~5차로 내려갈수록 재하도급업체는 훨씬 적은 비용으로 시공을 해야 한다. 이는 인건비절약과 공기단축을 위한 부실공사로 이어진다.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은 50억원의 공사였지만 불법하도급으로 무려 76%나 깍인 채 12억원의 공사가 이뤄졌다. 실제 120억원이상의 대형건설현장의 경우 하청노동자가 산재사고로 숨진 비율이 89.6%이다. 불법재하도급<관행>이 낳은 비극이다.
불법하도급문제가 <관행>으로 굳어진 것은 반민중자본과 결탁한 반민중·친재벌권력에 의한 것이다. 일례로 최근 대우조선해양하청노동자들의 파업투쟁에 대해 윤석열무리는 <법과 원칙>을 입에 올리며 경찰력투입과 파업분쇄를 망발했고, 극우언론들은 일제히 하청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이 조선업의 위기를 불러오는 것처럼 왜곡보도했다. 윤석열식 <법과 원칙>은 대우조선해양의 불법하도급문제에는 전혀 적용되지 않았다. 대우조선해양의 진짜 위기는 하도급으로 인한 저임금과 고강도살인노동으로 인해 노동자들이 조선업을 기피하는데 있다. 반민중정권과 반민중자본이 유착해 불법을 <관행>으로 탈바꿈 한 사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쪽은 우리노동자·민중이다.
불법하도급문제는 하청구조와 비정규직을 철폐해야만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동일노동·동일임금>은 노동자·민중의 노동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원칙이다. 원청이 하청을 두며 법망을 피하는 사이, 건설노동자들은 거듭되는 하청구조에 4중5중의 착취와 약탈을 당하며 저임금·고강도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하청구조와 비정규직으로 인해 산업현장은 이미 자본가세력의 불법과 착취의 온상으로 전락했다. 우리노동자·민중이 민중항쟁을 통해 죽음의 노동환경을 분쇄하고 하청구조·비정규직을 철폐하며 생존과 발전을 보호하기 위한 민중민주정권수립, 환수복지실행에 나서는 것은 필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