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범대위(쌍용자동차범국민대책위)는 5일 서울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구청의 대한문분향소 기습강제철거와 무차별 불법연행을 규탄했다.

 

통일문제연구소 백기완소장은 “쌍용차분향소 강제철거와 폭력적 연행은 박근혜정권의 무덤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향린교회 조원정목사는 “억울해서 자살하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라며 “대한문농성장은 사회의 양심이다. 양심을 짓누른 정부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쌍용차범대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4월5일은 쌍용차정리해고자 이윤형동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쌍용차정리해고사태로 인한 희생자가 22명으로 불어나, 사태해결과 이어지는 죽음을 막고자 대한문에 분향소를 차린지 꼬박 1년이 되는 날”이라며 “그사이 2명의 노동자가 더 세상을 떠났고 바뀐 것은 분향소 강제철거와 폭력적 무더기연행이었다”고 분노했다.

 

이어 “중구청이 자행한 ‘행정대집행’을 불법으로 규정한다”며 “절차와 과정 어느 측면에서도 적법성을 찾을 수 없고 집회대상물이 방화로 사라졌음에도 행정대집행을 강행한 것은 유령집행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화를 통해 원만한 사태해결을 촉구하던 쌍용차해고노동자들을 향해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방법으로 철거를 시도한 중구청을 강력 규탄한다”며 “앞에선 대화를 하려는 모양새를 취하고 호시탐탐 철거만을 노린 치졸한 짓거리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쌍용차범대위는 지난 금요일 중구청장과의 면담을 위한 공문을 발송하고 실무적으로 담당과장과 면담시간을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속해서 “박근혜대통령이 이문제를 우회할 수 없는 이유는 쌍용차국정조사가 대선당시 공약이었기 때문”이라며 직접 나설 것을 촉구했다.

 

또 “여야는 자신들이 합의한 쌍용차국정조사를 조속히 발동해 사태해결의 주변여건을 성실히 만들어야 한다”며 정치권의 발빠른 움직임을 재차 촉구했다.

 

쌍용차범대위는 △대한문분향소 즉각 원상복구 △막가피식 무더기연행 즉각 사과, 연행자 즉각 석방 △중구청장 등 불법적 분향소철거 책임자처벌 △쌍용차해고자복직 △쌍용차국정조사 실시로 쌍용차사태 즉각 해결 등을 요구했다.

 

끝으로 “우리는 기대를 하는 것이 아니라 권리로서 당당히 요구하는 것으로 더이상 쌍용차문제를 방치했다가는 민심의 역풍을 제대로 맞을 것”이라며 “더이상의 인내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을 명심할 것”을 경고했다.

 

중구청과 경찰이 철거와 연행과정에서 불법을 저질렀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중구청직원 500여명과 경찰 200여명은 4일 새벽 대한문분향소를 강제철거하는 과정에서 철거에 항의한 시민 36명을 강제연행했고, 4일 오후8시경에는 쌍용차범대위가 분향소천막설치를 시도하자 경찰과 충돌해 7명이 연행되고 부상자가 발생했다.

 

5일오전에도 대한문앞에서 충돌과 연행이 이어졌고 6일아침에는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쌍용차 김정우지부장 등 3명이 연행됐다.

 

뿐만 아니라 중구청이 4일 농성장을 철거한 자리에 화단을 설치해 불법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문앞은 문화재보호법상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이라 설치전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중구청이 이를 무시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중구청은 “천막농성장을 철거하기 위한 임시시설물이기 때문에 허가를 받을 사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동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