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비롯해 전국 35곳에서 버스 97대 3500여명이 15일오후1시 충북 옥천 나들목인근 광고탑농성장을 찾으며 유성희망버스 1박2일일정이 시작됐다.
이날은 <유성기업 유시영사장과 아산·영동공장장 처벌 및 구속>을 촉구하며 유성기업지회 이정훈영동지회장이 고공농성을 벌인지 154일째 되는 날이다. 통일문제연구소 백기완소장은 <신자유주의의 앞잡이노릇을 하면서 이 땅의 노동자를 죽이는 박근혜정권이 좌절과 절망의 원흉>이라면서 <전국의 양심이 여기 모두 모였다. 박근혜정권이 절망과 좌절의 늪으로 몰아가고 있지만 희망은 노동자라는 것을 입증하는 싸움의 현장이 바로 여기>라고 강조했다.
이정훈지회장의 아내 한영희씨는 <남편이 작년 10월13일 광고탑농성을 시작한 했는데, 그날은 결혼기념일이었다>면서 <서운다하다는 말은 하지 않다. 남편이 하는 일이 지금까지 옳다고 생각해왔고 유시영사장의 잘못된 행동과 리더로서 자질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성을 한지 다섯달이 훌쩍 넘었다. 청춘을 다바쳐 일한 남편과 함께 일하던 동료들이 두들겨 맞으며 쫓겨났지만 대통령이 나서서 유성투쟁을 두고 고액임금을 받는 노동자라며 투쟁을 비난하고 나설 때면 피가 거꾸로 솟구치기도 했다>면서 <저는 노조를 잘 모르지만, 남편과 유성조합이 지키고 싶은 것은 해고당한 동료들, 서로가 일하고 격려하며 일할 수 있는 공장, 인간다운 삶을 지키고 싶은 것이다. 민주노를 지킬 수 있는 함께 해달라>고 눈시울을 붉히며 호소했다.
이정훈지회장은 <오늘 아침부터 희망버스참가자들이 한분한분 도착할 때마다 눈물이 났다. 희망버스가 결정될 때부터 감격해서 설레서 잠도 못잤다>며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기우제를 지내면 비가 내리는 것은 비가 내릴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이라며 <유성기업의 노조파괴행태에 대해 특별검사제가 실시되고 유시영사장이 구속되고 공장장이 퇴진할 때까지 고공농성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전국에서 가져온 돌로 고공농성장앞에 희망돌탑을 쌓았고, 문화예술인들은 노동자들의 요구가 적힌 만장을 고공농성장으로 올리며 이정훈지회장을 응원했다. 집회를 마친 희망버스참가자들은 <손배가압류 노동탄압 없는 세상만들기> 금속노동자결의마당과 <힘내라 민주노조>희망버스연대마당에 참여하기 위해 유성기업 아산공장으로 이동했다. 오후5시 금속노동자결의마당이 예정돼 있었지만 희망버스참가자들과 경찰사이에 충돌이 벌어져 1시간늦은 오후6시경 결의대회가 열렸다. 경찰은 집회장소에서 200m 떨어진 도로에 차벽을 설치했고, 공장과 주변도로에 3300명의 병력과 살수차를 배치했다.
유성지회조합원들이 공장안 노조사무실에 들어가려 하자 경찰은 최루액을 무차별적으로 난사하며 방패를 앞세우고 폭력으로 막아 나섰고, 조합원들은 <합법적인 노조사무실출입을 보장하라>며 강력항의했지만 공장밖으로 밀려났다.
오후6시에 열린 금속노동자결의대회에서 금속노조 전규석위원장은 <전국 27개사업장이 장기투쟁사업장으로 현장에서 민주노조깃발을 지키고 사수하기 위해서 싸우고 있다. 희망버스가 다시 민주노조의 희망을 살리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생각한다>고 전하고 <금속노조는 박근혜정권의 무도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독재정권을 박살내기 위해 쉼없이 투쟁하며 달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성기업지회 홍종인지회장은 <오늘 유성기업과 경찰은 평화롭고 정당한 노조사무실출입을 막고, 조합원들의 손가락과 팔을 꺾는 등 폭력을 일삼았다>며 강하게 비판한 후 <법원이 노조파괴를 자문한 창조컨설팅에 업체설립취소하고 노무사자격증을 취소했지만, 그 모든 것의 배후 유시영사장은 증거가 없다며 불기소처분을 했다. 노동자가 하는 것은 모두가 불법이고 그로 인해 구속·수배돼야 되고, 금속노조에 있다고 손배가압류를 당하고 있다.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이 벼랑끝으로 내몰리게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금속노동자결의대회가 끝난후 참가자들은 저녁식사를 함께 하고, 저녁7시40분경 <힘내라 민주노조> 희망버스연대마당에 참가했다.
서울과 수원, 부산 등 전국 35개지역 희망버스차장단이 무대에 나섰다.
민주노총 신승철위원장은 <희망버스는 다양함과 발칙함, 이땅의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가져가야할 <희망>을 만든다>면서 <아직은 민주노총이 진정한 노동자들의 희망이 되기엔 부족하지만 우리가 만들어내는 자발적인 투쟁과 저항하는 노동자들의 절박함이 굳어버린 양심을 녹일 때까지 희망버스는 달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이 진정한 노동자의 희망, 비정규직의 희망, 투쟁하는 모든 민중의 희망으로 설 때까지 함께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쌍용차지부 김득중지부장은 <쌍용차사태의 진실을 밝히고 해고자복직과 손배가압류철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요구를 넘어서서 쌍용차지부조합원들은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탄압 없는 세상을 염원하면서 연대하며 달려왔다. 고통과 좌절 속에서 조합원들이 힘들었지만 연대하는 동지들이 있기에 당당하게 달려올 수 있었다>면서 <박근혜정권과 자본이 탄압하지만 함께 연대하고 힘을 모아서 반드시 공장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김성욱지회장은 <정몽구구속과 비정규직철폐를 위해 송전탑농성할 때인 작년 7월20일 희망버스는 울산으로 달려왔다>면서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동지가 구속되고, 100억이 넘는 손배가압류가 있다. 남아있는 재판에서도 200억을 넘고 있다. 하지만 유성동지들이 포기하지 않듯이 우리들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위영일지회장은 <인권과 노동권이 얼어붙은 삼성에서 민주노조깃발을 꽂은 지난해 7월14일을 잊을 수가 없다>면서 <삼성은 위장폐업을 하며 삼성전자서비스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몰고 있지만 우리는 굴하지 않는다. 삼성자본이 아무리 강하다고 하더라도 노동자들의 꿈과 희망이 더 강하다. 희망버스여러분들, 유성동지들과 함께 꿈과 희망을 반드시 현실로 이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성기업지회조합원들은 유성기업과 원청인 현대자동차의 노조파괴공작을 폭로하고 민주노조사수를 위해 싸울 수밖에 없음을 그림자공연으로 펼쳐보였고, <내사랑 민주노조>, <파업가>도 합창했다.
이밖에 인디밴드 <와이낫>, 밀양송전탑반대주민들, 노동가수 지민수씨, 찬안시립예술단, <꽃다지>의 노래공연 등 다채롭게 문화공연이 펼쳐졌다.
희망버스연대마당은 밤11시경에 마무리됐지만 참가자들은 전국해고노동자한마당, 지역버스별놀이마당 등을 진행하며 축제의 분위기를 이어갔다.
다음날인 16일 희망버스참가자들은 <민주노조>의 염원을 적은 만장을 유성기업 담에 꽂는 퍼포먼스를 펼친 후 마무리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3.15유성희망버스는 그 태생 자체가 불의와 폭력에 다름없는 박근혜정부의 민주주의와 민중생존권 파괴, 공안탄압의 흐름에 제동을 거는 노동자민중의 승리의 장>이라면서 <이땅의 주인은 우리라는 경고의 경적소리였고 모든 민중투쟁의 현장에서는 더 이상 밀릴 수 없다는 결의를 다지는 장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젠 정부와 국회, 사측이 답해야 한다>면서 <유시영과 두 공장장은 구속돼야 하고, 사측은 최대한 빠른 시간안에 성실한 교섭을 통해 특별교섭의제들에 대한 노사합의에 나서야 하고, 국회는 민주노조파괴시나리오에 대한 특검에 나서야 하며, 반민중적 노동법안들의 전면폐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계속해서 <그러지 않을 경우, 유성을 넘어 반정부투쟁, 반자본투쟁에 전면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을 끝으로 모든 행사를 마쳤다.
김동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