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후보가 23일 “이제 단일후보는 문재인후보”라며 전격적으로 후보직을 사퇴했다.
이날 오후8시20분 안후보는 박선숙, 송호창,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 등과 함께 공평동선거캠프에서 “저는 오늘 정권교체를 위해서 백의종군 할 것을 선언합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로써 연말대선은 기본적으로 새누리당 박근혜후보와 민주당(민주통합당) 문재인후보의 양자대결구도가 됐다.
안후보는 “저는 얼마전 제 모든 것을 걸고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했다”며 “제가 후보직을 내려놓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단일화과정의 모든 불협화음에 대해 저를 꾸짖어주시고 문후보께는 성원을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제가 대통령이 돼 새로운 정치를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치인이 국민앞에 드린 약속을 지키는 것이 그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제가 부족한 탓에 국민 여러분의 변화의 열망을 활짝 꽃피우지 못하고 여기서 물러나지만 제게 주어진 시대와 역사의 소명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그것이 어떤 가시밭길이라고 해도 온몸을 던져 계속 그 길 가겠다”고 다짐했다.
문재인후보는 시내모처에서 안후보의 사퇴선언소식을 접한 후 트위터를 통해 “안후보와 안후보를 지지하는 분들께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밝혔다.
문후보측 진성준대변인은 이날 영등포당사에서 “안후보는 새정치와 정권교체의 국민적 열망을 단지 꿈이 아닌 현실로 만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문후보는 큰 결단을 해준 안후보에게 빠른 시간내에 가장 정중한 예의를 갖추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며 조만간 만날 계획을 시사했다.
안후보의 사퇴는 지지부진한 단일화협상의 피로감을 일소시키며 문후보측에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의 이택수대표는 안후보가 박근혜후보를 3~5%포인트가량 앞선 것처럼 문후보가 박후보를 앞설 것으로 내다봤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백의종군 선언문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저는 오늘 정권교체를 위해서 백의종군할 것을 선언합니다.
단일화방식은 누구의 유불리를 떠나 새정치와 정권교체 바라는 국민의 뜻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저는 의견을 좁히지 못했습니다. 제 마지막 중재안은 합의를 이끌지 못했습니다.
여기서 더이상 단일화 방식 놓고 대립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봅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새 정치에 어긋나고 국민에게 더 많은 상처를 드릴 뿐입니다. 저는 차마 그렇게는 할 수 없습니다. 이제 문 후보님과 전 두 사람 중에 누군가는 양보를 해야하는 상황입니다.
저는 얼마전 제 모든 것 걸고 단일화 이뤄내겠다고 말씀드린 적 있습니다. 제가 후보직을 내려놓겠습니다. 제가 대통령 돼서 새 정치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치인이 국민 앞에 드린 약속을 지키는 것이 그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여러분 이제 단일후보는 문 후보입니다. 그러니 단일화 과정의 모든 불협화음에 대해서 저를 꾸짖어 주시고 문 후보께는 성원을 보내주십시오. 비록 새 정치의 꿈은 잠시 미뤄지겠지만 저 안철수는 진심으로 새 시대, 새 정치를 갈망합니다.
국민여러분께서 저를 불러주신 고마움과 뜻을 결코 잊지 않겠다. 제가 부족한 탓에 국민여러분의 변화에 대한 열망을 활짝 꽃피우지 못하고 물러나지만 제게 주어진 시대의 역사의 사명 잊지 않겠습니다. 어떤 가시밭길이라고 해도 온 몸 던져 계속 그 길을 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저와 함께 해주신 캠프 동료들, 직장까지 휴직하고 학교까지 쉬면서 저를 위해 헌신해주신 자원봉사자 여러분,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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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