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한 신규간호사가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아산병원 내과계 중환자실에 근무했던 박모간호사는 설연휴첫날인 지난 2월15일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했다.
보건의료노조는 19일 성명을 통해 <폭발직전의 한국간호현실을 드러내주는 상징적 징표>라며 노동조건개선과 조직문화개선을 위한 전조직적 투쟁전개를 선포했다.
노조는 <지금까지 확인된 정황으로 보면 신규간호사 적응교육기간 받은 직무스트레스, 과도한 업무량과 긴노동시간, 실수에 의한 사고책임부담이 신규간호사를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몬 원인으로 판단된다.>며 <명확한 진상규명과 확고한 재발방지대책 마련, 유가족에 대한 사과, 자살사고 산재처리와 보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박모신규간호사는 저녁번(evening)근무를 오후1시에 출근해서 다음날새벽5시에 퇴근할 정도로 극심한 업무량에 시달렸고, 신규적응교육기간동안 출근하기를 힘들어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실수로 환자의 배액관(수술후 뱃속에 고이는 피나 채액을 빼내는 관)이 찢어지는 일이 발생하자 소송에 걸릴까 두려워 밤새 간호사실수에 관한 소송피해사례를 검색할 정도로 실수에 대한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는 무서움과 불안함도 컸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의 평균근속연수가 5.4년에 불과하고 신규간호사의 이직률이 33.9%에 이르는 현실은 연간 간호현장에 투입되는 2만여명 신규간호사들의 처지가 박모신규간호사와 다르지 않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며 <박모신규간호사의 죽음은 한국의 간호현실에서 폭박직전상황임을 드러내주는 상징적인 징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간호사들의 열악한 노동조건 획기적 개선 △신규간호사에 대한 적응교육기간 충분히 보장, 교육제도 획기적 개선 △업무시스템 획기적 개선 △간호사인권 획기적 보장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이번 서울아산병원 신규간호사 자살사고를 계기로 간호사 노동조건개선과 병원내조직문화개선을 위한 전조직적 운동을 선포하고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