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산하 속초의료원이 노조파업을 이유로 입원환자의 퇴원을 유도하고, 직장폐쇄조치를 단행하는 등 파행운영이 이뤄지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속초의료원은 지난 7월30일오전9시를 기해 31병동, 71병동, 물리치료실 전체를 대상으로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이번 직장폐쇄조치는 지난 22일부터 의료원노조가 전면파업을 돌입한 것에 따른 대응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특히 지난 22일부터 9일간 시한부파업에 돌입한 보건의료노조 속초의료원지부가 31일부터 현장으로 복귀하겠다고 밝힌 당일에 직장폐쇄조치를 취했다.
속초의료원지부는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현장에 복귀해 속초, 고성, 양양지역 주민들에게 양질의 공공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7월31일 오후2시부터 8월1일까지 노사간 쟁점해결과 원만한 타결을 위해 집중교섭에 나설 것 △최문순도지사는 속초의료원 교섭타결과 공공적 발전방안마련을 위한 공식면담에 나설 것 등을 제안했다.
함준식속초의료원지부장은 기자회견에서 <노조탄압 중단과 속초의료원 정상화를 위해 9일동안 진행한 1차파업을 잠시 접고 속초지역주민들이 공공의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내일부터 현장으로 돌아간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은 직장폐쇄를 단행하고 속초의료원문제를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속초의료원지부는 △노사합의파기 철회 △최저임금수준에도 못미치는 임금수준 개선 △신축 이후 환자증가와 병상증가에 따른 인력충원 △비정규직 정규직화 △규정에 따른 승진 보장 △단체협약 존중과 성실한 이행 △공공적 발전 대안마련 등을 요구하며 지난 22일부터 9일간 시한부파업을 전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속초의료원 직장폐쇄에 대해 30일 성명을 내고 <속초의료원 정상화를 팽개치고 민주노조를 파괴하려는 의도를 명백히 드러낸 것>이라며 <속초의료원을 휴업과 폐업으로 내몰아 제2의 진주의료원사태를 만들기 위한 조치>라고 규정하고, <공격적·불법적 직장폐쇄를 즉각 철회하고, 현안문제 해결과 속초의료원의 공공적 발전방안 마련을 위한 집중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속초의료원지부는 9일간 파업기간동안 현안타결과 속초의료원 정상화를 위해 성실한 교섭과 대화를 촉구했지만 속초의료원장은 일체 대화와 교섭을 중단한 채 강제로 환자를 퇴원시키고 직장폐쇄 조치와 휴업을 단행하겠다고 협박하면서 노사관계를 파국을 몰아갔다.>며 <속초의료원 직장폐쇄는 파업종료 및 업무복귀를 예고한 상태에서 전격적으로 단행됨으로써 노조파괴를 노린 공격적·불법적 직장폐쇄>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노동청이 속초의료원지부가 2차전면파업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에 속초의료원 직장폐쇄신고를 수리했다고 주장하지만, 직장폐쇄는 노동조합이 쟁의행위를 개시한 때에만 방어적으로 할 수 있을 뿐, 파업을 하기도전에 직장폐쇄를 할 경우 명백한 불법>이라며 <노동청은 신고수리를 철회하고, 노사합의 파기, 단체협약 위반, 최저임금법 위반 등 속초의료원의 불법부당노동행위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이번 속초의료원지부의 직장폐쇄조치는 진주의료원폐업사태와 유사하다.
속초의료원지부에 따르면 경영진이 져야할 적자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돌리며 직원 정리해고, 임금체계 개편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저임금법을 위반하며 6년간 기본급 동결, 4년간 임금동결하면서도 직원의 임금이 많아 경영이 어려운 것처럼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속초시민연대는 지난 29일 기자회견에서 <2013년도 진료인원은 16만3973명으로 2012년 13만5131명 대비 21.3% 증가됐고, 병상가동율은 2012년 66%에서 2013년 78%로 12%나 증가했다. 의료수익도 2012년 95억6700만원 대비 27억8600만원 증가된 123억5400만원이었다.>며 <2012년 시설현대화사업 이후 의업수지비율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음에도 병원측은 공공성이 아니라 수익성에 매달려 지역주민의 의료비부담과 직원들의 고통분담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노사분쟁 전문노무사가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도 없는 상태에서 일방적인 정리해고를 통보하고, 노조파업을 유도하면서 불법적인 직장폐쇄까지 단행함으로써 노사관계를 파국으로 내몰고 있는 악질노무사를 당장 계약해지할 것>을 요구했다.
김진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