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에서 농성중인 <세월>호참사 유가족들과 장애인, 빈민, 케이블방송비정규직노동자들은 5일오전11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방남을 앞둔 프란치스코교황에게 <이땅에서 지금 받고 있는 고통에 먼저 귀기울여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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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교황께 드리는 편지>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의 상을 닮아 한명한명이 더없이 소중했던 우리의 자식, 부모, 형제와 자매를 잃었다.>며 <인간이 세운 이 나라에서는 진상을 덮으려하고 우리에게 침묵을 종용하는 자들이 권력을 잡고 있다. 교황 성하. 하느님 당신의 나라에서 이뤄질 정의로 우리의 궁핍한 처지를 돌봐달라.>고 밝혔다.

 

또 <우리중 일부는 장애가 있고 한명씩 한명씩 죽어가고 있다.>며 <장애인에게 등급을 매기는 저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더 큰 등급을, 비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또다른 등급을 매기는 자들>이라고 지적하고, <저들에게 끊임없이 주었던 그리스도의 실천적인 사랑을 가르쳐달라.>고 했다.

 

이어 <광화문의 높은 빌딩에서 자리를 잡은 투기자본과 대기업의 탐욕은 식구를 먹여 살리는 가장이거나 자립을 이제 막 시작한 여성노동자이거나 가리지 않고 집어삼키고 있다.>면서 <케이블방송과 인터넷을 송출, 수리하는 노동자들이 한창 일해야할 일손을 놓고 뙤약볕아래 거리로 나와 노숙을 하고 있다.>고 전하고, <희망이 들어설 틈이 없어 절망하고 있는 우리에게 손을 내밀어 거리에서 함께 하는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밝혔다.

 

계속해서 <성하께서 집전하시는 미사를 치장한다는 이유로 저들이 우리를 광장에서 쓸어내는 일이 없도록 기도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경찰은 프란치스코교황이 집전하는 시복미사가 16일 예정된 광화문광장과 시청광장일대 등 4.5km 방호벽을 설치한다고 밝혀, 교황이 광화문에서 시위중인 세월호가족들이나 일반시위자들과 접촉하는 것을 원천차단하기 위해 방호벽을 설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 등 논란이 일고 있다.

 

김진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