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로 생때같은 아이들을 떠나보내야만 했던 유가족들이 진상규명을 위해 나섰다.

 

<세월>호가족대책위(<세월>호참사희생자실종자생존자가족대책위원회)는 2일11시 국회앞에서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제정을 위한 국회서명진행 및 <세월>호가족전국순회버스>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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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족대책위 김형기수석부위원장은 <2학년9반 김해화아버지>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세월>호참사가 발생한지 78일,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실종자가 11명이다. 모두 돌아오도록 마음 써주시기를 바란다.>며 차분하게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오늘 우리는 4.16특별법 제정을 위해 기자회견자리에 섰다. 전국을 순회하며 국민들을 만나 특별법내용과 필요성을 알리는 대장정시작의 장을 알리려한다.>며 <현재 진도 팽목항과 창원에서 기자회견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바로 출발해 오늘부터 12일까지 전국을 돌아 서울에서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세월>호참사에 대해 <아직 우리는 우리 아이들이 죽은 이유를 알지 못한다. 왜 구조되지 못했는지, 전원구조됐다는 오보가 나왔는지, 책임자가 누구인지조차 알지 못한다. 이것들을 밝혀내야 자식에게 빚을 갚을 수 있다. 우리는 이런 것들을 밝혀야 상처난 마음으로라도 살아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16이전과 이후가 같아서는 안된다.>며 <다시는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대구지하철, 세월호가 사랑하는 가족, 친구, 연인을 빼앗지 않도록 국민여러분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세월호참사가 도대체 어떻게 시작됐으며 왜 이런 결과에까지 이르게 됐는지 우리는 묻고 또 물을 수밖에 없습니다>라며 <밥을 먹다가도, 현관문을 열다가도, 빨래를 널다가도, 마주해야하는 아이의 빈자리에 물음표가 가득 차올라 다른 기억들을 떠올릴 수가 없습니다.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한다는 우리의 외침은 잃어버린 시간을 돌려달라는 절규입니다. 누구도 우리와 같은 고통에 빠지지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기도입니다>라고 외쳤다.

 

대책위는 국회의원들이 진실을 밝히는데 동참할 것을 호소하며 △성실하게 국정조사에 임할 것 △4.16특별법제정에 나설 것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오늘부터 진주 팽목항, 창원, 제주·속초에서 동시에 출발, 전국각지를 돌며 특별법제정을 요구하는 대국민서명에 대해 알리고 오는 12일 서울에서 집결할 예정이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안전사회건설을 위해 국회는 책임을 다하라
– 성실한 국정조사와 특별법제정을 촉구한다

 

한달여전, 우리는 이 자리에 있었습니다. 김기춘청와대비서실장을 증인으로 채택해야한다는 상식을 국회가 인정하는데에 3일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기관보고 일정을 정하는데에는 3주가까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정한 기관보고일정과 장소는 결국 여당의 고집으로 무시되었습니다. 그렇게 정한 국정조사에서 국회의원들은 졸거나 저 하고 싶은 말만 하거나 엉뚱한 소리를 하거나 심지어 방청하는 가족들을 모욕하기도했습니다. 이러자고 한 달 전 국회에 왔던 것이 아닙니다.

 

세월호참사가 도대체 어떻게 시작됐으며 왜 이런 결과에까지 이르게 됐는지 우리는 묻고 또 물을 수밖에 없습니다. 왜 정부는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하지 않았는가. 왜 해경을 비롯한 구조인력들은 아이들을 구조하지않았는가. 가슴에 구멍을 뚫었던 전원구조오보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할 수 있었던 규제와 안전점검이 어떻게 한결같이 완화되거나 무시되었나. 이 모든 것이 당연한 것이었다면, 수학여행을 보내며 평범한 작별인사를 했던 우리들이 잘못이었단 말인가.

 

밥을 먹다가도, 현관문을 열다가도, 빨래를 널다가도, 마주해야하는 아이의 빈자리에 물음표가 가득 차올라 다른 기억들을 떠올릴 수가 없습니다.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한다는 우리의 외침은 잃어버린 시간을 돌려달라는 절규입니다. 누구도 우리와 같은 고통에 빠지지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기도입니다. 침몰사고당일부터 지금까지 우리를 위로하고 응원하며 함께 했던 모든 국민들도 진상규명을 원하고 있습니다.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생겨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마지막 하나의 물음표까지 버리지않고 진실을 밝히는 길을 갈 것입니다.

 

우리는 국회의원들에게 진실을 밝히는 길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기위해 이 자리에 다시 섰습니다. 국민의 이름으로 진상규명과 안전사회건설을 위한 책임을 다하라고 호통을 치기 위해 왔습니다. 국회는 두가지 약속을 해야합니다. 첫째, 성실하게 국정조사에 임할 것. 국정조사는 참사에 관련된 기관과 책임자들이 어떤 잘못을 했는지 밝히는 준엄한 자리가 되어야합니다. 빤한 질문과 빤한 대답으로 일관하는 자리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더욱 큰 책임감으로 국정조사에 임해야할 것입니다. 둘째, 4.16 특별법제정에 나설 것. 국정조사특위의 몇몇 국회의원들만이 아니라 국회의원 모두가 철저한 진상규명에 힘을 모아야합니다. 자료제출을 거부하며 버티는 청와대앞에서 무력한 국정조사로는 부족합니다. 가족과 국민이 참여하는 조사,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인 기구의 설치로 성역없는 조사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특별법을 제정해 세월호참사이후 안전사회로 나아가기위해 무엇이 어떻게 달라져야할지 밝혀야합니다.

 

우리는 앉아서 기다리기만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듣고 우리 곁을 떠나야 했던 아이들의 목소리가 되어 국민들을 만나러 갈 것입니다. 오늘 진도에서, 창원에서 전국을 순회하는 세월호가족버스가 출발합니다. 천 개의 바람이 된 세월호희생자들을 기억하는 천만인의 서명을 받을 것입니다. 우리 가족들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입니다. 진실을 향해 아무것도 묻지않는다면 아무것도 달라질 수 없습니다.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참사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우리의 발걸음은 무겁고 힘겹지만, 멈출 수는 없습니다.

 

2014년 7월 2일
세워호참사 희생자 실종자 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

 

 

유하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