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사내하청비정규직노동자들이 〈모든 사내하청노동자 정규직화! 정몽구 구속!〉을 요구하며 국가인권위옥상광고탑에서 목숨건 고공농성을 54일째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월25일부터 1주일간 물과 음식 공급이 중단돼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는 28일 국가인권위에 긴급구제를 신청했으나 인권위를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노동계를 비롯해 각계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6월11일 국가인권위옥상전광판에서 △기아자동차 모든 사내하청노동자 즉각적인 정규직화 △불법파견현행범 정몽구회장 구속을 요구하며 무기한 고공농성에 돌입한 기아자동차지부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 최정명, 한규협 비정규직노동자는 지난 7월25일 점심부터 음식공급이 중단됐다.


인권위옥상의 광고판관리업체인 <명보애드넷>은 법원의 가처분결정을 근거로 식사와 생필품 전달을 직계가족으로 한정했으며, 이를 증빙하는 서류와 신분증도 요구했다.


이에 노조는 28일 <아사직전의 농성자들을 광고업체의 잔인한 횡포로부터 긴급구제해 달라>며 국가인권위에 긴급구제를 신청했지만 인권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인권위조사관은 <긴급구제를 기각한 것이 아니라 긴급구제조사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결정하지 않은 것>이라며 <식사자체를 금지한 것이 아니라 식사를 전달하는 사람에 대한 제한이기에 여러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폭염에 농성자들이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구차한 변명으로 보여진다.


31일, 여곡절 끝에 7일만에 식사가 공급됐지만 인권위에서 긴급구제가 받아들이지 않아 또다시 <강제단식>이 우려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식수와 생필품이 올라가지 못해 농성자들이 탈수증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대책위는 물과 식사 반입을 막은 것에 대해 <잔인한 횡포>라며 <치졸한 보복으로 농성자들을 굶기고 탄압하는 것이라면 이는 명백한 살인미수, 반인권적 흉악범죄에 해당한다.>고 맹비난했다.


최종원상황실장은 <두 농성자의 아이들이 5살, 7살, 12살인데 직계가족이 식사를 올리려면 육아와 생계를 포기하고 농성장아래에 종일 있어야 한다. 친척도 마찬가지다.>라면서 <불가능한 것을 주장하는 것은 식사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인권위는 이것이 가능한 선택지라고 보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김진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