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문화방송)노조가 5일에 이어 6일 서울 여의도 MBC사옥앞에서 재차 기자회견을 열어 “사측이 직원과 그 가족, 외부인들까지 불법사찰한 것을 사실상 시인했다”며 불법사찰증거인멸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기자회견문에서 “사측이 5일 저녁 사내게시판에 노조가 문제삼은 불법사찰프로그램의 운용을 잠정중단하고 해당프로그램을 일괄적으로 삭제할 것이라고 밝혔다”며 “불법을 저지르고도 불법이 아니라고 우기다 뒤늦게 진실을 깨닫자 슬그머니 발을 빼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 “당신들이 저지른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회사 서버를 훼손하는 행위는 증거인멸”이라며 “또다른 범죄를 추가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전날인 5일에도 기자회견을 열어 170일에 걸친 파업을 잠정중단한 이후 50일간 사측이 노조원들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탄압을 벌여왔다고 밝혔다. 사측이 보도국과 시사제작국을 중심으로 고화질CCTV를 설치해 사원들의 동태를 감시하려 했다는 것과 함께, 해킹방지프로그램인 ‘트로이컷’에 내부사찰기능을 추가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에 노조는 사측의 불법행위에 대해 검찰이 즉각 수사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이날 오후 서울남부지검에 통신비밀보호법위반 등의 혐의로 김재철사장을 포함한 사측간부 6명에 대해 고소장을 접수했다.

 

MBC노조는 조합원들에게 10일 하루 휴가를 내고 MBC본사1층 로비에 집결하도록 공지를 한 상태이며, 이번 연가투쟁을 시작으로 투쟁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강주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