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밤 원청의 무리한 작업강행지시로 말미암아 경남 거제 한화오션조선소 32m 높이에서 작업하던 하청노동자가 떨어져 숨졌다.

11일 한겨레가 전국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를 통해 확보한 원청 한화오션 관리자와 하청업체 관리자가 주고받은 메시지를 공개했다.

사고당일 18시24분께 하청업체관리자가 작업현장사진을 대화방에 올리자 한화오션측은 <이렇게 두고 퇴근한 건가요?>라고 되물었다. 원청의 질문에 하청노동자들이 현장으로 돌아와 야간작업을 한 것으로 지회는 보고있다.

지회관계자는 하청업체현장소장이 사고위험성을 경고했는데, 한화오션이 하청업체대표에게 지시해 작업을 강행시켰다고 지적했다.

이후 21시39분에는 하청업체측에서 <토요일도 22시까지 작업시키고, 제발 조율해주세요>라고 항의했지만 원청측은 <해상크레인 부하가 많이 걸려 있다>며 <마무리 요청드린다>고 작업강행을 요구했다.

이어 하청업체측이 <이런 얘기 듣자고 하는 얘기 아닙니다. 야간작업 하다 사고 나면 누가 책임지죠>라고 재차 항의하자 원청측은 9시51분께 <내일 이런 얘기는 만나서 하시죠>라고 답하는 것으로 대화가 끝났다.

7분뒤 하청노동자 1명이 32m 높이에서 작업하다 떨어져 숨졌다.

지회는 위험작업중지요청이 있었는데도 한화오션이 거부하고 강제로 업무를 지시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규탄했다.

아울러 사고현장사진을 공개하며 한화오션이 야간에 작업을 강행하면서도, 추락방지를 위한 시설물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사진을 보면 망은 안전난간옆면에만 설치돼있고 발판아래에는 없었다. 지회는 추락사한 노동자가 작업발판과 안전난간 사이 틈으로 떨어져 숨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화오션은 지난해와 올해 2월 진행된 노동부의 산업안전보건특별감독에서 <추락예방조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적발된 건수가 각각 120건, 135건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