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0시부터 오전6시 심야시간대의 집회·시위를 전면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소음기준이나 측정방식도 강화하고 <불법>집회가 예상될 경우 현장에 형사팀도 배치한다. 이는 법원이 심야노숙집회와 출퇴근시간집회를 가능하면 보장하려는 것과 상반되는 조치다.
21일 경찰청은 대규모 <불법>집회·시위로 예상되는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며 강경대응방침이 담긴 <집회·시위 문화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7월 집회·시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단속실효성을 확보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우선 0시부터 6시까지 집회·시위를 전면금지하고 출퇴근시간에도 집회를 제한하도록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을 추진한다.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로 돼 있는 집회금지시간을 심야로 못박고 출퇴근시간이나 행진경로 등 집회·시위를 제한하는 판단기준도 구체화한다는 의미다. 경찰은 <입법공백을 해소하고 심야시간대에 국민 평온을 보장해야 한다>며 심야시간 집회·시위 전면금지이유를 밝혔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이같은 조치가 국민의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며 반발해나섰다.
먼저 <경찰이 집회와 시위를 범죄시하고, 처벌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할 대상으로만 여기고 있다>며 <경찰은 국민의 평온을 위해 심야 집회·시위금지방침을 세웠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정권의 평온을 위해 국민의 비판을 단속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또 <지난 2009년 심야 집회·시위금지가 헌법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결정이 내려졌다>며 경찰은 스스로를 헌법재판소로 착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헌법이 금지하는 집회 허가제를 운영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