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현무미사일낙탄사고와 관련해 군당국은 당초 ‘미사일이 군 부대 안 골프장에 떨어졌다’고 밝혔지만, 확인 결과 탄두가 골프장 잔디지역에 먼저 떨어지고 뒤이어 추진체 파편이 유류저장시설에 추락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현장조사에 나선 국회 국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자칫 더 큰 피해로 이어질 뻔했다며 <군의 사고 은폐·축소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질타했다. 그러자 국방부 측은 <근거 없고 부적절한 주장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사고 발생 8일 만에 12일 오후 3시 현무-2C 미사일 낙탄 피해부대인 공군18전투비행단 현장이 국회 국방위 소속 민주당 김병주·김영배·송옥주 의원과 언론 취재진 등에 처음 공개됐다.

이현철여단장은 <4일 23시 정각에 현무 미사일을 바닷가 쪽으로 발사했다. 초기 10초 정도는 정상 비행을 했다. 그 이후 다시 선회를 하면서 비정상 비행이 시작됐다>며 <기지 안쪽으로 비행을 해서 30초 정도 후에 낙탄된 것을 확인했다>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현무-2 비정상 낙탄 후 사격을 중지하고 후속조치를 취한 뒤 합참(합동참보본부)으로 상황을 보고했고, 현장에 있던 미사일 사령관은 부대 내 낙탄 현장에 가서 조치를 취했다>면서 <23시 40분경 합참과 사령관이 전화통화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5분 뒤인 45분쯤 사격을 재개하라는 지시를 사령관으로부터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병주의원은 <주민들, 경찰, 강릉시에도 알려주지 않아 10시간 30분 동안이나 (주민들은) 공포 속에서 살았다>고 질타했다.

육군대장 출신인 국방위간사김병주의원은 <탄두와 추진체가 떨어진 곳에서 불과 200∼300미터 내에 막사 등이 있어 병사와 강릉시민들이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었다>며 <당시 비가 내려 유류저장시설에 불이 안 붙은 게 그나마 천만다행이었다. 사고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국방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영배의원은 <이런 문제가 있는데도 합참은 유류저장시설 이야기는 쏙 빼고 <골프장 페어웨이(잔디지역)에 떨어져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다 이게 바로 은폐·축소다. 그래서 현장을 안 보여준 것 아니냐>라며 <합참과 국방부에서 명확하게 국민에 (사고와 관련해) 보고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현장조사에선 민주당 의원들의 방문을 막은 다음 날 일반인에게 골프장을 개방한 사실도 질타의 대상에 올랐다.

김병주의원은 <7일 현장 확인을 하러 왔을 때 국방위원인 우리에게 골프장 개방을 못해준다고 막아섰는데, 다음 날인 8일 일반인들에게 골프장을 개방하면서 운영을 재개했다>며 <차라리 국방부에 출입조치를 하지 말고 골프치러 간다고 할 걸 그랬다. 이 문제에 대해 책임을 끝까지 물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