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51일간 파업을 벌인 하청노조를 상대로 5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헌법상 노조를 대상으로 한 기업의 손배소송은 노동3권을 침해한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9일 열린 이사회에서 하청노조인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를 상대로 손배 소송을 제기하는 안을 보고한것으로 밝혀졌다.
손배 소송의 청구 금액은 대략 500억원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노조 파업에 따라 8000억원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해왔다.
노조에 대한 기업의 손배 소송은 노동자들을 위축시키고 노조 탄압 수단으로 악용된다. 손배 가압류 문제를 제기해온 시민단체 손잡고는 이날 성명을 내고 <500억원은 노동자에 대한 손배 가압류 역사상 개인 노동자들에게 청구하는 가장 큰 금액>이라며 <하청노동자들이 삭감된 임금의 회복을 요구한 일이 최고금액을 청구받을 정도의 엄청난 문제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대우조선해양이 이번 손배소를 강행한다면 대한민국을 넘어 국제적 수치로 남을 것>이라며 <윤석열정부는 대우조선해양의 손배소를 즉각 멈춰야 한다>고 했다.
민주노총경남본부도 입장을 내고 <대우조선해양의 500억원 손배 소송 제기는 비정규직 노동자 노동 기본권·생존권 말살책>이라며 <투쟁과정에서 어떠한 책임있는 역할도 하지 않은 대우조선해양이 이제와 손배소를 들이미는 행위는 할 말을 잃게 한다>고 했다.
노조는 조선업이 불황이던 지난 5년간 삭감된 임금의 원상 회복(30% 인상)을 주장하며 지난 6월2일 파업에 돌입했다. 다단계 하청 구조에서 20·30년 연차의 숙련된 노동자도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고 고용 불안에 시달렸다.
노조와 하청업체들은 지난달 22일 임금 4.5% 인상 등에 합의했지만 손배 책임 면제 여부는 합의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