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확산하는 가운데 연료비를 비롯한 생활물가폭등에 분노한 민심이 아시아의 스리랑카에 이어 중남미의 에콰도르, 페루, 파나마에서 반정부시위와 파업으로 분출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은 파나마에서 2배가까이 치솟은 연료가격에 분노한 시민 수천명이 정부에 대한 항의시위를 일주일 넘게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위대의 요구가 거세지자 라우렌티노코르티소파나마대통령은 오는 15일부터 개인용 차량에 대한 휘발유가격을 갤런(약 3.8ℓ)당 3.95달러(약 5170원)로 낮추고 소고기와 파스타, 채소를 포함한 10가지 생필품가격에 상한제를 두겠다고 발표했지만 시위대의 분노를 잠재우긴 역부족인 상황이다. 민중들은 휘발유 가격을 3달러아래로 더 낮춰야 한다며 시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

에콰도르와 페루에서도 꺾일줄 모르는 연료비 상승에 분노한 시위대가 거리를 점거해나섰다.

에콰도르 최대 원주민단체는 지난달 13일 유가 인하와 영세농민 채무재조정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도로봉쇄파업을 시작했다. 시위가 격화되면서 민중들은 기예르모라소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고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시위는 정부와 시위대가 가까스로 연료비 일부인하 등 합의점을 찾으면서 지난달 말 18일만에 겨우 종료했다. 탄핵위기까지 몰렸던 라소대통령은 지난 5일 경제장관을 비롯해 보건, 교통, 고등교육부 장관을 줄줄이 교체했다.

페루에서는 화물노조의 집단파업으로 전국물류망이 마비됐다. 페루의 지난 6월 물가상승률은 24년만에 최고 수준인 8%대를 기록했다. 연료비 급등에 따른 대책을 요구해왔던 화물노조는 지난달 27일 파업에 돌입했고 페루정부는 29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지난달 전년대비 60.7%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한 아르헨티나에서도 치솟은 물가와 연료비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격렬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