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여의도국회의사당앞에서 5.18관련단체와 광주시민단체들이 지난달7일부터 국회앞에서 천막농성중인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를 지지하기 위해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은 1987년 6월항쟁이후 제기돼 지난 15대국회에서부터 여러차례 발의됐지만 그때마다 예산부족, <셀프법안> 등을 이유로 폐기됐다. 이번 국회에서는 우원식더불어민주당의원이 대표발의했다. 

기자회견참가자들은 <법안의 내용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민주유공자법, 나아가 민주주의과정을 깍아내리기 위한 헛소리가 나오고 있다>라며 <평생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다 죽음을 맞이한 가족들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고령의 몸을 이끌고 다시 거리로 나선 유가족들의 한서린 눈물을 하루 빨리 닦아줄수 있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민주유공자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한다”(전문)
한여름의 뜨거운 뙤약볕 아래 고령의 민족민주열사 유가족들이 다시 거리로 나선지 4개월이 지나고 있다.  

이 나라는 ‘국가보훈의 주요 영역인 독립·호국·민주가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애국의 세 기둥’이라고 하면서도 민주화를 위해 희생한 열사들을 외면하여, 다시금 민주 제단에 피붙이를 바친 유가족들이 추운 겨울을 거리에서 맞이하게 만들고 있다.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은 지난 15대 국회부터 지금까지 수십년간 발의되어 왔지만 입법화되지 못한 채 매번 폐기되고 말았다. 예산이 부족하다며, 민주화운동 세대 본인들을 위한 셀프법안이라며 어처구니없는 말로 핑계만 대고 있다.

이 모든 것은 법안의 내용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민주유공자법을, 나아가 우리나라 민주주의 과정을 깎아내리기 위한 헛소리에 불과하다. 이번 국회에서 우원식 의원이 발의한 민주유공자법은 사망 상이자 829명에 대하여 국가차원에서 예우를 하자는 내용이다.  

4·19 혁명은 1960년에 그치지 않았고, 5·18 민중항쟁도 1980년에 끝나지 않았다. 민주주의를 향한 열사들의 외침은 4·19, 5·18의 정신을 계승하고 후세대들에 이어져 이 땅의 민주화에 기여하고 있다.  

그렇기에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자신의 목숨마저 희생(당)한 민족민주열사들을 제대로 예우하는 것이 이 땅에 오래도록 이어온 민주주의 정신의 올바른 계승인 것이다. 

지난 7월,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찾은 야당의 대선후보는 “5·18정신을 헌법정신으로 희생자의 넋을 보편적인 헌법으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매년 많은 여․야 정치인들이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오월 열사들의 묘 앞에서 오월정신을 계승하겠다고 말하지만, 정작 5·18 진상규명과 오월 정신을 계승한 민족민주열사들은 외면하는 표리부동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 75.8%가 민주화운동을 국가와 사회를 위한 헌신, 보훈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  

국민의 대변자인 국회의원들은 더이상 자신의 책임을 방기하지 말라. 


벌써 많은 유가족들이 돌아가셨다.  

정부는 작년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故 이소선 선생,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故 박정기 선생 등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하였다. 너무 늦었다.  

어머니, 아버지들이 살아계셨을 때 <민주화운동 관련자>가 아닌 <민주유공자>로 제 이름을 찾아주었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평생을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다 죽음을 맞이한 가족들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고령의 몸을 이끌고 다시 거리로 나선 유가족들의 한 서린 눈물을 하루빨리 닦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국회는 더이상 유가족들의 외침을 외면하지 말고 올해 안에 민주유공자법을 제정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라. 


2021년  11월  3일  

 
5·18민주유공자유족회 /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 5·18구속부상자회 / 5·18기념재단 / 오월어머니집  / 광주진보연대 / 광주시민단체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