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후4시 정리해고에 맞서 투쟁한지 3000일이 된 코오롱노동자들이 과천코오롱본사앞에서 ‘승리결의대회’를 가졌다.
이들은 본사앞 천막농성도 1년째 진행하고 있다.
이날 연대단체회원들을 비롯한 노동자, 시민들이 함께 이들을 응원하고 승리하는 그날까지 연대를 계속해나갈 것임을 결의했다.
대회장에 내걸린 대형현수막에는 코오롱정리해고노동자 16명의 이름이 적혔다. ‘이상진, 황인수, 김만수, 성치만, 정원철, 이옥순, 원동명, 전기철, 송진만, 김상현, 최일배, 김혜란, 이경희, 故장고훈, 김창모, 김경옥’이 바로 그들이다.
장고훈조합원은 ‘생계투쟁’으로 대리운전을 하며 투쟁을 계속해오다 얼마전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실이 알려져 참가자들은 안타까움을 전했다.
민주노총 양성윤임시비상대책위원장은 “어려운 조건속에서 이어온 3000일이라는 시간은 헛되지 않다”며 “특히 생계를 유지하며 투쟁하다 아깝게 불의의 사고로 지난 3일 운명을 달리한 고 장고훈동지의 영면을 기원한다”고 격려했다.
이어 “오늘 아침 현대제철에서도 5명의 노동자가 또 희생됐는데 자본은 사내유보금을 자본금의 5배나 쌓아놓고도 노동자들 안전에는 돈을 쓰지 않는다”며 “코오롱동지들이 3000일 간 투쟁하면서, 1년간 이자리에서 농성을 하면서 정말 고생 많았는데, 민주노총이 그고생이 헛되지 않도록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승리투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최일배코오롱정투위위원장은 “코오롱앞에 서니 이렇게 소개하겠다. 코오롱노동조합 10대위원장이다. 이현수막에 적힌 이름을 보니 돌아가신 동지가 더 생각난다“며 “아무리 공문을 보내 대화를 요구해도 코오롱자본은 묵살했다. 코오롱이 가처분을 신청해서 그게 어제 판결이 났다. 또 벌금을 수천만원 내야 할 판”이라고 격분했다.
이어 “저들은 돈으로 우리를 기죽이려고 한다. 묻지마 연행으로 우리사기를 떨어뜨리려 한다. 벌금과 연행이 두려워 우리코오롱투쟁을 그만둬야 하는가”라며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면담이 안된다. 이제부터는 우리식으로 면담투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정투위해고자들을 비롯 연대단체회원들이 코오롱건물 왼쪽으로 돌아들어가 출입구로 향했고 이내 쇠자바라를 뜯어내고 유리를 깬 후 안으로 진입했으나 중무장 경찰병력이 입구를 봉쇄했다.
한편 코오롱공대위는 ‘안티코오롱불매원정대’를 구성해 산을 등반하며 아웃도어애호가들에게 코오롱불매운동을 호소하기로 했다.
11일 관악산등반을 시작으로 북한산·도봉산·청계산·남산 등 수도권산들을 오르고 향후 원정대등반을 지역으로 확대한다.
코오롱해고노동자 김혜란조합원은 투쟁호소문을 낭독하며 “코오롱은 정리해고기업”이라며 코오롱스포츠를 사지 말아달라고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나영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