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케스트 ‘메이데이’에서는 권영길민주노총초대위원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메이데이’는 진보노동뉴스의 자매방송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노동운동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방송이다.

 

 


 최근 근황과 나살림(권영길과 나아지는 살림살이)  소개 부탁드립니다.

 

지금 인터뷰하고 있는 이 장소가 창원대학교 연구실이다. 현재는 사회과학대학에 소속돼서 1주일에 3시간씩 강의를 하고 있다. 올 초부터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1학기때는 현대사회학특강을 했고, 2학기에는 교양부에 문화와 사회를 강의하고 있다. 창원대학교 초빙교수로 1주일에 몇시간씩 할애를 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직을 그만두겠다고 생각했을 때부터 구상했던 것이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더 오래전부터라 할 수 있습니다. 약칭 ‘평평통’이라고 불렀는데, 평등 평화 통일의 길을 걸어가는 운동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국민운동체성격의 사단법인을 만들고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평평통’이라고 하니까 아직도 운동권적 냄새가 나는 수준에서 있느냐며 많은 분들이 반대를 해서 ‘평평통’ 이름을 바꿔 자문도 구하고 의견을 들어 ‘권영길과 나아지는 살림살이’ 약칭 ‘나살림’ 사단법인을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1997년 외쳐왔던 보편적 복지운동입니다. 평화체제 평화협정을 만드는 운동, 통일운동도 함께 하는 운동을 준비해왔었고 본격적으로 그 길에 나서게 됐습니다.

 

정계은퇴를 선언했지만 진짜 정치는 지금부터 하시는 것이라고 보입니다.

 

정계은퇴라고 언론에서 많이 보도됐는데 사실은 정계은퇴로 이야기하는 것조차 맞지 않는 겁니다. 보수정치인들이 흔히 정계은퇴 한다 하는데, 정치라는 것이 과연 뭘까 하는 의미를 되새겨봐야 하는 것입니다. ‘나살림’ 출범식에서 이 운동을 정당의 틀에서 전개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당정치활동은 일단 마감은 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정치라는 것이 꼭 정당의 틀에서만 해야 하는 것이냐 하는 뜻이 내포돼 있습니다. 어쨌든 정당의 틀에서 활동하지 않겠다고 했더니 언론에서는 권영길정계은퇴로 보도를 했었습니다. 제도정치는 청산했으니까 그렇게도 볼 수 있습니다. 또 현재의 진보정당은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이야기했더니 그 부분도 제도언론이 강조를 해서 ‘권영길이 진보정당에 사망선고 내렸다’고 보도했는데 그것도 다른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당정치의 틀에서 운동을 전개하지 않고 국민운동체적 성격으로 새로운 사회운동체성격으로 보편적 복지건설운동, 평화체제확립운동, 통일운동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민주노총건설, 96~97년 노개투총파업(노동법개악저지투쟁총파업)을 직접 이끄셨는데 민주노총위원장시절 활동을 개괄적으로 설명해주십시오.

 

활동을 말하기전에 참으로 가슴아픈 과정을 현재 겪고 있습니다. 이번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신승철위원장이 대회사를 하면서 민주노총설립신고증을 찢어버리겠다고 하면서 찢지 않았습니까? 참가한 수많은 노동자들에게도 ‘찢어버립시다’ 호소도 하고 요구도 했었고 나도 민주노총설립신고증을 찢어버렸습니다.

지금 박근혜정부가 들어서서 노동조합을 말살하고 있습니다. 노동기본권조차도 허용하지 않고 빼앗고 있습니다. 전교조와 공무원노조를 통해서 우리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노동기본권이라는 것은 노동3권 즉, 인권입니다. 사람사는 세상에서 가장 기본된 것입니다. 단순히 노동자들이 누려야 될, 노동자들이 가져야 될 권리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자주적으로 민주적으로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 있는 권리, 그 민주노조가 교섭할 수 있는 교섭권, 교섭을 하면서 불일치되는 상황에 처했을 때 쟁의할 수 있는 쟁의권. 이 권리는 천부적 권리와 같은 것입니다. 이 노동3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노동자를 사람으로서 인정하지 않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이건 용납할 수 있겠는가? 신승철위원장이 이런 박근혜정부아래서 인간을 부정하는 용납할 수 없다, 찢어버리자, 찢어버리고 민주노총은 법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가슴속에 남아있겠다고 한 것입니다. 노동자들이 단결하고 진정한 모든 노동자들이 민주적으로 자주적으로 노동조합을 만들 수 있는 날을 만들고, 민주적으로 자주적인 노조를 운영하고 파업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찾아 민주노총이 다시 출발하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슴아팠습니다.

단순히 노동자들만을 위한 민주노총이 건설된 것이 아닙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건설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민주노총이 그 길을 제대로 걸어가지 못했습니다. 정규직노조중심으로 돼 버렸다는 비판도 받고 있고 비정규직문제를 제대로 안고 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나아가 민주노총이 정말로 전체노동자들을 위해서 얼마만큼 복무를 해왔고 앞으로 할 수 있겠느냐 그런 냉혹한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민주노총은 다시 출발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 길을 걸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노동조합이 무엇이라는 것을 민주노총조합원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이 깨닫고 민중진영전체도 깨달을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에 민주노총이 출범할때만 해도 이른바 법외노조 아니었습니까? 법내냐 법외냐 신경 쓸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법외노조라는 이야기가 오래간만에 튀어나왔는데요 법외노조라는 것은 김영삼정부때 당시 남재인노동부장관이 정부안에서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남장관이 ‘법외노조’라고 쓴 것은 한걸음 진전한 것이었습니다. 그때는 ‘불법노조’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우리 스스로 노동조합이 신고필증을 받고 법적지위를 누려야 하지만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때 이야기한 것은 모든 노동자들이 민주적으로, 자주적으로 노조를 결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즉, 정부가 노동조합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 스스로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면, 그것이 노동조합인 것입니다. 정부가 노동조합이냐 아니냐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하물며 허가증을 비슷하게 받는 것도 있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 법으로 규제돼 있다면 그 법은 악법이다. 우리는 악법을 깨뜨리겠다하는 것입니다. 악법을 깨뜨리는 투쟁이 바로 민주노총건설과정이었습니다. 그래서 한걸음 진전된, 꼭 쓴다면 ‘법외노조’라고 써야 한다고 노동부안에서 그렇게 한 것입니다.

‘법외노조’가 지금은 구태가 됐습니다. 박근혜정부의 노동정책뿐만 아니라 박근혜정부는 유신정권때로 돌아가버렸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 구체적인 증거가 법외노조라는 것을 사용하면서 그렇게 됐습니다. 아마 그분들은 ‘법외노조’탄생과정도 모를 것입니다.

 

최근 박근혜정권의 노동탄압이 이루 말할 수 없는데 후배들이 어떻게 대응하면 좋겠습니까?

 

개인의 노동자는 약합니다. 그래서 개인의 노동자가 어려운 조건에서 노동을 하고 착취당하고 노동조합이 열악하다 하더라도 그 개인으로 남아있으면 진정한 노동자가 아닙니다. 노동자는 약하기 때문에 단결하고 연대해야 합니다. 약하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투쟁을 통해서 국가가 법으로 약한 것을 보호하도록 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유럽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될 때 그 노동자는 강한 것입니다. 조직된 노동자는 강합니다. 그러나 개체의 노동자는 약합니다. 노동자들만의 연대에 그쳐서는 안됩니다. 노동자는 생산의 주체이자 역사발전의 주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을 움직이는 중심체가 노동자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노동조합은 총연맹체든 단일노조든 노동자들만의 이익을 누리는데 머문다면 노동조합이 아니고 노동자가 아닙니다. 민주노총이 가장 중요합니다. 민주노총이라고 부르면 첫번째의 주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또 민주노총이라고 부르면서 자부심을 가지라고 이야기하는데 민주노총으로서 가지는 자부심은 무엇입니까? 바로 잘못된 이 나라를 바로잡는 중심이기 때문입니다. 노동계급의 테두리에서 생각하든, 통일문제의 테두리에서 생각하든 민주노총은 이 잘못된 분단된 나라를 바로세우는 중심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로 민주노총의 자부심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고난의 길을 걸어갈 수밖에 없었고, 지나온 길이 험난한 길이었고 고난의 길이었습니다. 험난한 길을 걸으면서도 그것을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은 바로 노동자들이, 민주노총이 나라를 바로세우겠다, 노동자들이 사람대접받는 그런 나라를 만들겠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것을 생각하면 되는 것입니다. 다른 것 없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단결하고 연대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단결과 연대가 생명이고, 그 연대는 동지를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고 아끼고 그런 것입니다.

 

민주노총건설과정에서 두 개의 큰 과제가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나가 진보정당건설이었고 다른 하나가 산별노조건설이었습니다. 산별노조건설과정에서 전노협지역노조들이 많이 해산을 했습니다. 민주노총이 300인이상 정규직노동자를 조직하는 것에는 많은 성과를 거뒀고 그 과정에서 산별노조건설이 일정정도 진행됐습니다. 물론 산별노조건설이 완결된 분위기는 아니지만 민주노총 직선제와 연계해서 조직노선에 대한 문제가 다시금 나오고 있으며, 민주노총이 중소영세사업장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직하는 것에 관련해 아쉬움이 있습니다. 산별노조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지역노조를 해산하지 않고 산별노조를 우선적으로 강화하면서 부차적으로 지역노조도 함께 유지하는 방법이었다면 어땠을까요?

 

민주노총은 건설과정에서 중점적인 활동과 조직형태에 대해 논의를 했습니다. 민주노총은 3가지를 내걸었습니다. 3가지과제는 첫째는 조직적 과제인 산별노조건설, ‘산별노조건설하여 민주노총 강화하자’, 둘째는 정치적 과제인 노동자정치세력화, ‘노동자정치세력화 이룩하여 인간답게 살아보자’ 셋째는 투쟁적 과제인 사회개혁투쟁, 사회개혁투쟁은 노동조합의 영역을 어떤 테두리로 한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이 이 사회를 바꿔내는 바로잡는 주체라는 것입니다. 오늘 경제민주화이야기를 많이 이야기되고 있는데 경제민주화를 누가 이룩해야 하느냐 하면, 전체 민주노총조합원이 중심에 서야 하겠지만 가장 중심에 서는 것은 금융노동자들이 될 것이고, 언론의 민주화도 중요하다고 강조하는데 언론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해서 민주노총조합원들 전체가 언론민주화를 이루는 활동을 해야 할 것입니다. 보건의료노조는 국민건강권 확립을 위해서 활동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산별노조건설을 외치면서 솔직히 그때는 산별노조가 어떤 조직형태의 만병통치약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산별노조가 오늘날에 있어서는 실정에 맞는 산별노조건설을 더 깊이 토론하고 해야 할 필요성이 있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동의하는 입장입니다.

지역노조와 산별노조의 상호보완적 문제를 더 깊이 토론하고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었는데 너무 연맹체, 업종형태별의 산별에 너무 집중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운 점도 있지만 사실 그마저도 제대로 안되고 있습니다. 껍데기만의 산별노조라는 이야기도 있고, 실제적으로 산별노조가 이뤄지려면 법적,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하는데 없다보니 현재의 산별노조도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민주노총도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 독일노총이 국가운영의 가장 중요한 주체로 돼 있고, 노사정교섭이나 자본과의 교섭에서 제역할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합니다.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쟁취할 수밖에 없습니다. 산별노조를 강화하는 법과 제도를 권력과 자본이 순순히 마련해주겠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비정규직문제에 대해서 노조형태를 어떻게 강화시킬 것인가 대해 많은 논의가 있는데 건설적이고 긍정적인 논의가 되기를 바랍니다.

 

진보정당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는데 2000년에 민주노동당을 창당했고 승승장구했지만 분열이후로 관심이 멀어진 것 같습니다. 진보정당운동의 분열의 원인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하나로 모아나가야 하겠습니까?

 

저 자신을 포함해서 진보정당운동을 한 사람들은 국민들에게 정말 엎드려 빌어야 합니다. 흔히 보수정치꾼들이 ‘석고대죄’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석고대죄이상의 용서를 구해야 합니다. 특히 수많은 고통과 절망 속에서 삶의 의욕마저 잃은 노동자들에게 해야 합니다. 전체적으로는 국민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면 민주노총이 민주노동당을 건설하는 운동을 펼쳤고 1997년 대선을 거치고 2년을 준비해 2000년 민주노동당이 창당됐습니다. 마침내 민주노동당 10명의 의원이 탄생했고 국회에 들어가서 국민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민주노동당이 22%를 넘는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것은 기적과 같은 것입니다. 왜냐면 민주노동당 형태의 진보정당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보질 않았습니다. 97년대선 끝나고 나서 진보정당건설을 위해서 전국을 돌고 있을 때 사람들은 ‘안된다는 것이 증명되지 않았냐, 이땅에서는 진보정당 안된다’ 그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내손에 장을 지지라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매달 만원의 당비를 내는 사람이 만명이 될 때 창당선언하겠다고 했습니다. 흔히 우리가 기적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사실은 기적은 없는 것입니다. 8700명이 됐을 때 준비위를 띄웠고, 마침내 2000년 창당하고 아무도 믿지 않았던 22%의 지지를 넘어섰습니다. 노동자민중들만이 아니라 국민들이 정말로 희망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 희망을 꺾어버린 것이고, 빼앗아버린 것이고 짓밟아버렸습니다. 역사적 잘못을 우리가 저지른 것입니다. 우리 스스로가 잘못한 것입니다. 그 잘못에 대해서 우리가 먼저 빌어야 하는 것입니다. 국민들은 그 이후에 민주노동당 뿐만 아니라 진보정당에 대한 희망을 거의 접어버렸습니다. 흔히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먹을 것이 콩 한알밖에 없는데 그 콩알 심어서 콩이 많이 열리도록 하지 않고 그 콩을 서로 먹겠다고 쪼개고 있는 것입님다. 거기에서 진보정당에 대한 기대를 접고 있는 겁니다. 이 부분을 놓치고 있는 것입니다. 분열은 누가했는가? 우리가 한 것입니다. 물론 어느 나라든지 탄압은 있습니다.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진보정당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은 항상 있습니다. 탄압 때문에 그렇다는 것은 설명이 안됩니다. 우리에게 책임이 있고 분열했습니다. 뭐냐면 정파주의였습니다. 다른 게 아니라 정파패권주의였고 정파패권놀음이었습니다. 답은 정파패권주의 청산하고 정파패권놀음 청산하고 진정으로 열고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그거 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정말로 진보통합을 이뤄내는 것 외에는 다른 길이 없습니다.

저는 그것을 위해 마지막 몸부림도 쳤고, 통합진보당으로 통합될 때 반대했습니다. 통합진보당으로 가는 길이 막혀져 가는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진보정당에서 가장 생명은 노동중심의 진보정당입니다. 노동중심의 진보정당은 노동자가 세상을 만드는 주인이고 가장 중요한 것이 단결과 연대, 사랑이며 진보정당을 통해서 세상을 바꿔야 하는데 그것이 없어져가니 반대를 했던 것입니다.

 

최근 각당이 각개약진하는 방향을 설정한 것처럼 보여서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하지만 부정성만 있는 것이 아니라 최근 노동정치연대가 출범했고 권위원장님도 참석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시금 통합하고자 하는 움직임들이 기층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현재 저는 어떤 정당에도 속해있지 않습니다. 2011년 7월 진보대통합을 호소하면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새로운 진보정당이 단일정당이 탄생한다면 어떤 공직도 당직도 맡지 않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언론에서는 ‘권영길 불출마선언’이라고 보도를 했습니다. 진보대통합을 호소했다는 내용을 보도해달라고 부탁했지만 그 부분이 빠졌습니다.

우리가 막연하게 진보대통합을 말하면 안됩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우선적으로 통합을 하고 전체적으로 진보정치조직도 함께 해야 합니다. 막연하게 진보대통합이라고만 하면 대상이 막연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갈라졌던 두당이 통합을 하고, 두당뿐만 아니라 진보정치조직들이 함께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는 안됐고 통합진보당의 탄생의 길로만 갔습니다. 그래서 어떤 당에도 남지 않겠다며 당적을 정리했습니다. 그러나 노동중심의 새로운 진보정당이 탄생되어야 합니다. 11월2일 ‘노동·정치·연대’도 그런 의미에서 발족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노동·정치·연대’가 그 자체 정치조직으로 남겠다는 것이 아니라 흩어져있는 진보정당을 묶어내고 새로운 노동중심의 진보정당을 건설하는데 복무하겠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성원으로 참여하지는 않고 옆에서 조언도 하고 행사도 참여하고 살펴보고 있습니다.

 

11월 9~10일 민주노총이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습니다. 13일 전태일열사 43주기가 되는데 2013년 현시기 전태일정신은 무엇입니까?

 

전태일정신은 변할 수가 없습니다. 2013년의 전태일정신이나 1970년 11월13일의 전태일정신이 똑같습니다. 전태일정신은 인간선언입니다. 1970년 11월13일 22살의 청년이 평화시장앞에서 스스로 불살랐습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인간선언입니다. 그런데 지금 어떻습니까? 노동자가 사람으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권력이나 자본이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노동자를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삼성의 무노조가 왜 문제냐면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너희는 시키면 시키는대로 노예처럼 하라는 것인데, 모든 것을 걸고 싸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박근혜정권이 전교조와 공무원노조를 노조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법외노조냐 아니냐는 차원을 벗어나서 노동조합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전체 노동자의 문제고 전체 민주노총조합원에 대한 문제입니다.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에 대해 모든 것을 내걸고 싸워야 합니다. 전태일정신은 인간정신입니다. 87년노동자대투쟁때 노동해방, 인간해방을 내건거 아니겠습니까? 인간선언이고, 전태일동지는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했습니다. 전태일동지가 근기법을 준수하라고 외친 것은 법을 존중하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법이 종이조각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법으로 노조를 규정할 수 없습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하는 것은 노동자가 노동자의 세상을 만들어야겠다는 것입니다. 맨 마지막의 세마디,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는 것은 노동자들이여 단결하라 그것입니다. 평화시장에 있는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자기몸을 불살라 평화시장의 노동자들이여 한국의 노동자들이여 단결하라 정말 노동해방 선언하자는 것입니다. 전태일정신은 인간선언입니다.

 

전태일열사 43주기 즈음 삼성의 최종범동지가 자결로 또다시 전태일열사처럼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후배들에게 한말씀, 진보노동뉴스와 팟케스트 ‘메이데이’에 응원의 한말씀 해주십시오.

 

사람이 영혼이 없으면 살아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노동자가 돈 많이 받고 편하고, 환경도 좀 괜찮고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과연 그것이 행복한 노동자입니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살찐 돼지가 되지 말고, 어렵더라도 제대로 못먹더라도 내손으로 일해서 먹고사는, 영혼이 살아있는 노동자가 됐으면 좋겠고 그런 날이 오기를 갈망합니다.


진보노동뉴스도 그런 길에 복무를 해주길 바랍니다. 진보정당운동도 마찬가지고 노동운동도 그렇습니다. 국민마음을 얻어야 합니다. 우리위주로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우리기준으로, 민주노총기준으로 생각하지 말고 상대의 기준으로, 민주노총을 비판하는 사람들의 손가락질하고 매도하는 그 사람들의 이야기도 귀담아듣고 우리를 반성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끊임없이 반성하면서 새로운 길을 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진보노동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