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위해 죽음을 각오한 노동자들의 고공농성이 시작됐다


20141112_115357.jpg



케이블방송업체 씨앤앰(C&M)의 하청업체 해고노동자와 비정규직노동자들의 거리투쟁이 120여일째를 넘어가고 있는 가운데 노동자들이 프레스센터앞전광판에 올랐다.


12일 씨앤앰 외주업체소속 비정규직해고노동자 강성덕(35), 임정균(38)조합원은 20m높이의 서울 프레스센터광고판 위에 올라가 <비정규직 109명 대량해고 MBK와 씨앤앰이 책임져라!>는 현수막을 내걸며 고공농성의 시작을 알렸다.


이와 함께 희망연대노조 씨앤앰지부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날오전 9시 경고파업에 돌입했고, 오전11시30분에는 MBK사모펀드·씨앤앰 대출금융권 부당대출의혹에 대해 금유위원회 특별감사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20141112_115341.jpg



금융위원회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씨앤앰조합원들을 비롯해 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 참여연대노동사회위원회, 투기자본감시센터 등이 함께 했다.


기자회견에서 이종탁희망연대노조위원장은 <이제 마이크를 잡으면 화가 치솟다 못해 눈물이 나려고 한다>며 <파업투쟁 155일, 노숙농성 130여일을 기록하고 있지만 씨앤앰의 대주주인 MBK는 노동자에들에게 응답조차 하지 않으면서 외주업체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없다며, 외주업체에는 공문을 통해 계약해지를 하겠다는 망발을 일삼고, 외주업체들은 직장폐쇄를 단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길거리의 노동자들의 요구조건에는 무시와 외면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이어 고공농성에 대해 <이들의 요구는 분명하다. 원청 말을 안듣는다는 이유로 계약해지한 외주업체들이 선별해고한 109명 조합원들의 부당해고를 철회하고 MBK가 원직복직시키는 것과 외주중심의 구조조정기도를 중단하고 철회해야한다는 것이다. 이 2가지가 해결되지않으면 고공농성을 진행하는 노동자들은 땅을 밟지 않을 것이다>라며 <자본의 논리로 노동자들을 함부로 자를 수 있다는 논리를 깨부실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 이남신공동집행위원장은 <구조조정과 비정규직, 정리해고로 싸우는 노동자들은 예외없이 다 고공농성을 선택해왔다>며 <비통하다. 여기는 사대문이 지척이다. 이 길거리에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그들에게는 유령이었나? 결국 광고탑을 올라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부끄러운 우리나라의 치부이고 이것이 드러난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정부와 고용노동부의 역할에 대해 비판하면서 <주인없는 대한민국을 보는 것 같아 참담하다>면서 <간접고용 비정규직이라는 비인간적 현대판 노예제도를 뜯어고쳐야한다>고 외쳤다

.

투기자본감시센터 홍성준사무처장은 씨앤앰사태에 대해 <차입매수가 빚은 참사>라며 <자기돈도 아니고 자기회사도 아닌데 세치혀로 나불나불대서 돈 빌려서 거래하는 게 상식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MBK를 봉이김선달에 비유하면서 <21세기 대명천지에 이런 사기극이 한국 자본시장에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그런데 이런 일들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시중은행이고 국가기관이다. 사기에 돈을 빌려주고 이익을 나누고 있다. 여기서 더 큰 문제는 씨앤앰이 망하면 더불어 금융기관들이 다 부실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특별감사가 필요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만일 특별감사를 진행하지 않는다면 금융위원회의 직무유기다. 특별감사를 통해 MBK 김영주사장의 사기행각이 밝혀져야한다>며 <위험한 사기행각에 대해 노동자들이 싸울 때 정신을 차리고 특별감사를 통해 반드시 사기가 밝혀지고 노동자들이 현장으로 돌아가는 그런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씨앤앰비정규직지회 김영수지부장은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말이 있다. MBK는 직원 109명을 죽였다. 그 가족들은 전기와 가스가 끊기는 등 생활고에 허덕이고 있다. 경제적 살인도 살인이다. 109명은 MBK에 의해 살해당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살려달라고 고공농성을 하며 죽기를 각오했다>며 <기업의 가치는 고객과 노동자를 위해야 올라간다. 그런데 MBK는 이미지가 없다고 해서 씨앤앰이 망가져도 알바 아니라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 두명의 해고자가 내려오기 전까지 그들의 안전을 위해 우리는 이곳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씨앤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총파업으로 전면전을 선포하겠다>며 <우리들이 무사히 회사로 돌아가고 씨앤앰도 건강한 회사가 될 수 있게 도움을 주길 바란다. 더이상의 죽음이 없어야한다>고 말했다.


유하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