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검찰청이 정황증거만으로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서비스는 28일 성명을 내고 <구속영장청구이유서가 터무니없는 내용으로 가득하다>며 <이번 구속을 삼성의 전횡에 맞서는 모든 사람에 대한 선전포고>로 규정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에 따르면 천안센터 AS기사 이관호조합원은 지난 24일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있으니 수원지방법원으로 출두하라는 통지를 받았고, 결국 10월27일 공무집행방해로 구속됐다.

지난 6월12일 수원 삼성전자본사앞에서 진행된 버스킹문화제자리에서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던 이조합원에게 검찰은 130여일이 지난 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구속사유서에 <이조합원이 <성명불상자>와 함께 경찰의 캠코더를 빼앗고, <성명불상자>와 합세해 경찰을 넘어뜨리고 상해를 입혔다>고 제시하면서, <성명불상자>가 검거되지 않아, 이조합원이 <성명불상자>와 진술을 조작할 거라는 이유로 구속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노조는 <6월12일 삼성전자정문에서 삼성전자서비스본사에 이르는 1.6km도로 1차선은 삼성전자서비스지회에 의해 양방향집회신고가 돼 있었다>며 <신고된 집회를 방해하고 혼란을 야기한 것은 바로 경찰이다. 공무집행자체가 적법하지 않아 공무방해가 성립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해당 집회와 관련돼 삼성전자서비스지회조합원들이 여러차례 수원남부경찰서로 출두해 조사를 마친 상황이다. 어느 누구도 추가조사가 예정돼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며 <애초에 조작할 진술이 없는데 조작할 염려가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또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검찰주장에 대해 <경찰의 소재수사가 실패했던 것은 경찰자신의 무능 때문이지 <도주의 우려>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며 <애초에 가족의 생계를 홀로 책임지고 있는 소재지와 직업이 분명한 사람이 도주를 우려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일축했다.

뿐만 아니라 <경찰은 이조합원이 모자를 쓰고 있어 자신의 인적사항이 특정되지 않을 것을 예견하고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나 이 역시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그가 누명의 희생양이 된 것은 경찰이 본 명찰이 그의 것뿐이었다는 아이러니한 사실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범행>을 부인하는 것이 구속의 근거가 된다는 주장은 허위자백을 강요하는 수단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법원은 앞으로 제기될 구속적부심에서 이번 구속영장발부에 대한 반성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서비스 AS기사를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배경에 <삼성자본>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노조는 <단지 편의적 수사관행이라거나 자의적 영장발부의 문제로 바라보기에는 아무래도 부족하다>며 <유독 삼성자본이 관련된 사건에서 공권력은 남용되고 있다. 과거부터 여러차례 의혹이 제기된 바 있는 삼성관리판사, 삼성장학생검사가 떠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김동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