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과 전남 순천의 현대제철 사내하청비정규직노동자들이 처음으로 올해 공동파업투쟁에 돌입했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회와 광주전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는 10일 전조합원이 전면파업을 벌이고 상경해 10일오후3시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본사앞에서 공동파업선포식을 가졌다.
이날 공동파업선포식에는 전면파업에 돌입한 현대제철 당진, 순천 공장 사내하청노동자 830여명과 충남지부 현대제철내화조업지회, 현대제철정규직지회 간부 등 1000여명이 참여했다.
현대제철내화조업지회는 파업권이 확보되지 않아 간부 및 조합원들은 휴가를 내고 이날 집회에 결합했다.
지난해 10여명의 노동자가 산재사고로 사망했고, 산업안전보건법위반건수가 1123건에 이르는 등 현대제철은 올해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됐다.
금속노조 전규석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지난해부터 10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죽어나갔지만, 정몽구회장이나 현대제철대표이사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았다.>면서 <죽지 않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는 현대제철과 현대차그룹 정몽구회장이 책임져야 한다. 동료가 대신 일해주지 않으면 휴일도 보장되지 않는 야만적인 3조3교대근무를 개선하는 책임도 마찬가지로 원청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포기하지 않고 단결해서 싸우면 반드시 이긴다. 죽지 않고 안전하게 일할권리, 힘들면 쉬면서 건강하게 일할권리, 고용불안 없이 안심하게 일할권리, 노조 인정받고 현장에서 당당하게 일할권리 등 노동자라면 당연히 누려야할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에 금속노조 15만동지들과 함께 투쟁하겠다.>고 결의했다.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 조민구지회장은 <사내하청노동자의 요구를 밝히고 교섭테이블을 마련하라고 요구했지만 사측은 교섭을 거부했다. 지난해 노사간 기본협약을 체결하며 올해 임단협체결을 약속했지만 이제 와서 부정하고 있다.>며 <더이상 하청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하는 경영은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의 파업투쟁이 끝이 아니다. 사측이 교섭테이블을 깬다면 끝까지 투쟁해 하청노동자들이 더이상 죽지 않는 현장, 인간답게 대접받을 수 있는 현장을 반드시 쟁취하겠다.>고 다짐했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사내하청노동자들은 2012년 비정규직지회를 결성, 2013년 14개업체와 기본협약을 맺고, 기본협약에 따라 비정규직지회와 사측이 임단협을 체결하기로 했지만 사측은 <기본협악이 단체협약>이라고 주장하며 교섭을 거부해왔다.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는 2일부터 7일동안 순환파업을 진행했고, 10일에는 하루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충남 현대제철정규직지회 엄태광부지회장은 <정규직지회가 비정규직투쟁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지만 4일 6차교섭이 결렬, 오늘 쟁의조정신청하면 파업권이 확보된다.>며 <끝까지 투쟁 승리할 때까지 연대하겠다.>며 원하청공동투쟁을 결의했다.
광주전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 구희수지회장은 <합병이후 단하루도 편하게 온 적이 없다. 잠잠했던 합병 이후 노사대결로 치닫고 있다. 현대제철은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무시하면서 자신의 경영위기를 비정규직탓으로 돌리려 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요구는 정규직과 같은 4조3교대 실시하고 안전대책 강화, 산제문제해결, 4조3교대를 통한 전환배치로 고용불안 해소, 대법원판결에 따라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포함, 체불임금을 해결하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 싸움이 힘들지마 동지들을 믿고 우리힘을 믿고 투쟁한다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끝없는 대결만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대제철은 올해초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을 합병하는 과정에서 정규직조합원들은 전원 고용승계를 한 반면, 비정규직지회조합원 수십명이 고용승계를 하지 못해 고용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제철내화조업지회 최인환지회장은 <한국내화노동자 5명이 전로보수작업을 하던중 비명한번 못지르고 생때같이 죽어갔다. 그 참혹한 현장을 보고 우리가 살길은 노조설립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올해 1월20일 노조를 설립했다.>면서 <노조설립이후 6개월동안 매일 싸워서 기본협약을 회사로부터 받아냈다. 단체교섭을 이룰 때까지 끝까지 동지들과 함께 힘차게 싸워나가겠다.>고 결의했다.
금속노조 심종섭광주전남지부장과 유형규충남지부수석부지부장은 투쟁사를 통해 현대제철비정규노동자들의 투쟁이 승리할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전했다.
현대제철비정규직노동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비정규직노동자들이 뭉치고 정규직과 뭉쳐 정몽구가 무릎꿇고 책임지기전까지 결사항전의 각오로 투쟁에 나설 것>을 선포하면서 △4조3교대 전환으로 사람중심의 일터를 만들 것 △고용안정 쟁취를 위해 적극 투쟁할 것 △온갖 비정규직차별을 깨부수는 투쟁에 적극 나설 것 △공동요구안 쟁취, 민주노조 사수, 2014년 투쟁승리를 위해 철강부문 비정규직공동투쟁을 힘차게 전개할 것 등을 결의했다.
끝으로 참가자들은 <노조탄압>, <고용불안>, <살인공장>이라고 씌여진 얼음을 해머로 깨며 결의를 다졌다.
김동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