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택배노동자들의 파업이 10일째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비상대책위원회는 13일오전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주일동안 교섭을 요청했으나 단 한번도 응하지 않았다”며 “CJ대한통운은 교섭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강력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CJ대한통운비대위, 민주노총공공운수노조연맹, 민주당 은수미·장하나 의원 등이 참여했다.

 

화물연대 이봉주본부장은 “화물연대는 택배화물노동자들의 파업을 적극 지지·지원할 것”이라며 “CJ대한통운이 빠른 시일안에 비대위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화물연대본부는 중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대위는 CJ대한통운의 일방적인 수수료대폭인하, 패널티제도도입으로 인해 택배기사들의 생존권위협과 불공정계약, 낙후된 시스템의 강제도입 등이 파업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통합전 880~950원이던 수수료가 800~820원으로 강제인하됐고, 대리점운영비까지 떠안으라는 것이 ‘갑’ CJ대한통운의 요구”라며 “여기에 무단배송 1만원, 욕설 10만원 등 10여가지가 패널티와 원인을 알 수 없는 파손·분실까지 택배노동자들이 책임지라고 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CJ대한통운은 택배노동자들을 사장이요, 자영업자, 사업자라고 말하고 있어, 배달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사장인 택배노동자들이 책임져야 한다는 논리이나, 택배전과정에 걸쳐 CJ대한통운의 지시와 감독을 받고 있는데 책임이 발생할 때만 모두 택배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계속해서 “택배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쟁취하는 순간까지 파업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배송수수료950원인상 △패널티제도폐지 △사고처리의 책임전가금지 △보증보험·연대보증인제폐지 △직계약용차제체를 현쟁유지, 대리점전환 확대적용하지 않을 것 △대리점주에게 강제하는 불공정조항들삭제 등 12개요구안을 제시했다.

 

쟁점사항은 수수료와 패널티제도다.

 

CJ대한통운은 지난 3월에 수수료율인하와 패널티제도를 도입해 4월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이에 택배노동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CJ대한통운은 지난 3월30일 화물연대 대한통운택배분회와 협상을 통해 수수료를 920원에서 880원으로 완화했고, 패널티제도는 점진적으로 없애기로 합의를 한 바 있다.

 

그러나 불과 1주일후 CJ대한통운은 기존 수수료인하안과 패널티제도를 그대로 시행하겠다는 공문을 각대리점에 발송해 택배노동자들의 분노와 억눌렸던 생존권요구가 폭발한 것이다.

 

지난 6일 윤정학비대위원장은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3일자로 CJ와 대한통운이 통합하면서, 그때부터 사전통보없이 모든 문제의 책임을 기사들에게 전가하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고객정보에 오류가 있다거나, 고객이 물건을 못받아 콜센터에 전화하면 기사들에게 패널티 3만원이 부과되고, 그 과정에서 고객과 언쟁이 있을 경우 또다시 10만원의 패널티가 부과된다”며 “하차장에서 물건을 분리할 때 물건이 없어질 경우, 원래는 각지점에 있는 화물사고처리반이 원인을 찾아 물건을 해결하고는 했는데, 이제는 무조건 택배기사들의 수수료에서 물건값을 공제하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배송건수는 하루 200건씩으로 회사통합 전후와 변함이 없지만, 배송수수료가 대폭삭감돼 생활하기 힘들다”며 “심지어 택배기사들의 계약서는 일명 노예계약이라서, 회사가 나가라고 해 놓고 두달동안의 택배비용을 다 우리에게 청구하고, 보증인제도를 통해 보증인에게 청구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CJ대한통운택배노동자들의 파업은 지난 4일 시화 등 지역에서 시작돼 현재 서울, 인천, 울산 등 10여개지역 택배노동자들 1000여명이 참가하고 있다.

 

한편 13일오후 서울여의도광장에서는 CJ대한통운규탄결의대회가 열린다.

 

김동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