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이 수십개 사업장의 민주노조파괴공작의 시나리오를 제공한 창조게이트가 드러난 이후, 다른 곳에서도 노무사 등과 사측이 공모해 민주노조를 무력화시키고 있는 상황이 드러났다.

 

한겨레에 의하면, 28일 전국금속노조는 경북 포항의 철강업체 진방스틸의 사용자측이 만든 프로젝트 중간보고라는 문건을 입수했다.

 

여기에는 노조를 약화시키기 위해 정리해고가 실시되고 노조에 대한 밀착감시와 금속노조탈퇴계획 등 부당노동행위가 이뤄진 것으로 추측되는 내용이 담겨있다.

 

진방스틸은 2008640명을 정리해고했으며 이중 37명이 노조간부였는데, 문건에도 정리해고로 인해 상당수 집행부가 나갈 경우, 사실상 휴면노조(집행부 불구성) 또는 온건노조 탄생이라고 적혀있다.

 

금속노조 진방스틸지회는 당시 정리해고를 피하기 위해 임금삭감, 순환휴직, 노동시간단축 등 해고회피방안을 제시했으나 사측에서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이는 노조파괴가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문건에는 또 강성조합원, 해고자 등 밀착관리’, ‘조직형태변경시도등 부당노동행위로 해석되는 내용들이 포함돼있다. 또 자문단이 해고를 예고한 뒤 용역경비사용을 조언한 대목도 있다.

 

진방스틸은 20086월 정리해고를 단행했으나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로 판정되자 11월 다시 정리해고를 진행했고, 용역경비 투입과 단체협약일방해지, 직장폐쇄 등 창조게이트사업장들과 비슷한 방법을 썼다.

 

대법원은 지난해 5월 정리해고가 부당하다고 최종판결했고 조합원들이 복직됐으나, 이 과정에서 80여명이었던 조합원이 20여명으로 줄어 노조가 상당부분 무력화됐다.

 

생활정보지 청주교차로에서도 노무사와 사용자가 합심해 노조파괴시나리오를 진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청주교차로 사용자측은 노무사의 자문을 구해 비슷한 노조파괴공작을 벌였으며, 노무사가 노동부쪽에 로비까지 한 정황이 포착됐다.

 

실제로 청주교차로의 노조사무장은 지난 9월말 해고를 당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노조파괴컨설팅이 지역의 중소사업장 등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사용자가 부당노동행위를 해도 벌금형에 그치는 등 처벌이 미약하고, 노동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강주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