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노총활동가 샤흘와호가 10월 남코리아를 방문했다. 삼성일반노조가 세계노총(WFTU)에 가입했던 2017년 6월이후 1년만이다. 일주일의 방남기간에 와호는 삼성일반노조삼성본관농성장을 비롯해 콜트노조농성장, 풍산노조농성장, 시그네틱스광화문농성장, 파인텍고공농성장, 전주택시노조고공농성장 등을 방문했다. 세계노동운동에 대한 특별강연과 여러차례의 간담회를 진행했다. 마지막날 실업노조·영세노조의 세계노총가입식과 역사적인 세계노총남코리아지부결성식이 있었다.
와호는 프랑스에서 실업노조조직의 대표적인 활동가다. 1978년부터 프랑스노총(CGT)안에 실업위원회가 존재는 했으나 유명무실했다. 전국조합원수 2000여명에 활동도 없었다. 1989년 라시오타투쟁때 해고노동자와 실업자들이 공동으로 투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실업위원회가 창립됐다. 와호는 일자리와 사회적인 문제해결을 언제나 같이 요구했고 그 결과로 <실업자10대권리>가 나왔다. 일자리·주거·임금·에너지 등 해고당했을 때 연쇄적으로 박탈당하는 권리를 담아냈다. 그는 라시오타라는 작은마을에서 시작한 투쟁을 부슈뒤혼지역(데빡트멍) 전체로 확대했다. 동네마다 돌아다니며 집의 문을 두들겼다. 부슈뒤혼이나 막세이에서 실업위원회를 창립하지 않고 막세이북부 라사빈이라는 작은 구역에서 시작해 점차 확대해가 는 방식이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실업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요구사항을 반영해 구호를 만드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기존노조들처럼 지도부가 책상에서 구호를 만들어 내려보내는 것이 아니었 다. 이 과정에서 사흐코지마저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유명한 투쟁성과인 <크리스마스수당>을 쟁취했다. 현재 200만명이상의 실업자가 이 수당을 받고있다.
프랑스노동운동과 세계노총의 관계는 어떤가
프랑스노총은 국제노총(ITUC)에 가입돼있다. 우리와 함께하는 기층민중들은 왜 프랑스노총이 국제노총에 가입돼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도 프랑스노총을 탈퇴하지 않고 아래서부터 투쟁하고있다. 최근 프랑스에서 철도사영화에 반대하는 철도파업이 있었다. 세계노총 조지마브리코스(George Mavrikos)사무총장의 지지 성명, 구체적인 지침으로 전세계 프랑스대사관앞에서 공동행동을 벌였다. 철도노동자들은 국제노총의 서명을 요구했다. 국제노총에선 사영화를 일부 반대한다며 명확하지 않은 입장으로 서명했다.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서명내용을 읽어보더니 <이게 우리말로 돼 있는데 왜 이해가 안가냐>고 말했다. 프랑스노총에 가입돼있지만 국제노총에 문제를 느낀 노조들이 세계노총에 가입한다.
세계노총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프랑스노총에 가입할 때부터 세계노총을 알고있었다. 당시만 해도 프랑스노총이 세계노총에 가입한 상태였다. 나는 2000년대까지의 세계노총의 모습과 그 이후 변화를 다 지켜보았다. 2005년 세계노총 아바나회의를 보며 세계노총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2008.1 프랑스노총간부 몇몇이 모여 <세계노총의친구들>이라는 협회를 만들었고 내가 대표를 맡았다. 2016.10 세계노총 더반회의에서 대의원으로 참석했는데 이때까지도 프랑스지부는 없었다. 프랑스노총 산하 세계노총가입노조와 세계노총사이의 가교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세계노총의 성격과 역사에 대해
1945년 UN이 창립됐다. UN에서는 민족자결권에 의해서 1국가가 1개의 투표권을 가진다. 미국이 UN안보리를 만들었다. 민중주권을 UN에서 이야기할 수 없기에 세계노총이 만들어졌다. 프랑스노총과 영국노총을 중심으로 노동계급의 이해관계를 위해서 만들어진 노동조직이다. 그러다보니 심지어 국제기독노련에도 가입을 권유했다. 국제기독노련은 세계노총과 국제노동세력의 분열을 목표로 한다. 미국노총도 처음엔 세계노총에 가입했는데 빠르게 탈퇴한 후 국제자유노총(ICFTU)을 만들었다. 그뒤엔 제국주의의 정보기관이 있었다. 이때부터 전세계에 3개의 노총이 존재했다. 세계노총, 국제자유노총, 세계노련(WCL)이다. 1968년에 국제기독노련이 세계노련으로 이름을 바꿨다.
2000년 UN밀레니엄총회가 열렸다. 총3가지, 세계정부의 구성, UN인권이사회가 세계독재정부를 규정하고 해당국가에 대한 내정간섭을 할 권리, 세계노동자들의 국제조직의 필요성을 제기했 다. 앞선 두안건도 말이 안되지만, 이미 세계노총이 있었음에도 노동자들을 위한 국제조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었다는 것을 지금도 우리프랑스동지들이 놀라워한다. 그래서 2006년 빈에서 국제자유노련과 세계노련이 합쳐져 국제노총을 만든다. 프랑스에서는 마치 세계노총이 없었다는듯 2006년에 세계노동자들의 조직, 진정한 국제노동조직이 만들어졌다고 왜곡보도했다. 2005년에 세계노총재건을 위한 아바나회의가 있었다. 이때 그리스출신의 마브리코스가 사무총장으로 당선됐다. 많은 동지들이 1945년을 떠올리며 세계노총에 가입했다. 아바나회의1년뒤에야 부랴부랴 국제노총이 만들어졌다.
세계노총과 국제노총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세계노총과 국제노총의 차이중 첫째는 세계노총은 매개국가의 독립성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1국가당 1목소리를 낼 수 있다. 조합원수가 많다 해도 한나라의 노총이 결정한 사안을 다른나라에 강 요할 수 없다. 독립주권이란 개념을 언제나 강조한다. 국제노총은 민족주권이라는 개념없이 조합원수에 따라 투표권을 부여한다. 둘째는 평화에 대한 관점이다. 세계노총은 전세계의 핵무기를 없 애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제원칙에 따라 제국주의국가들의 핵무기폐기를 강조한다. 국제노총은 이에 대한 입장이 없다.
셋째는 매개노조의 독립성인정이다. 세계노총에 가입한 노조는 국내의 노조, 대륙별노조, 국제조직과도 2중으로 가입할 수 있다. 국제노총은 국제노총조합원이라면 의무적으로 대륙별노조에 가입해야 한다.
넷째는 부유한 국가들에 대한 관점이다. 세계노총에 가입돼있는 조합원의 90%는 남반구에 위치해있다. 반면 국제노총은 90%가 북반구다. 우리가 같은 기조로 이야기할 수 없는 이유다. 국제노총 조합원은 대부분 OECD국민이다.
다섯째는 국제노총이 일부 초국적자본을 비판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세계노총과 국제노총의 차이를 한마디로 말하면 변혁성이다. 투쟁을 하는가 안하는가다. 투쟁을 안하겠다는 조직과 어떻게 투쟁을 함께 하겠는가. 노동자들이 계속 분열·고립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단결된 투쟁이 필요하다.
삼성일반노조의 세계노총가입을 생각했나
파리에서 유럽원정투쟁을 조직해준 당시 코리아연대동지들 덕분에 삼성일반노조동지들을 만난 것은 행운이다. 삼성의 무노조경영에 맞선 투쟁경험을 들을 수 있었기때문이다. 그때들은 것을 바로 세계노총본부에 보고했다. 회의가 열렸고 세계노총으로부터 삼성노동자들에 대한 내용정리를 요구받았다.
세계노총은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현황과 같은 소박한 것을 중심으로 일한다. 나는 내용을 준비할 때 삼성일반노조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내가 삼성에 대해 발표할 때, 그자리에 민주노총대표자도 있었다. 당시 민주노총은 나의 발표에 대해 함구했다. 그러나 이미 국제노동자동지들은 다 들었다. 이제 위키피디아에 삼성을 검색하면 백혈병·직업병문제를 갖고있는 초국적 자본으로 명시돼있다. 작은 성과이지만 삼성은 이를 예민하게 받아 들인다.
나는 삼성일반노조가 세계노총에 빠르게 가입할 것이란 생각을 못했다. 파리에서 만난 후 민중민주당(환수복지당)의 초청으로 서울 방문때, 삼성일반노조가 세계노총에 가입했다. 어떤 형식도 없이 가입서를 연필로 소박하게 작성해줬다. 나는 그것을 폰으로 찍어서 세계노총에 보냈다. 노조에 대한 검토를 할 때도 함께 투쟁한 경험이 가장 중요한 검증이었다.
1년전만 해도 노동자들사이에서 통일을 이야기하는 것이 자유롭지 않았는데 지금은 어렵지 않다.이번 방남기간 가장 인상적인 것은 노동자들의 인식변화다. 초국적 자본과 제국주의의 탄압에 맞서 민족해방을 이룩하겠다는 노동자들의 열망이 높아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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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휴:21세기민족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