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유성범대위(전국금속노조 유성기업범시민대책위원회)는 서울 양재동 현대차본사 앞에서 유성기업 유시영회장의 구속과 박근혜퇴진을 요구하는 오체투지투쟁선언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유성범대위는 <유성기업의 노조파괴가 현대차–창조컨설팅과 연결된 추악한 범죄행위였음이 언론을 통해 수없이 확인되었음에도 검찰은 유성기업 유시영 대표이사에게 고작 징역 1년의 구형을 내렸다.>며 <검찰이 누구의 편에 서 있는지를 스스로 선언한, 최소한의 사법정의를 포기한 구형이었다.>라고 검찰의 봐주기식 구형을 규탄했다.
이어 <오늘부터 시작되는 오체투지 행진은 우리의 절박함을 알리는 선언이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다짐이며, 이 사회에 울리는 경종>이라며 <범죄공화국 현대차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조사조차 실시하지 않는 검찰이 배후다. 11월 7일부터 11월 12일까지 우리는 서울의 도로 위에서 현대차의 불법을 폭로할 것>이라 밝혔다.
마지막으로 <최순실의 나라를 만들어 이득을 취하려 한 저 거대재벌의 탐욕을 규탄할 것이다. 재벌, 최순실과 결탁해 헬조선을 만든 박근혜 퇴진을 외칠 것>이라 선언했다.
아래는 오체투지선언문 전문이다.
노조파괴 사업주에게 엄벌을!
– 오체투지 행진을 시작하며 –
2012년, 공장에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었다. 노동자들을 감시하기 위함이었고, 노동자들을 괴롭히고자 설치된 카메라였다. 노동자는 분노했다. 카메라에 테이프를 붙였다. 회사는 이 노동자를 고소했다. 검찰이 이 노동자에게 구형한 형량은 1년 6개월이다.
2014년, 세월호가 침몰했다. 정부는 구조를 방기했고, 재난대응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았다. 시민들은 분노했다. 한 시민은 침묵행진을 제안했다. “가만히 있으라”,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국화를 들고 거리를 걸었다. 경찰은 이 시민을 기소했다. 검찰이 침묵행진 제안자 용혜인에게 구형한 형량은 2년이다.
2011년, 회사는 노조를 깨겠다며 용역깡패를 동원해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승합차로 노동자들을 들이받았고, 소화기, 파이프를 휘둘렀다. 회사는 복귀한 노동자들의 임금을 차별했다. 트집을 잡아 징계했고, 노동자들을 고소·고발했다. 회사의 괴롭힘에 우울증에 시달렸고, 한광호라는 노동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회사의 대표이사 이름은 유시영, 검찰이 유시영에게 구형한 형량은 1년이다.
11월 4일(금),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노조파괴로 노동자들의 삶이 파괴되고 목숨을 버린 지경에 이르렀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공개되었고, 유성기업의 노조파괴가 현대차–창조컨설팅과 연결된 추악한 범죄행위였음이 언론을 통해 수없이 확인되었음에도 검찰은 유성기업 유시영 대표이사에게 고작 징역 1년의 구형을 내렸다. 검찰이 누구의 편에 서 있는지를 스스로 선언한, 최소한의 사법정의를 포기한 구형이었다.
사실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검찰이 보였던 늑장수사, 솜방망이 수사는 국민 모두에게서 검찰에 대한 최소한의 기대를 앗아갔다. 유성기업 노동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아니 사실은 그 이전부터 노동자들은 알고 있었다. 회사가 노동자들을 괴롭히기 위해 퍼붓는 징계에 엄벌을 내리는 검찰의 모습에서, 사업주에 대한 조사 및 처벌을 미루고, 연기해왔던 검찰의 행태에서,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검찰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았다.
그렇기에 오늘 우리의 행진은 검찰개혁이나, 엄중한 구형 따위를 말하지 않는다. 2011년부터 시작되었던 노조파괴라는 악몽을 참고, 견디고, 해쳐 왔던 것은 우리의 몸이었고, 우리의 발자국이었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만큼 힘든 순간에도 한 걸음을 내딛기 위해 노력했고, 저들의 탄압에 견딜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워도 이를 악물었다. 무너진 사법정의, 재벌과 정권의 하수인을 자처한 검찰에게 ‘요구할’ 것은 없다. 다만 한 가지, 당신들은 준엄한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236일. 한광호가 냉동고 안에 갇혀있는 시간이다. 우리는 아직도 한광호의 장례를 치르지 못했다. 한광호의 죽음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노조파괴를 해결하려 하지 않는 유성기업 유시영 회장을 엄벌에 처해야 한다. 노조파괴를 해결하겠다는 어떠한 약속도 없이 광호를 보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아니 이런 약속이 없는 한 우리는 또 다른 죽음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마음을 잊고, 이윤과 탐욕에 눈이 멀은 이에게 엄벌이 처해지지 않는다면, 더 이상 우리사회 버틸 수 없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오체투지 행진은 우리의 절박함을 알리는 선언이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다짐이며, 이 사회에 울리는 경종이다. 누구에게 기원하는 것도 아니며, 회사에게 하소연하는 것도 아니다. 이 행진은 노동자들이 보내온 6년이라는 시간을 담아 양재동에서 청와대까지 오롯이 새기는 행진이며, 포기할 수 없다고 선언하는 결의의 발걸음이다.
현대차가 미르-K스포츠 재단에 128억이라는 돈을 갖다 바쳤다는 언론보도가 들려온다. 노조파괴 교사, 뇌물수수, 로비 등. 범죄로 가득한 현대차의 불법행진은 여전히 끝나지 않고 있다. 불법의 배후는 공권력이다. 감시카메라를 가린 노동자에게는 1년 6개월을 구형하면서도 범죄공화국 현대차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조사조차 실시하지 않는 검찰이 배후다. 11월 7일부터 11월 12일까지 우리는 서울의 도로 위에서 현대차의 불법을 폭로할 것이다. 최순실의 나라를 만들어 이득을 취하려 한 저 거대재벌의 탐욕을 규탄할 것이다. 재벌, 최순실과 결탁해 헬조선을 만든 박근혜 퇴진을 외칠것이다.
2016.11.7.
오체투지 행진 참가자 일동
(금속노초 대전충북지부 유성지회, 유성범대위, 민중총궐기투쟁본부)
*사진제공 : 노동과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