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에서 이런 말을 썼다고 우리가 못쓸 이윤 없다. “비약의 세찬 불바람”, 정말 이 말이 남 진보세력에겐 절실하다. 남의 진보세력에겐 겨울항쟁의 승리로 ‘제2의6.29선언’을 강제하고 노동자·기층민중의 정치세력화를 실현해야 한다. 나아가 계속항쟁으로 노동자·민중이 주인되는 세상을 앞당겨야 한다. 이 과정이 어찌 쉽게 이뤄지겠는가. ‘비약’이 있어야 하고 ‘세찬 불바람’이 필요하다.

아름찬 일을 해낼 때 보람도 배가 된다. 세상에 쉬운 일이 있는가. 보람이란 그 어려움에 정비례하는 법이다. 변혁운동가들은 이 보람이라는 멋에 산다. 노동자·기층민중·민중이 고르게 잘 사는 “이상과 꿈”을 “앞당겨 실현하기 위한 보람찬 투쟁”에 삶의 존재이유가 있다. 그러고보니 이 좋은 말 또한 신년사에 나왔다. 적지않은 분량이니 확률적으로도 좋은 말들이 많지않겠는가. 더구나 최고리더의 신년사란 어느나라든 좋은말들을 골라쓰는 법이다. 아무리 파쇼화되는 사회라 해도, 거기 나온 말과 같다고 ‘국가보안법’으로 걸다간, 해외토픽뉴스거리가 된다.

이런 사고자체, 자기검열을 하게 만드는 게 국가보안법이다. 그 이데올로기적 배경에 반공반북이데올로기·레드컴플렉스가 있고 그 다양한 현상에 ‘빨갱이’·‘친북’·‘좌경’·‘용공’, 그리고 ‘종북’이 있다. 이름만 다를 뿐 본질은 똑같다. 공포! 북에 대한 진보에 대한 공포! 누구의 공포인가. 수구보수의 공포다. ‘갑’들에게 좋은 세상이 ‘을’들에게 좋은 세상으로 뒤집어질 거에 대한 공포. 1%가 99%를 착취하며 부귀영화를 누리는 세상. 99%‘을’이 부귀영화를 누리는 그런 세상은 반드시 온다. 참내, 생각해보니, 이 말도 북이 요즘 잘 쓰는 말이다. ‘인민이 부귀영화를 누리는 세상!’

세상은 반드시 바뀐다. 달도 차면 기울지않은가. 어둠이 깊어지면 새벽이 가까워온다. 바뀌면 그 반대로, 대립물로 바뀐다. 갑이 주인이 세상이 바뀌면 을이 주인인 세상이 된다. 일단 세상의 주인이 바뀌어야 그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다. 99%‘을’의 ‘이상과 꿈’이 실현되는, 모두가 고르게 잘 사는 세상으로 확신있게 나아갈 수 있다. 이런 세상으로의 ‘비약’은 분명 가능하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떨쳐나서면, 민심이 움직이면 천심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 비약은 갑에게 자신들을 향한 ‘세찬 불바람’으로 느껴지며 공포를 준다. 그래서 자꾸 소동을 일으킨다. ‘종북’소동은 그렇게 해서 생겨난 거다. 수세에 몰린 자들의 비명소리다.

 

조덕원

*기사제휴 : 21세기민족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