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가 지난 9월30일 협력업체에 대한 협력지원방안으로 2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서비스가 발표한 내용은 △협력사가 주5일근무체제로 원활히 운영될 수 있도록 ‘시간 선택제 일자리’ 1000여개 지원 △협력사와 ‘상생협의회’ 10월 발족 △전산시스템 사용용도별로 구분해 협력사에 분양 또는 운영권 이양 △재고조사·장비점검 협력사 자율운용 △협력사직원에게도 근로자지원프로그램(EAP·Employee Assistance Program) 제공 △직원경조사에 ‘삼성전자서비스상생협의회’명의로 화환과 조의 용품 지원 등이다.

 

그런데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지원방안을 내놓은 시점이 지난 27일 뇌출혈로 삼성전자서비스센터지회 임현우조합원이 사망한지 며칠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뉴스민보도에 의하면 이에 대해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위영일지회장은 “삼성협의회는 예전부터 이야기했던 내용이다. 임현우동지사건을 덮어버리기 위해 보도자료를 발표한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업무시간에 대해 당사지인 근로자와 협의를 해야 함에도 일절 합의도 없이 언론에 발표했다. 이는 법위에 군림하겠다는 소리다. 근로 환경에 대한 개선 의지가 있었다면 노동자들과 함께 대화를 해야한다. 현재 단체협상하고 있는데 거기 나와서 이야기하는 게 맞는 것”이라면서 “노동자들과 합의하는 절차도 없이 언론에 다 떠들면 되는 것이냐. 언론에 발표하면 (노동자는) 무조건 따라야 하는 삼성공화국“이라고 비난했다.

 

금속노조는 30일 논평을 통해 ‘200억원지원은 삼성전자서비스 98개협력업체의 근로기준법 위반과 임금갈취 등의 사안을 놓고 볼 때 원청이 돈 몇푼의 생색내기로 여론을 호도하고자 하는 것’이라면서 ‘삼성전자서비스가 원청으로서 협력업체노동자들의 노동권과 인권을 유린했던 실체를 은폐하려는 추악한 범죄행위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노동자들의 근무환경과 임금체계 개선의 의지가 있다면 가장 먼저 지난 27일 과로로 억울하게 숨진 고임현우조합원의 장례식장에 조문부터 와야 할 것이고, 또한 협력업체 교섭을 경총에 미루지 말고 삼성전자서비스가 직접 교섭에 나서서 빠른 시일내에 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서비스홍보실관계자는 뉴스민과의 통화에서 “저희가 고용하고 있는 인력이 아니라 산재처리와 관련해서 우리가 할말은 없다. 저희 직원도 아닌데 무슨 말을 하겠냐. 근로복지공단과 알아서 처리할 문제”라며 삼성전저사서비스직원이 아니라고 딱 잘라 말했다.

 

27일 뇌출혈로 사망한 고임현우조합원은 살인적인 노동강도와 업무스트레스에 시달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의하면 임조합원의 스케줄표에서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주당 52시간~80시간 일한 것으로 나타났고, 5월과 6월에는 한달에 한번만 쉬었고, 점심시간은 30분밖에 되지 않는 등 장시간노동에 시달렸다.

 

병원에서는 25일 임조합원에게 정밀검진을 위해 입원을 권유했지만 외근기사라 자재반납을 위해 출근을 해야 했기에 26일 출근준비를 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뇌출혈로 쓰러져 27일 오후6시20분경 세상을 떠났다.

 

30일 열린 추모제에서 위영일지회장은 “더이상 이런 노예와 같은 인생에서 벗어나 살아보고자 노조를 만들었다”면서 “허망한 죽음이 되지 않도록 우리가 삼성자본과 싸워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종헌칠곡분회장은 “누가 봐도 거대자본 때문에 우리동료가 죽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금속노조 이현수부위원장은 “36살의 꽃다운 나이에 죽음을 맞았다. 죽지 말고 일합시다. 삼성자본책임자 처벌과 바지사장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