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윤석열정부가 2025지출예산을 677조4000억원 규모로 확정했다.
올해에 견줘 정부지출을 3.2%(20조8000억원)로, 소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정부지출증가폭이 경상성장률(국가경제성장규모)전망치(4.5%)를 또다시 밑도는 긴축예산이다.
감세와 <건전재정> 집착이 만들어낸 <짠물예산>은 팍팍한 민생경기회복속도를 더욱 더디게 할 것이라는 비판이 따랐다.
아울러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얼어붙은 경제에 찬물마저 끼얹는 조처란 지적도 잇따랐다. 정부지출이 늘어나는 정도가 경상성장률을 밑돌게 되면서 정부가 성장을 되레 갉아먹는 모양새여서다.
정부의 정책실기로 인한 부동산시장불안과 가계부채급증 탓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인하를 머뭇거리는 상황에, 정부가 경기부진에 대응할 재정정책카드마저 내던지는 모양새라는 질타도 따랐다.
특히 2025예산안에서 재량지출증가율은 0.8%(2조6000억원)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구조변화에 따라 자연적으로 증가하는 복지예산 등 의무지출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동결에 가까운 수준으로 예산을 편성했다는 뜻이다.
내수부진신호를 뒤로 하고 정부의 <재정건전성>에만 몰두하고 있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정부는 저출생과 의료개혁, 연구개발(R&D) 예산확대 등을 위해 총24조원 규모의 고강도지출구조조정을 했다고 주장했다.
2025국세수입은 올해 세입예산보다 4.1% 증가한 382조4000억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편성됐다.
반도체업황개선 등으로 기업실적이 크게 개선되지만 정부의 잇딴 감세조처로 세입증가율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류덕현중앙대교수는 정부가 재정지출억제를 <건전재정성과>로 내세우지만, 실제 지출증가율이 경상성장률보다 낮은 긴축예산안이 편성된 근본배경엔 감세가 있다며 정부가 세입기반을 허물면서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는 것은 커다란 모순이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