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재판부는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산업재해로 안타깝게 숨진 김용균비정규직노동자의 사망사건과 관련한 항소심에서 원청 한국서부발전의 대표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1심에서 유죄를 받은 서부발전발전본부장도 무죄를 받았으며 한국서부발전에게도 벌금 1000만원의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하청업체 한국발전기술전사장 백남호에게 금고 1년, 집행유예 2년, 전태안사업소장 이근천에게 징역 1년2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외 기소된 자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솜방망이>처벌이 내려졌다. 김용균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항소심판결에 대해 <책임자들이 잘못했다고 인정할 때까지 싸우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판결이 있었던 당일 충남 보령시 화력발전소에서 50대비정규직노동자가 비참하게 목숨을 잃었다. 이날 오후 12시57분경 한국중부발전 보령화학본부에서 50대하청노동자가 석탄운반하역기에서 낙탄청소점검작업 중 추락해 사망했다. 2018년기준 한자료에 따르면 2014~2018년간 발전 5사에서 총 327건의 산재사고가 발생했는데 그중 8명을 제외한 326명이 하청노동자였고 산재사망자 20명은 모두 하청노동자였다. 김미숙씨의 <이런 재판이 우리노동자들을 모두 죽이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규탄의 목소리가 결코 거짓이 아니라는 것은 2022년 대법원이 2016년 충남당진화력발전소 화재사고에 따른 노동자사망사건과 관련해 발전소·시공관리책임자들을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도 확인된다.
윤석열반노동정부하에서의 반노동판결이 매우 심각하다. 2015년기준 우리사회에서 치명적인 산업재해를 당한 노동자수가 10만명당 무려 5.3명으로 OECD국가평균 2.7명보다 2배가 높다. 심각한 산재사고를 줄이기 위해, 김용균노동자의 사망사건을 계기로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돼 2022년부터 시행됐음에도 2022년 재해조사대상 사망사고는 611건, 사망자수는 644명이나 발생하며 작년대비 오히려 증가했다. 반면 중대재해법에 따른 처벌건수는 0건이며 법망을 피하기 위한 사용자측의 편법에도 완전히 눈감고 있다. 중대재해법이 노동자들을 보호하지 못하는 이유는 재판부가 사용자들에게 <면죄부>를 남발하며 법을 유명무실화하기에 그렇다.
비정규직을 하루빨리 철폐해야 한다. 산재사고·사망이 비정규직·하청노동자에게 집중돼있는 현실은 비정규직·하청구조가 살인적인 노동환경의 주요인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태안화력발전소는 정규직노동자들이 하던 작업을 하청화하며 <2인1조>안전수칙은 완전히 위반함으로써 김용균노동자를 죽음에로 몰아넣었다. 현재 우리사회는 이런 식으로 매일 노동현장에서 하청노동자가 1명이상씩 목숨을 잃고 있는 인간생지옥이다. 한편 윤석열반노동정부는 노동자·민중의 고통스런 현실을 완전히 외면한 채 <노사법치주의>를 망발하며 인명경시·노동천시의 끝판을 보여주고 있다. 비정규직철폐는 윤석열반노동정부하에서는 불가능하다. 윤석열반노동정부를 하루빨리 퇴진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