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속노조광주전남지부가 공개한 금호타어어곡성공장 식당노동자들의 근로자지위확인소송 항소심판결문을 보면 광주고법 제2민사부(재판장 최인규)는 17일 지정순(58·여)씨 등 구내 식당 노동자 5명을 금호타이어 노동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또 금호타이어에 원고 5명의 임금 차액분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구내식당 협력업체 노동자들을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에서 정한 파견노동자로 볼 수 있는지였다. 1992년부터 2009년 사이에 입사한 원고들은 금호타이어와 도급계약을 맺은 금호 곡성식당 주식회사 소속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2년 이상 근무했기 때문에 금호타이어 소속 정규직으로 전환돼야 한다며 2015년 11월 생산직 하청노동자 12명과 함께 불법파견에 따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금호타이어 쪽은 재판에서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는 타이어 제조공정과 엄격히 분리되고 전문성·기술성이 인정된다>며 <피고(금호타이어)가 원고에게 지휘·명령을 하거나 원고들이 피고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2020년 9월 광주지법 제14민사부(재판장 이기리)는 생산직 하청노동자는 금호타이어 소속 노동자로 인정하면서도 지씨 등 식당 노동자 5명에 대해서는 금호타이어의 업무와 다른 업무를 했다며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금호타이어는 영양사를 통해 음식 선정, 조리방법 등 작업 지시를 했고 사업의 목적은 타이어 제조·판매뿐 아니라 부대사업 일체를 포함한다>며 <금호 곡성식당이 조리원 수와 교육·훈련·작업·휴게시간·휴가·근무 태도 점검 등에 대한 결정 권한도 독자적으로 행사했다고 보기 어려워 조리원 파견으로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금속노조 금호타이어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을 맡은 원고 지씨는 <7년 전 승소 가능성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대법원까지 간다는 마음으로 소송에 임했다>며 <1심 때 패배해 한때 속상한 마음도 들었지만, 항소심에서 좋은 소식이 전달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