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대책위(한진중공업 최강서열사 전국투쟁대책위원회)가 28일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정문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진중공업 사측에 대해 즉각 협상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사망 39일째를 맞은 최강서열사에 이어 지난 25일 사망한 한진중공업 하청노동자출신 고 최병욱씨의 죽음에 대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막론한 정리해고의 아픔 때문이라며 회사가 사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최병욱씨는 2006년 한진중공업 하청노동자로 입사해 2009년말 해고됐으며, 이후 100여일간의 복직투쟁을 거쳐 현장에 복귀했으나 물량감소를 이유로 사측이 진행한 대규모 정리해고에 걸려 다시 일자리를 잃고 일용직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대책위는 “2006년 필리핀 수빅조선소를 만들면서 구조조정에 방해가 되는 민주노조를 탄압하고, 수천명의 사내하청노동자들마저 길거리로 내몬 한진중공업의 살인적인 행위에 치를 떨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규직, 비정규직을 막론하고 한진중공업을 생존의 터전으로 살아온 조선소노동자들의 고용의 불안, 죽음과도 같은 정리해고의 아픔은 이제 중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사측은 아직까지 대책마련을 위한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 17일 “장례에 대한 제반문제는 협의할 수 있다”며 협상가능성을 시사했고 이후 21일 첫만남을 가졌지만 돌연 대화중단을 선언했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는 “21일 노사간 첫대화이후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며 “회사측은 노조가 전달한 협상의제(△고 최강서조합원 명예회복 및 책임자처벌 △재발방지대책마련 등의 협상의제와 △영도조선소정상화 및 휴업자대책마련 △손배소철회, 소비조합폐쇄철회 원상회복, 노조사무실이전 철회, 노조사무실의 자유로운 출입보장 등 노조탄압중단 △유족보상 등의 재발방지대책)가 단체교섭사항에 포함된다며 일방적으로 협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노조관계자는 “회사가 의제를 달라고 해서 노조측이 전달한 것이며, 우리는 의제내용을 노사가 검토해 교섭을 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회사가 일방적으로 협상을 중단하면서 이후 전혀 진전이 없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단은 “한진중공업 경영진들의 태도변화가 없다면, 우리는 노동자들의 고통과 죽음을 막기 위해 특별한 투쟁의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강주명기자